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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미국의 우향우
"한국의 정치는중도 좌파로, 미국은 우파로 방향 전환한 것은 사실이다.미국에 익숙지 않은 한국의 새 지도자들은 양국 관게의 불평등이나 무시에 민감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11월 13일 처음 방문한 LA에서의 발언은 20일 있을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에서는 북핵 공동 보조 성명으로 마무리 될 것 같다.

노 대통령은 국제 문제 협의회와의 오찬에서 미리 마음 먹은 듯 말했다. “한국 국민들은 무력 행사 하면 전쟁을 먼저 떠올리는데, 잿더미 속에서 오늘을 이룩한 우리에게 또 다시 전쟁의 위험을 감수하기를 강요할 수 없다(수정)”며 “북핵을 무력 행사나 봉쇄 정책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를 전해들은 전 주한 미국대사 토마스 허바드는 11월 16일 워싱턴의 한 강연회에서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코멘트 했다. “미국의 대북 선제 공격으로 6ㆍ25 이후 자신들이 성취한 것을 모두 잃을 수 있다는 한국민의 불안감을 반영한 것이다.”

그는 한ㆍ미 관계 전반에 대해 “한국의 정치는 중도 좌파로, 미국은 우파로 방향 전환한 것은 사실이다. 미국에 익숙지 않은 한국의 새 지도자들은 양국 관계의 불평등이나 무시에 민감하다”는 해석도 덧붙였다.

이런 때에 엉뚱한 아쉬움이 있었다. 노 대통령의 방미와 비슷한 시기(11월 9~12일)에 백악관의 안보부보좌관 스티븐 핸들리(이후 안보보좌관 승진)를 만난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차장이 이 책을 읽어 보고 갔을까 하는 것이었다.

이 책은 ‘유럽ㆍ미국 문명의 경계인’이라고 스스로 밝힌 기 소르망 박사가 프랑스 - 미국 - 서울에서 9월 5일 동시 출판했다는 ‘Made in USA - 미국 문명에 대한 새로운 시선’이다. 더욱 아쉬웠던 것은 11월 11일 중앙일보 박경덕 파리 특파원의 소르망 박사와의 긴 인터뷰가 ‘LA발언’ 파동 후인 16일 쯤에야 신문에 실린 것이다.

올해 60세인 소르망은 1964년 파리 정치학 연구소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유대계 프랑스인. 정치ㆍ문화ㆍ사상의 충돌 분야에 대해 전문가로 명성이 높다. 그의 새 책 ‘미국 문명’은 1962년 대학생으로 미국을 여행한 후, 2001년 9월 11일 이후, 2004년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을 살핀 책이다.

아직 영어판 ‘UAS’는 나오지 않았지만 미국 대선후까지 지켜 본 후 가진 인터뷰는 기대 이상으로 흥미롭다. 그는 허버드 전 대사가 말한 것처럼 40여년을 지켜 본 미국의 방향을 “사회 전체가 우향우 하고 있다”고 요약했다.

그는 11월 11일에 가진 인터뷰에서 대선 운동이 한창일 때, 로스앤젤레스 앨러배마 뉴욕에서 벌어진 선거전의 특색을 말했다.“이번 대선은 프로그램의 대결이기보다는 누가 더 많은 인원을 동원할 수 있나를 놓고 벌인 승부였다. 따라서 두 팀 중에서 어느 쪽도 상대편을 설득시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내 친구들도 눈에 보이지 않는 유세에 많이 참가했다. 그들은 친구와 친척을 찾아가 투표를 권유하기 위해 며칠씩 휴가를 내기도 했다.”

그는 9ㆍ11 후 미국 사회가 애국주의 국가가 되었다는데 대해 “그건 오래된 일”이라고 설명했다. “애국주의는 이미 1980년대 레이건 대통령 때부터 대두되기 시작했다. 그것은 단순한 애국주의가 아니라, 전반적인 보수적 가치의 확산이다. 나는 이 현상을 ‘보수주의적 혁명’이라 부른다.

80년 대에 시작된 이 혁명은 도덕적 보수주의, 자본주의의 강화, 세계 내에서 미국의 지위 확립 등으로 표현되었다.이런 현상은 공화당과 민주당 양 진영에서 모두 관찰된다. 자본주의, 이라크 사태 등에 대해서 케리도 부시 못지않게 보수적이다. 근본적으로 케리나 부시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미국 사회 전체가 ‘우향우’ 한 것이다.”

“읽고 쓰는 것은 프랑스어가 편하고 말하는 것은 영어가 편한”, 유럽과 미국의 ‘경계인’인 그는 1년 중 반은 미국서 생활한다. 그의 ‘메이드 인 USA’에서는 미국 문명의 ‘우향우’에 대한 색다른 해석이 압권이다.

‘어제와 오늘’ 칼럼에서 ‘베스트 셀러와 대선’이란 테마에서 두 차례(11월 4일, 18일자) 지적했듯, 미국 지식인 독자는 중도 우파로 귀의했다. 그렇다면 그는 다른 방향에서 ‘우향우’를 살핀 셈이다.

“문화적 빈곤이 유명한 이 사회(미국)에는 책(베스트셀러)이 정치가의 선택을 좌우한다는 역설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부시가 2000년 대통령에 출마하면서 선거 사무실 서가에 꽂힌 한 줄의 책 중 마이런 매그넷의 ‘꿈과 악몽’을 선택한 것을 예로 들었다. 이 책은 1960년대 미국 사회의 혁명적 治컥寬?부르주아 보헤미안(뉴욕에 몰려든 좌파 지식인들ㆍBOBOS)들의 풍경을 흥미롭게 보여 준다. “미국인들의 도덕적이고 사회적인 규범들을 어떻게 파괴 했는지 보여 주었다”고 소르망은 평했다.

매그넷은 주장했다. “부르주아 보헤미안들은 몇 년간 코카인을 흡입한 이후 해독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반면, 흑인들은 이러한 혜택을 받지 못했으며 여전히 마약 중개인이나 중독자들로 남아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중략)…

부자와 연애인 스타들 사이에 유행하는 이혼은 가난한 자들의 모방을 조장했고, 결국 일시적인 아버지들이 아이와 미혼모를 버리는 사태에 이르게 했다.”

소르망은 “매그넷의 책은 빈곤을 가족 가치의 붕괴의 결과로 분석하는 관행을 미국에 일반화 하는데 기여했다. … ‘자본주의는 효과적이며 기독교 윤리는 정당하다. 개인은 자신에게 좋은 것이 무엇인지는 국가보다 더 잘 안다. 미국은 국내와 국외의 반미주의자들에 대항하여 보급될 자격이 있는 보편적 가치(민주주의, 자본주의)들을 구현한다’는 것이 ‘온정적 보수주의’라고 결론 내렸다”고 요약했다.

부시는 매그넷의 책을 읽는 모습을 포스터로 만들었고, 그 정신과 주장은 2004년 대선에서 가속을 얻었다. 매그넷에게 있어서 1960년대는 반문화였고 ‘악몽’이었다. ‘온정적 보수주의 구현’은 꿈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6ㆍ25는 ‘악몽’이다. ‘꿈’은 평화 통일일 것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우향우’하는 미국을 관찰한 소르망의 ‘Made In USA’를 독파하면 길이 있을 지 모른다. 소르망은 출판과 함께 서울과 광주를 둘러 보기도 했다.

입력시간 : 2004-11-2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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