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역도 간판 장미란 선수, 세계선수권 금메달 2개

한국의 여자 역사(力士)가 중국의 벽을 깨고 세계를 번쩍 들어올렸다. 한국 역도의 간판 장미란(22ㆍ원주시청)이 그 주인공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물집이 터져 피로 얼룩진 손바닥으로 바벨을 들어올려 국민을 감동시킨 그였지만 아쉽게 은메달이었다.

그러나 1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17회 세계여자역도선수권대회에서는 달랐다. 최중량급(+75㎏)에서 인상 128㎏, 용상 172㎏, 합계 300㎏을 들어올려 용상과 합계에서 금메달, 인상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장미란은 용상 3차 시기에서 178㎏을 신청, 합계 306㎏으로 세계 신기록(305㎏)까지 도전했으나 거의 들어올린 바벨을 놓쳐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의 여자 역도에서 세계챔피언이 나온 것은 1999년 아테네 세계선수권에서 김순희가 용상 금메달을 딴 이후 처음이고 합계 금메달은 최초다.

남녀 통틀어서도 전병관(현 대한역도연맹 이사)이 1991년 독일 세계선수권에서 용상과 합계에서 우승한 이래 무려 14년만의 낭보다.

장미란은 지난해 부쩍 기량이 늘었다. 4월에 열린 올림픽 선발전에서 용상 170㎏을 들어, 한국 여자역도 사상 처음으로 비공인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합계 역시 300㎏으로 비공인 세계타이를 기록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은메달 기록인 272.5㎏에서 1년 6개월만에 무려 17.5㎏이나 늘린 것이다.

중학교 3학년 때 역도를 시작한 장미란은 원주공고 3학년 때 국가 상비군에 발탁됐다. 그리고 다음해인 2002년 국가대표 1진으로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따면서 이름을 알렸다.

170㎝, 115㎏의 장미란은 타고난 장사다. 아버지 장호철(51)씨 역시 학창시절 역도를 했고 동생 장미령(20)도 원주시청 소속 역사다.

한편 원주 출신 장미란 선수가 세계를 제패하면서 예산확보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는 ‘역사의 도시’ 원주 역도전용경기장 건립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신 차장 shinch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