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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카터의 '위험에 처한 우리의 가치'


이제는 지난해가 된 2005년의 1월20일자 ‘어제와 오늘’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팔순을 맞아 쓴 ‘행복한 시간을 나누며’에 대해 썼다.

카터는 1981년 백악관을 떠난 후 육순이 되던 84년에 에베레스트, 킬리만자로를 부부가 함께 등정했다. 칠순이던 94년 6월15일에는 ‘수령’ 김일성 주석 부부와 함께 대동강 96㎞를 7시간 동안이나 항해 했다.

그때 훌륭한 대동강 가이드였던 김 주석은 “탈퇴한 IAEA감시를 다시 받겠다. 한국의 김영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겠다”며 전쟁 일보 전의 한반도의 먹구름을 걷었다.

그 후 한 달이 채 안되어 김 주석은 ‘급병’으로 사망했다.

그 후 10년, 팔순을 앞둔 카터는 2004년 10월 그의 19번째 회상록인 ‘행복한 시간…’을 내며 바랐다. “북한의 김 대통령(그는 주석을 그렇게 썼다)은 우리 부부가 날치 낚시광임을 알고 이 낚시에 대해 설명했다.

해방이 되어 고국에 돌아와 동북지방을 방문했는데 주민들이 송어를 ‘일본고기’라며 약을 뿌려 잡아 올리고 있었다. 그는 주민들에게 알려줬다.

‘그 고기는 세기 초에 이곳에 왔던 어는 미국 광산전문가가 미국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그는 그 ‘미국고기’를 보호하는 시책을 폈다. ‘편한 때에 다른 낚시꾼과 함께 오시구려. 그리고 유럽과 미국인의 날치 낚시대회를 열도록 도와 주시오’라고 말했다.”

수령 김일성의 세계 송어 날치 낚시대회는 그의 죽음으로 허망스럽게 되어버렸다. 특히 카터가 팔순이 되던 2004년은 한국ㆍ미국과 북한이 핵폭탄 제조를 둘러싼 긴장으로 한반도에서 북한의 핵폭탄을 ‘날치기’라도 해야 할 험악한 때였다.

또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2005년 11월17일 카터는 20번째 회상록 ‘위험에 처한 우리의 가치들 – 미국의 도덕적 위기’를 냈다.

뉴욕타임스 논픽션부문 5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누리다가 7주째가 되어서야 2위로 내려온 책이다. 아마존닷컴의 종합판매순위 10위에도 올랐다.

1924년 11월1일생인 카터는 1943년 미 해군사관학교에 입학, 6ㆍ25가 난 1950년에는 극동해역을 담당하는 잠수함 프놈페르호의 작전장교였다.

한국전쟁에서 열전을 겪지는 않았다. 1953년 전역해 농사꾼, 벌목꾼, 주 상원의원, 조지아주 지사에서 1976년 민주당 출신 37대 대통령이 됐다.

그는 1976년 한국을 찾아 6월30일과 7월1일 두 차례에 걸쳐 박정희 대통령을 만났으나 그 때의 주한미군 철수 및 한국 인권개선을 위한 갈등에 대해서는 대통령 재임시의 회고록인 ‘신앙을 지키며’에서는 언급이 없다.

다만, 그의 평전 ‘끝나지 않은 대통령’의 작가인 더글러스 브린크리(뉴올리언스대 역사교수)과의 인터뷰에서 조금 내비치고 있다.

카터는 박 대통령의 “주한미국 철수 절대 안 된다”는 굵은 표정에 희죽 웃으며 물었다. “신앙심이 있으십니까?” 박 대통령이 “없다”고 하자 그는 그 자신이 세계 기독교 전도사로서 첫 번째 의무가 있고, 두 번째로 미국 대통령으로서 ‘인권옹호자’라고 말했다.

또 그는 미국에서 교육받은 김장환 침례교 목사를 한 번 만나보고 “우리 기독교에 대해 알아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김 목사를 그 후 만났으며 세 달이 안돼 10월26일 궁정동에서 저격당했다.

20번째 회상록 ‘위험에 처한…’에는 한국과 북한에 대한 생각이 17쪽 정도 된다. 특히 2005년말을 장식한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그의 생각이 눈에 띈다.

“2005년 5월에 한국 과학자들이 혁명적인 방법으로 과학적인 줄기세포 만들기에 성공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불치 환자(당뇨, 척추손상 등)의 체세포로 환자의 것과 같은 새 세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랍다.”

카터는 눈을 미국의 복제 및 체세포 진행에 눈을 돌리며 비판한다. “많은 미국인들이 생명의 존중을 내세우며 수정란 복제를 억제하려고 한다. 그러나 체세포를 복제 하는 게 옳다는 옹호론자도 많다. 그런데 이런 옹호자가 사형폐지를 반대하는 사람들이란 것은 무엇을 말해 주는가.”

카터는 부시 대통령을 이번 회상록에서 직접 거명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만인의 평등, 교회와 국가의 분리, 인권의 존중, 행복 추구권을 가진 나라를 만들자는 미국 건국정신이, 도덕이 퇴락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세계 날치 낚시대회가 북한에서 열려야 한다는 희망을 새해에는 이루어지기를 바랐다. 그러기 위해 부시의 선제공격 전략, 네오콘의 기독교적 근본주의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쓰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적의가 없음’을 명백히 해야 한다.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이웃국가와 평화스럽게 지내려 하면 국교를 정상화 해라.”

“1994년 제네바 합의의 기본은 지켜져야 한다. 북한, 일본, 한국, 미국, 러시아, 중국과 함께.”

워싱턴 포스트 ‘북 월드’의 서평가 앨런 월프는 ‘위험에 처한…’을 평했다. “일반적으로 ‘기독교의 복음’주의자들은 현세를 개탄한다.… 카터 전 대통령도 이 책에서 많은 개탄을 했지만, 그건 부시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지 않았다.… 그가 제시하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의 경직성, 지배성, 독보성, 악의 축출론 주장을 개혁해야 한다는 것은 옳은 것 같다.… 이 책은 카터가 미국 대통령 중 최고에 속하며 그보다 가장 좋은 인간임을 잘 나타내 준다.”

회고록 집필에 나선 김대중 전 대통령, 김종필 전 총리 그리고 절반의 임기를 넘긴 노무현 대통령은 꼭 이 책을 읽기 바란다.




박용배 언론인


입력시간 : 2006-01-0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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