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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부메랑이냐 자성이냐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정치학과 조기숙 교수는 지난 달 31일 열린우리당의 정당개혁단장직을 내놓고 탈당하며 그 이유를 밝혔다 “정당에 들어와 고급 정보를 접할 기회가 증가하다 보니 언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더욱 견고해졌습니다. 우리 언론은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3류 소설이라 재미도 없습니다. 오직 정치혐오감을 부추길 따름입니다.”“남녀의 치정만 다루는 3류 소설이 독자로부터 외면 당하듯 정치인의 권력 투쟁만 부각시키는 3류 신문도 독자로부터 외면 당하게 될 것입니다. 자신이 던진 부메랑은 반드시 자신에게 돌아오게 돼 있습니다. 신문에 대한 구독자가 급속히 줄고 있습니다 누구도 탓할 필요도 없는 자업자득입니다.”

2개월도 못된 그의 정당생활의 결론은 처참했다. “어떤 기자는 상부에게서‘(조기숙을) 죽이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디지털xx일보’는 사실을 왜곡하는 악의적인 기사로 우리당의 내부 분열을 부추겼다. 자사의 유ㆍ불리에 따라 기사의 삭제, 복원도 마음대로 하는 ‘xx일보’같은 신문사가 존재하는 한, 저의 발언 한마디가 당에 엄청난 타격을 입힐 수 있었다는 생각에 한시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고 그 동안의 심경을 폈다. 조 교수는 다시 대학에 돌아가 언론개혁에 나서기 위해 당직을 버리며 ‘참언론’의 독자배가 운동을 벌이는 ‘참언론연합’운동에 참여할 뜻을 굳혔다.

조 교수는 언론개혁운동의 방향이 ‘부메랑’효과가 나는 타율적인 것일 것임을 내비쳤다. “여당에게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과반수 의석을 만들어줄 국민에게 보답하는 길은 첫째도 개혁, 둘째도 개혁, 셋째도 개혁이고 그 가운데서 언론개혁이 첫번째다. 한나라당의 전략기획단이라고 할 수 있는 언론과는 인터뷰를 하지 않는 작은 실천부터 하길 바란다”고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82년 이화여대 정외과 졸업, 90년 미 인디애나대에서 정당조직론으로 정치학 박사를 딴 조 교수. 그녀는 5월 26일자 뉴욕 타임스의 ‘편집자의 편지’, 5월 30일자 독립적인 독자여론국장인 대니얼 오키릴트의 이라크 침공 전후의 이 신문의 보도 태도에 대한 자성(自省), 자정(自淨)의 글을 보지 못한 것 같다.

NYT는 5월26일 A10면에 ‘뉴욕 타임즈와 이라크’라는 ‘편집자로부터’라는 편지를 썼다. “몇몇 사례는 당시 논란이 됐고 지금도 의문시 되고 있으며, 충분히 걸러지지 않았고, 어떠한 문제 의식도 없이 기사화됐다”는 자성의 글이었다. “2001년 10월 26일에서 11월8일까지 1면에 실린 ‘이라크내에서 대량학살무기와 이슬람 테러리스트를 훈련시키는 캠프가 있다’는 기사는 뉴욕타임스가 독자적으로 검증하지 않은 여러 망명자들의 진술에 따른 것이었다. 2001년 12월 20일자의 한 이라크 기술자의 ‘나는 생화학 공장에 일했고 그 공장은 존재한다’라는 증언은 미국 정부의 의견을 좆아 그 공장이 현재도 있는 것처럼 독자에게 알리는 잘못을 저질렀다.”NYT는 이런 예를 30가지나 들어 별도 참고자료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 편지는 결론에서 “이런 아직도 증명되지 않은 기사들의 게재는 쓴 기자들만의 잘못이 아니다. 어떤 편집자(우리신문의 부장, 차장)들은 특종을 종용했고, ‘사담을 없애겠다’는 미 정부의 방침에 따른 망명자들의 증언을 추적하지 않은 것도 잘못이었다. 우리는 이라크의 무기에 관한 뉴스, 모략성 정보에 대한 뉴스를 아직도 끝나지 않은 기사로 취급해야 한다. 우리는 계속 공격적으로 이를 추적, 독자들에게 올바른 뉴스를 전하겠다”고 다짐했다.

5월 30일자에서 ‘퍼블릭 에디터’인 모키린트는 “대량학살 무기인가, 대량 혼란인가”라는 칼럼을 썼다. 지난해 12월 그가 NYT 최초의 독립적인 옴부즈만이 되었을 때 총 편집국장인 빌 켈러는 그의 권한을 명확히 했다. “오키린트가 우리 신문에 쓰는 평이나 칼럼의 원고는 어느 편집자도 사전에 보거나 이의 포기를 주장할 수 없다. 원고를 보는 편집자는 그가 오자나 문법에 어긋나는 것을 찾는 그 사람 뿐이다.”

그는 독자를 대변할 칼럼에서 지적했다. “왜 NYT의 자성문이 1면에 실리지 않고 10면으로 갔는지 의심스럽다. 편집인의 반성문은 과오를 저지른 근본적 원인을 밝혀 내지 못했다.” 그는 ▦ 특종에 대한 과다한 집착의 이면▦ 기사를 쓰기 위해 당국자 주장의 지나친 수용 ▦ 후속기사 추적 등한시 ▦ 익명의 취재원의 남용 ▦ 동료나 편집자들의 특종기사에 대한 지나친 관용 등 다섯까지 구조적 결함이 문제를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한국 언론개혁을 수구, 보수 언론을 타율적으로 개혁하려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려는 이들은 NYT의 자성, 자정에 대?생각해 보아야 한다. 민주운동 시민연합이 5월 27일에 낸 성명을 읽어 보아야 한다.“NYT의 이 같은 ‘자성’은 한국 언론에 시사하는 바 크다. 그간 우리 언론은 수많은 편파, 왜곡 보도들 양산해 왔으나 제대로 된 반성은 거의 하지 않았다”

입력시간 : 2004-06-0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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