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4일은 ‘사과의 날'이었다. 학교 폭력을 예방하고 ‘즐거운 학교 만들기' 운동을 전개해온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가 ‘애플 데이(Apple Day)’라는 이름으로 정한 서로 사과하고 화해하는 날이었다.

사과 향이 그윽한 시기에 맞춘 시월 중에서도 ‘24’일이라는 날을 택한 것은 ‘둘(2)이 사(4)과를 주고받는 날’이라는 의미와 연관 짓기 쉽기 때문이다.

잘못을 뉘우쳐 용서를 비는 쪽이 과일 ‘사과’를 보내고, 받는 쪽이 사과를 먹으면 두 사람 간에 화해가 성립한다는 설명이다.

과일 사과를 보낼 때에는 사과[사:과]하는 마음을 담아야 한다. 말을 할 때에도 과일 ‘사과’는 짧게 발음하고,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비는 ‘사과’는 [사:과]로 길게 발음해야 한다.

과일 ‘사과’를 건네는 일은 잠시면 되지만,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마음을 가다듬으며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비는 마음을 담으려면 그만큼 시간이 걸리는 법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허준의 동의보감에 따르면 사과는 토사곽란에서 오는 복통을 치료하고 진액을 생기게 해 폐를 윤택하게 하며 소화를 촉진해 기운이 나게 한다고 하였다.

이어령 선생은 사과에는 아담의 사과, 뉴턴의 사과, 빌헬름 텔의 사과의 세 가지가 있어 아담의 사과는 ‘종교’를, 뉴턴의 사과는 ‘과학’을, 빌헬름 텔의 사과는 ‘정치’를 각각 만들어 낸다고 하였다.

이제 우리는 위에서 밝힌 효능이나 종류 말고도 불화하는 인간 간에 ‘화해’를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사과를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김희진 hijin@mct.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