[Issue] '모두의 잔치'되는 한 해이기를…


○…대선이 끝난 지 1년이 지났다. 개혁과 통합의 새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했던 국민들의 꿈은 1년 동안 아스라해졌다. 청년실업, 조기퇴출, 경기침체로 서민들의 삶은 더 팍팍해졌고, 정치권은 날만 새면 싸움박질이다. 지역 갈등은 조금도 누그러들지 않았고, 보혁 갈등은 더욱 심해졌다.

12월19일 노무현 대통령은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대선 승리 기념 노사모 집회에 참석, “시민혁명은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대통령이 말하는 ‘시민혁명’이 무엇인지, 또 그것이 끝나기만 하면 살 맛나는 세상이 오는 건지 알 수 없지만, 내년 이맘 때는 ‘그들 만의 잔치’가 아닌 ‘우리 모두의 잔치’가 열렸으면 좋으련만….

○…노무현 대통령이 19일 낮 강원도민과 만난 자리에서 “대선 자금이 350억~400억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당수 국민들은 그 발언에 초등학생 시절로 돌아가 더하고, 빼고, 곱하느라 바빴을 터.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 불법 자금의 10분의 1이 넘으면 정계은퇴를 한다고 했으니, 국민된 도리로 이 정도 산수 계산 노력은 당연한 것 아니겠어?

○…직원 이름으로 출장비 받아 딸과 함께 여행하고, 친구들과 술 먹은 것을 법인 카드로 계산하고, 관저 만찬에서 사람 수를 늘려 돈을 챙기고…. 내부 고발자에 의해 알려진 일선 외교관들의 일그러진 모습에 국민들은 그저 아연실색할 뿐. 자고로 외교관은 공식적인 나라의 얼굴이 되어야 하는 법인데, 이렇게 낯 두껍고 추한 모습으로 외국인들을 어떻게 대하려나?

○…근로자 폭행, 임금 체불, 야반 도주….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 근로자들에게 이 같은 몹쓸 짓을 하는 기업주가 한 둘이 아님은 익히 알고 있었던 일. 그런데 스리랑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현지에서도 이런 추태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안팎으로 나라 망신이 이어지는구먼.

입력시간 : 2003-12-2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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