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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대통령 사돈이 아니어도 가능했을까?
민경찬씨, 두달새 650억원 모은 '민경찬 펀드'로 의혹

‘민경찬 펀드’가 금융계를 온통 뒤집어 놓았다. 노무현 대통령의 친형인 건평씨의 처남 민경찬(44·김포 푸른솔병원장)씨. 신용불량자 딱지를 안고 사는 그가 두달새 무려 650억원이라는 거금을 끌어모았다니, 금융계 안팎에서 그 경위와 배경에 의혹의 눈길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진상 조사에 나선 금융감독원마저 “‘민정(대통령 친인척)에 관한 일”이라며 일체 함구하고 있어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 마지못해 1월30일 민씨를 직접 대면 조사한 금감원은 “민씨가 투자회사 관련 서류들을 준비하지 않은 채 조사에 응해 추가 확인 과정이 남아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현재로선 모든 게 베일에 가려진 상태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올해 초 민씨의 펀드 모금에 대한 첩보를 입수, 모금활동을 중단하거나 모금활동에 신중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불법 없는 사적 경제행위’를 내세운 민씨의 반발로 설득에는 실패했다. 민씨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돈을 모았다면 수 조원은 더 모았을 것”이라며 “대통령의 친인척임을 이용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본인이 의도했든 안했든 노 대통령의 사돈이라는 점이 투자자금 모집에 상당히 영향력을 미쳤을 가능성은 크다. 민씨 스스로 “투자자들은 내가 하면 안될 것도 되게 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다”고 했다. ‘권력’을 향한 부나비들이 대거 뛰어들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당연히 야당측은 “살아 있는 권력 주변에 돈이 쏟아지고 있다”며 “민씨와 같은 사람이 ‘신악(新惡)’이고 ‘신 특권층’으로 국회를 통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인맥과 돈을 떠나, 한 의사로서의 민경찬의 평가는 엇갈린다. 일부에선 민 씨를 ‘의사를 고발하는 양심 의사’로, 또 다른 쪽에선 ‘의료계의 배신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 부산에서 의대를 졸업한 민씨는 서울로 올라와 의료 분쟁을 상담하면서 ‘의료사고 환자의 해결사’로 유명세를 탔다. 의사들의 비윤리적 진료 행태를 고발하는 ‘히포크라테스의 배신자들’이란 책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전국의 의사들이 정부의 의약분업에 반대해 파업에 돌입했던 2000년에는 거꾸로 사이버병원인 ‘아파요닷컴’을 개설, 전자처방전을 발행해 배신자 소리를 들었고, 의료상담을 하며 판독료 등의 명목으로 많은 돈을 받다 변호사법 위반으로 법정 구속되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2002년에 경기 김포시에서 푸른솔병원을 개원했지만 경영에 어려움을 겪다 파산해 신용불량자로 분류됐다. 그런 그가 스스로의 힘으로 수백억원을 모았다고 보기엔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입력시간 : 2004-02-0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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