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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컴과 현대사회] 스타권력화를 보는 시각


요즘 스타권력이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대중의 꿈을 실현시켜주고 불투명한 대중문화 상품시장의 수요를 안정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스타는 대중문화의 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타가 권력을 갖는 것이 당연할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문화의 질과 다양성에 영향을 미치고 과대평가되기까지 했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며칠 전 미국의 세계적 스타들이 우리 광고 모델로 등장하게 되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우리 스타들의 광고 출연료가 10억원을 넘어 갈 정도로 너무 비싸다는 것이 동기가 되었다고 한다. 몇몇 스타가 주요 상품의 광고 모델로 겹치기 출연해서 시청자들이 식상하고 그 효과가 줄어들자 상대적으로 값싸고(?) 신선한 세계적인 스타들을 불러들인 것이다.

또 얼마 전 인터넷에서 주목 받았던 스타권력에 얽힌 이야기가 있었다. 한 중견 탤런트가 가수 겸 연기자인 스타에게 연기 훈수를 두었다고 그 스타가 불쾌해 했다는 내용이었다. 그 외에도 스타들이 중견 연기자를 무시했다거나 PD들이 스타를 혼내는 중견 연기자를 말렸다는 이야기가 토론회나 인터뷰 등에서 소개된 바 있다.

왜 이렇게 스타권력화 현상은 심화하는 것일까. 소수의 스타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우리 영화 생산 구조는 스타파워를 크게 강화시켰고 스타들은 4억원 이상의 출연료와 소속 연예기획사의 지나친 요구로 영화제작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영화산업에서 스타가 이름에 걸맞게 강력한 티켓파워를 갖고 있는 경우는 문근영이나 조승우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스타파워가 과대평가되는 인상이 짙다. 방송도 창의적이고 내실 있는 드라마보다는 시청률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지나치게 스타중심 드라마에 의존하고 있어서 스타권력이 크게 강화되었고 일본을 중심으로 불어온 한류 열풍은 스타 권력화의 원동력이 되었다.

최근 지상파 방송과 영화산업이 모두 위기상황에 있다는 점은 스타권력화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한다. 지상파 방송은 광고수입이 격감하는 상황에서 드라마의 제작비도 삭감해야 할 실정이고 영화산업도 최근 수익률이 감소하고, 기대한 대작들이 연이어 실패하는 등 불안한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스타들의 출연료는 천정부지로 높아지고 연예기획사는 캐스팅권과 지분 배분을 요구하는 상황이라 하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영화는 실패하는데 스타와 연예기획사는 전혀 손실을 보지 않으면서 거액의 출연료를 챙겨 제작비에 부담을 주고, 텔레비전 드라마의 경우도 스타연기자의 출연료가 드라마 제작비를 압박해 중견 연기자들의 설 자리를 위태롭게 했다. 뿐만 아니다. 연예기획사가 소속 연기자를 억지로 방송에 끼워 넣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연기자를 교체하고, 심지어 대본까지 고치는 일이 벌어졌다. 드라마 시청자들을 지겹게 만드는 간접광고(PPL)도 외주제작사들이 엄청난 스타의 출연료를 감당하기 위한 수단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방송드라마와 관련해 PD연합회와 수용자주권연대 등이 중심이 되어 스타와 연예기획사 권력화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영화계에서는 이 문제를 둘러싸고 영화제작자와 스타연기자, 연예기획사가 대립각을 세우다가, 잘못하면 영화산업이 공멸한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과다한 출연료나 지분 요구를 자제하고 스태프의 처우에도 관심을 갖기로 영화제작자와 연예기획사들이 합의를 도출했다.

그런데 규약제정과 같이 스타와 연예기획사를 견제하는 장치들이 마련된다고 해서 드라마와 영화의 다양성과 질이 향상되고 현장 스태프의 처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 오히려 스타권력화 문제와도 얽혀 있는 근본적인 문제들이 먼저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방송산업에서는 방송사의 시청률을 위한 스타 의존 드라마정책이나 방송위원회의 외주정책, 영화산업에서는 비정상적인 수익구조, 연기자 양성, 대기업의 시장독과점 등의 문제가 더 시급하게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이용성 한서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yong1996@lycos.co.kr


입력시간 : 2005-08-0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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