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옥 제주경찰청장

[피플] 첫 여성 지방경찰청장 영광
김인옥 제주경찰청장

“국제 관광 도시 제주의 위상에 부응하여 제주 경찰을 글로벌 경찰의 표상으로 만들겠다.” 1월 20일 60년 경찰 역사상 첫 여성 지방경찰청장에 임명된 김인옥(53) 청장의 포부다.

이번 경찰 치안감 인사에서 전격 임명된 김 청장은 경찰 내외부에서 단연 주목을 받고 있다. 대상자 21명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기 때문이다. 전형적 남성 사회로 익히 알려진 경찰계에서 이례적으로 경무관 급의 지방경찰청장을 여성으로 임명한 것이다. 이는 앞으로 여경들의 승진과 보직 영역 확대에 큰 힘을 실어 주게 될 전망이다.

2003년 9개월간 방배경찰서장을 지내면서 ‘강력 사건 100일 작전’에서 전국 5위, 서울 강남권 1위를 기록하는 등 업무에 대한 열정과 완벽한 일처리를 인정 받아 발탁된 김 청장의 어깨는 무겁다. 김 청장은 제주도 치안의 총 책임자가 된 데 대해 “어깨가 무겁지만 열과 성을 바쳐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히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동시에 “여성 경찰청장이기 때문에 성매매단속특별법 단속 같은 사안에만 집중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여성 청장이라는 굴레에 갇히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제주의 특성상 경찰관들의 외국어 능력도 높이고, 주말에는 거리마다 제복을 입은 경찰관을 배치시켜 관광객의 편의를 돕겠다”고 구체적인 청사진도 제시했다. 또 조직 폭력배나 바가지 업소, 환경 사범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청장이 처음 제복을 입은 것은 부산 동아대 1학년에 재학 중이던 1972년. 순경 공채로 서울 용산서 경무과를 시작으로 이후 경사 때까지 형사, 정보, 수사, 보안, 경무 분야 등을 두루 거쳤다. 1999년 3월에는 총경으로 승진하면서 의령 경찰서장과 양평 경찰서장을 지냈다. 한 때는 김강자 전 총경의 그늘에 가려 ‘2호’에 만족했던 적도 있으나, 경무관에 승진하면서부터 명실상부한 ‘1호’ 여성이 됐다. 그는 지난해초‘여성 경무관 1호’로 발탁돼 화제를 모았다. 전통적 남성 직업군인 경찰계에서 이러한 여성으로서의 활약도 멋지지만, 여성이기 때문에 보다 업무 능력 때문에 더 돋보이는 김 청장이 되기를 국민은 기대한다.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 2005-02-02 11:36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