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호를 읽고

[독자마당] 믿고 다닐 수 있는 동네병원 조성이 먼저
2008호를 읽고

“가족 건강보감 주치의 있으세요”란 기사를 관심 있게 보았다. 어려서부터 몸이 허약했던 편이라 병원에 들락거리는 일이 많아 더 관심이 갔다. 안 그래도 아픈 몸으로 대형 병원을 찾으면 예약을 하고 가도 몇 시간씩 기다리게 해 진을 빼놓기 일쑤였다. 그런 면에서 개인적으로는 대형 병원보다 동네 병원을 선호하는 쪽이다. 평소 주치의를 만들어 가족 건강을 체크하는 습관을 권하는 내용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경미한 질병에도 대학병원을 찾아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기사의 주장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쇼핑하듯 병원에 가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하는 의심이 든다. 대부분은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더라도 동네 병원에서 하기 어려운 보다 정밀한 진단을 받기 위함일 터이다. 몇 년 전 나는 ‘몸이 너무 피로해서’ 동네 병원을 찾은 적이 있다. 그랬더니 의사로부턴 “과로해서 그러니 쉬라”는 진단만 받고 그렇게 수 개월을 보냈다. 그러나 몸이 전혀 나아지지 않아 다시 몇 군데 병원을 찾은 끝에 한 병원에서 “대학병원에 가보라”는 권유를 받고 Y대학 병원의 검진을 받아 중요한 병을 찾아내 치료에 성공했다. 대학 병원에 몰리는 현상을 탓하기에 앞서 동네 병원을 믿고 다닐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선행 과제가 아닐까. 양은희(서울 강동구 고덕동)

입력시간 : 2004-02-10 15:17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