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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접으며] 그 섬에 가고 싶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그 섬에 가고 싶다.’

시인 정현종은 현대인을 섬에 비유했다. 서로 단절되어 홀로 떠있는 고독한 섬. 자아보다는 외부, 정신에 비해 지나치게 거대화된 물질이 중심이 된 섬.

그래서 외로움과 소외, 무력함이 온 몸을 휘감아 까칠한 삶이 되는.

그러한 섬으로 표류하는 이가 어디 현대인 뿐이랴. 뿌리가 뽑히고 위협받는 이들의 섬은 더 황폐하다.

이 땅에 터잡고 사는 외국인 가운데 많은 삶이 그렇다. 일찍 이 땅에 자리를 잡거나 운 좋게 선진국 브랜드를 단 삶은 그런대로 괜찮다.

제법 여유가 있고 부럽기도 해 종종 섬인지 육지인지 분간이 어렵다.

그러나 대다수 외국인의 삶은 팍팍하다. 코리안드림을 좇아왔지만 현실은 멀고 악몽으로 치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싸구려 브랜드라는 편견으로 손해도 자주 본다. 무슨 주홍글씨라도 되는 양 폭풍우에 깎이고 끝내 섬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현재 국내 외국인은 전체 인구의 1%를 넘는 수준이다. 앞으로 외국인 인구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그들은 이미 우리 경제, 문화, 사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럼에도 섬은 온풍보다 한기가 여전하다. 꿈이 꿈에 머물거나 현실과의 간극이 큰 까닭이다. 그러한 데는 이 땅의 주인이 주인답지 못한 자세를 취하는 탓도 있다.

글로벌화도 좋고 세계 1위도 좋지만 그 출발과 마지막은 인간이다. ‘똘레랑스’라는 나와 다른 남을 인정하는 ‘관용’의 미덕은 그 출발점일 수 있다.

병술년 새해에는 외롭고 헐벗은 섬들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보자.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고.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


입력시간 : 2006-01-1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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