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첫 미국본토 시장 당선

세탁소 집 아들인 재미교포가 미국 본토에서 처음으로 시장에 선출됐다.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저지주 에디슨 시에서 실시된 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준 최(34ㆍ한국명 최준희)씨가 그 주인공.

발명왕 에디슨의 이름을 딴 에디슨시는 백인 60%, 아시아계 35%인 인구 10만 명 규모로 뉴저지주에서 5번째로 크다. 한국인은 약 3,000명이 살고 있다.

전통적 민주당 텃밭인 이 도시의 시장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최 당선자는 처음엔 낙승을 예상했으나 막상 투표함을 열자 불과 270표 차이인 50.55%의 득표로 아슬아슬하게 당선됐다.

‘인종 차별의 높은 벽’에 고전한 것이다. 최 당선자의 선거 캠프 관계자는 “선거전이 한창일 때 지역방송 앵커들이 ‘아시아인에게 시장을 맡겨선 안 된다’는 발언조차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선 소감에서 “더 이상 백인, 아시아인이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직 미혼이며 임기는 내년 1월부터 4년 간이다.

에디슨시의 명문 JP스티븐스 고교와 매사추세츠공대(MIT), 컬럼비아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회계법인인 언스트영의 워싱턴 사무소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 200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빌 브래들리(뉴저지 주) 전 상원의원 진영에 합류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1971년 서울서 태어난 그는 3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갔다. 부모 최상영(65ㆍ육사 17기)씨와 홍정자(62)씨는 20여년 간 세탁소를 운영하며 아들의 ‘아메리칸 드림’을 뒷바라지했다.

지난해 하와이에서 한인 2세인 해리 김씨가 시장에 재선됐지만 미국 본토에서 한인 출신 직선시장의 탄생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창준 전 미국 하원의원이 캘리포니아주 다이아몬드 시에서 시장을 한 적이 있지만 직선이 아닌 순번제였다.


조신 차장 shinch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