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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최고의 호텔' 지휘하는 웨스턴 조선호텔 이석구 대표
"호텔리어는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돼야"



호텔 정문 앞에 미끄러지듯 승용차가 도착한다. 문을 열어 주는 하얀 장갑이 미소로 인사한다. “어서 오십시오. 즐거운 하루 되세요.” 호텔사장이 도어맨이 됐다.

이석구(55)웨스틴 조선호텔 대표가 4월 8일 하루 동안 호텔 정문 앞에서 방문 차량의 문을 열어 주고 고객의 짐도 내려 주는 도어맨으로 현장 체험에 나섰다. 그저 한 차례 호텔측의 홍보성 이벤트 정도로 생각했다면 현장에서 여지 없이 깨질 각오를 해야 한다. 유니폼과 흰 장갑을 착용하고 호텔 CEO가 이리저리 바삐 뛰어다니는 모습이 오히려 애처롭기까지 해 보인다. 이마엔 어느 새 땀 방울이 맺힌다. 틈나는 대로 직원들로부터 애로 사항을 파악하려는 진지한 자세와 틈틈이 업무 개선안을 수첩에 메모하는 꼼꼼함이 존경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호텔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물어 봤다. “호텔리어의 열정이 아닌가 싶어요. 음식 맛이 뛰어나서, 객실이 깔끔해서 호텔이 유명해지는 것은 아니죠. 벨 보이가 호텔 문을 여는 첫 느낌에서부터 음식 맛, 객실 서비스, 체크 아웃해 자동차를 타고 나갈 때까지 호텔업이란 이 모든 과정을 부드럽게 이어 주고 하나의 완벽한 흐름을 만들어가는 종합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열정이 없으면 완벽이란 있을 수 없는 거죠.” 이 대표는 그 ‘완벽한 흐름’을 위해 구성원 모두가 호텔이라는 ‘작은 도시’ 전체를 바라보는 섬세함이 필요하다고 피력한다. 그리고 “여기서 바로 내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라는 열정이 가슴에 넘쳐 나야 한다”고 호텔리어의 자긍심을 강조한다.

1914년 서울 소공동에 ‘조센호테루’란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연 조선호텔은 올 10월로 90세를 맞는다. 수직열차(엘리베이터)와 뷔페식당, 댄스파티, 아이스크림 등을 국내 최초로 선보인 국내 최고(最古)의 호텔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최고(最古)보다는 최고(最高)”를 지향한다. 이 대표가 꼽는 최고는 바로 ‘디지털 하우스’다. 국내 최고의 비즈니스 호텔은 고객이 도착하는 순간부터 객실마다 케이블 모뎀과 휴대 전화, 컴퓨터, 인터넷 TV 등 비즈니스맨이 업무를 보는 데 전혀 불편이 없는 최첨단 디지털 하우스가 돼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이 대표는 최근 주위에서 호텔이 몰라보게 젊어졌다는 얘길 많이 듣는다고 한다. 지난 10년간 1,000억원 넘게 돈을 들여 대단위 리노베이션을 한 덕택이다. 453개 객실에 각각 2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으니. 호텔을 찾은 외국인 비즈니스맨들에게 최첨단의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서울에선 유일하게 객실마다 개별 냉난방 시설을 갖췄다. 그 노력의 결과인지, 지난달 조선호텔은 세계적인 여행전문지인 ‘콘데나스트 트래블러’와 금융월간지 ‘아시아머니’ 로 부터 각각 서울의 최고호텔로 평가 받았다. ‘서울의 대표호텔’로 선정된 것은 명실공히 세계 정상급 호텔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호텔이 그만큼 젊어진 결과다. 이 대표는 “호텔도 사람처럼 끊임 없이 가꿔야 해요. 지난 10년이 ‘멋의 리노베이션’ 이었다면 지금부터는 ‘맛의 리노베이션’”이라고 말한다. 올 가을부터는 식당가와 커피숍이 새 단장에 들어갈 예정이다. 단순한 개ㆍ보수가 아닌 신개념의 스타일을 펼쳐보일 것이란다. 과연 그 변신은 어디까지 계속될 것인지 사뭇 기대된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입력시간 : 2004-04-1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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