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이 쓰레기 배급이 돼서야…"

[피플] SBS에 직격탄 날린 김수현
"상이 쓰레기 배급이 돼서야…"

“상이란 마땅히 받을 만한 사람에게 줄 때 의미와 가치가 있는 것이지 그렇지 않을 경우 상이 아니라 쓰레기 배급에 지나지 않는다.”

가만히 있을 그녀가 아니었다. 작가 김수현(61)씨는 1일 자신의 홈페이지(www.kshdrama.com)에 올린 글에서 SBS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녀다웠다. 드라마에서 그녀가 즐겨 쓰는 속사포 대사처럼 마음 속에 품고 있는 것이라면 뭐든 내뱉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니까.

‘대상 이병헌, 최우수 여자 연기상 송혜교….’ 구랍 31일 저녁 진행된 ‘SBS 연기대상’은 공식 연인이자 인기드라마 ‘올인’의 남녀 주인공을 위한 자리였다. 지난해 하반기 최고 인기 드라마가 ‘대장금’(MBC)이었다면, 상반기에는 그에 버금가는 ‘올인’이 있었으니 새삼스러운 결과는 아니었다.

문제는 ‘완전한 사랑’에서 신들린 연기로 시청자들을 울음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김희애였다. 대상이 아니라면 최우수 연기상이라도, 그도 아니라면 연기와 관련해 어떤 상이라도 주는 것이 마땅했다는 것이 팬들의 울분, 아니 요구였다. 김희애가 받은 상은 시청자들이 직접 주는 최고 인기상인 ‘SBSi’상과 ‘10대 스타상’ 뿐. 팬들이 아니었다면 빈 손으로 돌아갈 수도 있었다. 그래도 늘 그렇듯 팬들의 성화는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지기 마련이었지만, 김씨의 글이 기름을 부었다.

그녀의 ‘독설’은 계속됐다. “어젯밤 김희애씨가 큰 상을 받았으면, 당연히 받겠지 하며 거의 돌 지경으로 지루하고, 신경질 나는 치태들을 꾹꾹 참으며 기다렸다. 그런데… 유구무언이라는 단어는 이런 때 쓰는 것인 듯 싶다. SBS는 어떤 말로도 변명이 안 되는, 누구도 설득하는 게 불가능한 얍실한 짓을 해치워 제 구덩이를 제가 팠다.”

김희애 팬카페에 올린 글에서도 “방송 끝나고 김희애씨에게 전화해서 ‘괜찮아. 내가 대상 줬어. 속 상하겠지만 그 따위 썩은 상은 안 받아도 돼’라고 얘기했다. 진정한 프로는 상에 집착하지 않는다. 골들 내지 마시고 그냥 SBS를 한심해 하자”고 독려했다.

김씨의 발언을 둘러싼 네티즌들의 설전도 거셌다. “속이 후련하다” “역시 김수현이다”는 지지 반응의 반대편에는 “팔은 안으로 굽는다” “막말이 너무 심하다” 는 성토도 끊이질 않았다.

그녀의 홈페이지는 ‘쓰레기 발언’ 이후 접속자들이 폭주하면서 며칠째 일시 정지된 상태. 홈페이지마저 나이가 들어도 전혀 사그러들지 않는 주인의 ‘성깔’ 탓에 험로를 가야 하는 모양이다.

입력시간 : 2004-01-0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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