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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접으며] 찰떡 호흡 혹은 엇박자


파티가 끝난 후.

모두가 경계하는 것은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른 표리부동한 언행이다. 정치인도 그렇지만, 정부 역시 그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것도 조심스러운 방향 제시를 넘어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을 정도라면, 금쪽 같은 신뢰성을 걸고 그 위험수위를 넘어선 것이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총선을 꼭 1주일 앞두고 뜬 금 없이 경제 낙관론을 피력했다. 조만간 소비와 투자가 회복되고 올 경제성장률이 최고 6%로 높아질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다. 축제를 앞둔 희망 예찬인양, 한 술 더 떠 올해 취업자가 37만 명에서 55만 명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란 과감한(?) 수치마저 내놨다.

불과 한달 전까지만 해도 박승 총재는 경기회복에 대해 비관론 쪽에 섰었다. 그러던 그가 갑자기 분홍색 타이로 고쳐 맨 이유는 수출과 세계경기가 예상 외로 좋아졌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한달 전에 비해 우리 경제전망이 급변할 만한 변수는 눈에 띄지 않는다. 더구나 기업 세곳 중 두 군데는 채용 계획이 없다는 상황에서 무슨 근거로 올 취업자가 55만 명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파격’적 예측으로 옮겨갔는지 달마가 아닌 이상 그 이유를 알 수 없을 뿐이다. 바로 며칠 전 ‘경제실정은 탄핵 사유가 안 된다’며 2분기 경기 회복론을 내놓았던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정치적(?) 박자를 같이 하는 멋진 돌림 곡은 아닐까?

그의 발언은 산업 현장이나 국민의 체감 경기와 너무 동떨어져 있다. 통계청의 3월 소비자 기대심리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주상복합 시티파크 청약에 7조원이 이틀 만에 몰릴 만큼 돈이 풀려 있지만 개인 호주머니는 얼어붙어 있다. 기업들은 현금을 쌓아두고도 설비투자를 꺼린다. 모두가 불안해 한다. 선거이후가 우려된다고 입을 모은다.

재계는 총선 후 노사분규가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제부처 수장과 중앙은행 총재가 ‘찰떡 호흡’을 과시하며 2분기 경기 회복론을 함께 열창하는 것에 모두들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총선용 발언’이라는 질타를 받아도 할 말이 없다.

축제의 장을 떠나며 고민한다. 항상 그랬듯,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른 것’이 또 현실화되지 않을까를.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입력시간 : 2004-04-1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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