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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접으며] 철부지 부모, 비정의 부모, 몰염치 부모


‘가정의 달’이라는 시기 때문인지, ‘철부지 부모’ ‘비정한 부모’ 들이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자식 학대’는 언제나 있어왔지만, 그 빈도와 정도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어 새삼 그저 놀랍기만 하다. ‘설마 그럴 리가…’ ‘일부의 경우겠지’라며 욕만 바가지로 쏟아 붓고 넘어가기에는 우리 사회가 이미 너무 나갔다.

아동학대 조사 통계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아동학대예방센터가 2000년 이후 집계한 아동학대 건수는 1만7,000건을 넘었다. 자녀 학대 중 가장 많은 것은 음식과 옷을 제때 주지 않고 아파도 방치하거나 학교를 보내지 않는 등 ‘아동 방임’ 이다. 기본적인 의식주에 관한 것이어서, 그만큼 아이들의 상처도 큰 셈이다. 또 신체적, 정서적, 성적 학대도 우리들의 상식을 비웃고 있다. 이 지경에 이르자 정부가 자녀 학대 부모들을 강제로 교육 시키기로 했다. 강한 유교전통 탓에 개입하기 꺼렸던 가정 내 문제에 공권력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지경이 됐지만,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맞는 아이의 반대편에는 과잉 보호 아이가 있다. 취학 전 아이들까지 영어학원, 태권도 도장, 피아노 교습 학원을 하루 종일 쳇바퀴 돌듯 도는 것은 이제 오래돼도 한참 오래된 이야기다. 초등학생 10명 중 9명이 학원에서 과외를 받고 있으며, 하루 3시간도 채 쉬지 못하고 있다. 한국청소년운동연합회의 조사 결과다. 스트레스는 더 이상 어른들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과잉보호는 더 나가 아이들 버릇까지 망치고 있다. 조용해야 하는 식당이나 공공장소에서 자녀들이 떼쓰고 뛰어 다녀도 주의를 주기는커녕 주위의 불편한 모습에 되래 불쾌해 하는 ‘몰염치 부모’를 목격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이런 부모의 행동이 결국 자녀의 올바른 성장에 장애가 된다면(그럴 확률은 분명 높을 것이다) 이 역시 또 다른 아동 학대인 셈이다.

1981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한 ‘아동권리에 관한 국제협약’이 규정하듯 아동도 독립된 인격체다. 아이들은 단지 양육과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가 권리의 주체다. 이 평범한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이 계절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조신 차장 shincho@hk.co.kr  


입력시간 : 2005-05-1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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