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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부시와 박근혜


성급한 예측일지 모른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4년 후 대통령이 되려면 눈 여겨 볼 것은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재선전이다.

부시가 재선되면 미국 대통령 역사상 대통령의 아들이 대통령직에 재선이 된 첫번째 케이스가 된다. 2대 대통령인 존 아담스(1797~1801)가 재선에 실패 후 그 아들 킨시 아담스는 28년만에 6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러나 그는 재선에 실패했다.

부시는 아버지 부시가 재선에 실패한 지 12년만에 대통령이 되어 부시가(家)는 가업이 대통령직임을 증명했다. 박정히 대통령의 큰딸인 박근혜 대표는 우리 대통령 역사에서 그 일을 이룰 수 있을까

열린 우리당을 지지하는 인터넷 서프라이즈의 편집장인 김동렬의 전망은 밝지 않다. 열린 우리당이 만방으로 이기려 하지 않고 반집으로라도 이기려고 한다면 박 대표는 지고 말 것이라는 예측이다. “박근혜가 ‘좋은 아마추어’라면 최병렬은 ‘어설픈 프로’다(패배의 원인을 투표권자의 변덕으로 돌리는 면에서). 박근혜의 좋은 아마추어리즘은 모든 패배의 책임을 자기혼자 지게 될 것이다.

“박근혜는 능란한 수비수다. 그의 수비력은 손학규, 이명박에게도 여기 없이 발휘된다.(손 지사, 이 시장의 난타전에 응수 안 한다는 뜻) 박근혜식 정치는 절망적인 반집패와 같다. 거진 따라잡을 것처럼 보이는데 막판까지 좁혀지지 않은 반집 차이”라고 분석했다. 그러기에 열린 우리당을 두려워 말라는 위로도 보냈다.

이런 분석에 비해 미시간 대학에서 연구중인 원광대 사학과 이주천 교수의 박 대표에게 바라는 것은 많다. 그는 인터넷 ‘이슈 투데이’에 보낸 ‘박근혜 대표의 사상 검증’에서 “ 아버지 박 대통령의 반공산주의 사상을 보수(補修)하지 말고, 보수(保守) 하라”고 주장했다.

“그녀의 가계를 살펴보면, 격동의 한국 현대사에서 좌우익 대립의 혼란과 그 물살을 함께 하여온 비극적 현장을 목도하게 된다. 아버지 박정희의 셋째 형, 박상희는 1946년 구미의 좌익폭동에서 중요 역할을 담당한 주모자로서 경찰의 총알에 맞아 사망했다. 이후 자신이 존경하던 형님의 사망소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짐작되는 박정희는 군부대 내에 좌익세력 조직화에 가담하게 되었다. 여순 14연대 반란이 진압된 후엔 1948년 11월, 박정희 소령은 좌익연루자로 지목돼 체포되었으나 군 내부의 좌익 소탕 수사에 적극 협조하여서 무기징역 선고까지 받았다가 간신히 목숨을 구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대목은 만약 박정희가 골수 공산주의자였다면 순순히 수사에 협력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감옥에서 비전향 장기수로 장기형을 받아서 이인모처럼 특사로서 풀려나서 북송을 기다리거나 아니면 한국전쟁 직후 대대적인 좌익척결 캠페인 레드 리스트에 올려져서 불행한 희생자가 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박근혜라는 존재 자체의 탄생이 불가능했을 지도 모른다. 1961년 5ㆍ16 쿠테타로 집권한 이후 그는 김일성과 남북한의 체제대결로 평생을 다 바쳤고 김신조 일당의 청와대 저격사건으로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박 대표의 어머니 육영수 여사가 조총련의 사주를 받은 문세광 총탄에 비명으로 갔다.

이 교수는 박 대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다시 만나(2002년 5월 첫 방문) 핵 해결에 나서겠다는 발언에 격분했다. “ 갑자기 불어 닥친 ‘평양 바람’과 ‘평양 러시’에 소위 근대화와 반공의 기치를 내세웠던 박정희 대통령의 대표적 후예가 덩달아 춤을 추는 것은 돌아가신 고인의 명성에 먹칠을 하는 것임을 물론 국가 이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힐난 했다. 4년여를 앞둔 다음 대선 후보에 대한 우리 평론가들의 분석은 재선거 6개월을 앞둔 미국과는 너무 다르다.

부시의 9ㆍ11사태 후 이라크 종전 선언 후 1년이 된 5월 1일 라스무센 여론 조사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비쳐지고 있다. 비록 민주당의 잠정 후보인 존 케리 상원의원과의 지지도에서는 46%대 45%로 오차 범위(3%)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대통령학 학자나 여론 조사가들은 부시의 재선을 점친다.

이번 여론 조사에서 53%가 부시가 대통령직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투표한 사실이 그 같은 예측의 가장 큰 근거다. 이를 입증하듯, 4월 한 달동안 3일 간격으로 조사한 결과 그는 50%이하로 내려 간 적이 없었다. 특히 유권자들은 9ㆍ11이후 미국이 유엔을 제치고 펼친 패권주의, 사전전쟁 미국 예외주의 등의 정책에 대해 62%가 미국은 세계를 더 낫게 하기 위해 일하고 있다고 찬성한 것이다. 또 64%가 미국이 제국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비웃듯, “미국 사회는 일반적으로 공평하고 진실한 사회다”고 평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9ㆍ11 사태 직후 예일대에서 미국현대외교사를 강의 하는 존 루이스 개디스 교수 - ‘새로 쓰는 냉전의 역사’의 저자(사회평론 刊) -의 강의에 참가한 한 대학생의 미국 외교정책, 부시의 대외정책에 대한 코멘트는 눈여겨 볼 만하다. “나는 이 나라를 사랑한다. 나는 이 대학을 사랑한다. 나는 너무나 나라를 사랑하기에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해병대에 들어가 싸우겠다. 이런 사람이 있기에 우리는 우리를 지킬 수 있다.” 박 대표는 부시 저력의 근원을 알아야 한다.

입력시간 : 2004-05-0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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