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가들은 흔히 세상에서 가장 전망하기 어려운 것으로 기상 전망과 경제 전망을 동격에 놓곤 한다.

일정한 원칙이 있는 듯하면서도 가끔은 종잡을 수 없다는 점에서 기상과 경제의 유사성은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측면이 분명 있다.

게다가 인간 생활에 미치는 파급력은 또 얼마나 엄청난가.

그러나 둘 다 어렵기는 매한가지이지만 기자가 보기에는 몇 가지 다른 점도 있는 것 같다. 우선 기상은 하늘의 일에 속하는 조화이고 경제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변주라는 것이다.

곧장 유추할 수 있는 또 다른 차이는 기상이 인간 의지 밖의 현상이라면 경제는 사람들이 어떻게든 만들어갈 수 있는 대상이라는 점이다.

물론 경제가 기상의 영향을 상당 부분 받는다는 점에서 이는 잘못된 전제일 수도 있다. 가령 동남아 국가들을 휩쓴 지진해일 쓰나미와 미국을 강타한 태풍 카트리나가 남긴 상처에서 보듯 말이다.

하지만 대재난의 경우를 제외하면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기상 변화와 연관을 맺고 살기 때문에 경제가 잘 되고 못 되고를 기상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또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거의 대부분의 기상 변화는 예측 가능성의 범주 안에 들어오고 있는데, 오히려 경제 변동은 갈수록 전망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그것은 인간 사회가 스스로 만들어놓은 경제의 복잡성과 예측 불가능성 때문이 아닐까.

다소 궤변 같지만 이 말의 일리는 기상 전망과 경제 전망이 얼마나 결과와 일치하는지를 곰곰 따져보면 느낄 수도 있을 듯하다.

아마도 경제 전망이 번번이 빗나가고 이 때문에 수정 전망을 수시로 내놓아야 했던 경제학자들은 동의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김윤현 기자 uny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