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 5월11일자는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재임기간 중 처음으로 29%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 로라 부시는 14일 TV에 나와 지난 50년간 재임 중 가장 낮은 지지도를 받은 남편에 대해 말했다.

“미국 곳곳을 여행하며 사람들을 만나보면서 남편에 대한 호평을 직접 듣고 있고, 많은 사람들은 나에게 다가와 ‘지금 입장을 그대로 유지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 여론조사를 정말 믿지 않는다. (···) 나는 부시가 미국의 신뢰를 잃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칼 로브 백악관 비서실 부실장은 15일 보수성향의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 초청연설에서 지지도 하락에 대해 로라와 비슷한 해석을 내렸다.

“현재의 부시에 대한 소비자 신뢰지수, 호감도는 지난 40년간 평균지수보다 훨씬 높다. 지지도 29~30%에 머무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이라크 전쟁 때문에 호감도와 지지도가 연결되지 않고 있다.”

백악관에서 그렇게 느끼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뉴욕타임스 흑인 칼럼니스트인 봅 허버트의 해석은 사뭇 다르다. 그는 15일자 ‘미국의 공포’ 글에서 염려했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대공황(1929~33)때 ‘미국의 공포’를 해소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부시는 전혀 반대편에 서 있다. 공포는 부시가 미국인에게 주는 유일한 자산(asset)이요 이점이다.”

“5월 11일에는 바그다드 서쪽 50마일 지점 다리에서 60톤 탱크가 강물에 떨어져 4명이 죽고 3명이 또 도로변 폭발물로 희생되었다. 이런 비극적 죽음은 미국에서는 큰 뉴스가 아니다. 수천만의 전화 통화기록을 정부가 수집했다는 대통령의 권력장악력에 ‘공포’를 느끼고 있다.”

이런 때에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지난해 5월 31일 발행된 베니트 페어 (Vanity Fair) 잡지에 의해 ‘딥 스로트’ (72년 6월 발생한 워터게이트 사건 때 워싱턴포스트(WP)에 제보한 사람의 별칭)임이 밝혀진 당시 연방수사국(FBI)) 제 2인자였던 마크 펠트(1913년생).

그는 지난 4월 24일 ‘한 정보요원(G-man)의 인생- FBI, ‘딥 스로트’ 그리고 워싱턴에서 명예를 지키기 위한 투쟁’을 펴냈다. 그는 로라 부시나 칼 로브와 의견이 같을까? 봅 허버트 쪽일까?

"워터게이트 침입사건에는 백악관이 많
이 개입되었다. 그 후 사건 은폐는 언론의
협력 없이는 밝혀지지 않았을 것이다"

93세인 펠트는 치매기가 있지만 책을 내고 TV에 출연하여(4월25일) 말했다. “나는 딥 스로토가 한 일이 자랑스럽다. 내가 그와 관계된 것도 자랑스럽다.”

“나는 줄곧 (FBI 1941년 입문~ 1974년 퇴임) 올바른 일을 100% 정확하게 해왔다.”

결국 워싱턴포스트의 1년차 수도권 기자 밥 우드워드, 칼 번스타인의 제보자이기보다는 ‘선생님’으로 그는 닉슨 행정부의 워터게이트 음모를 캐낼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워싱턴 정가 권력자의 불법도청과 은폐 음모를 언론을 통해 바로잡으려 했던 마크 펠트. 그는 요즘의 부시 정부와 이라크, 이란, 북한에 대한 정책의 진행을 어떻게 볼까?

대답이 될는지 모르겠다. 그를 딥 스로트라 부르며 워터게이트를 파헤쳤든 밥 우드워드(현재 WP 부국장)는 지난해 7월 ‘시크릿 맨(secret man)- 워터게이트의 딥 스로트 이야기’를 내며 밝혔다.

“마크 펠트가 딥 스로트임이 밝혀지더라도 여러 의문이 뒤따를 것이다. 의문은 의문을 낳고 돌아다닐 것이며 나 같은 기자들의 추적은 계속될 것이다. 그것은 제보의 동기를 묻는 것이다. 역사에는 마지막 초안은 없다. (···) 펠트가 제보하게 된 동기는 애국심과 닉슨 권력으로부터의 FBI 독립이 아니었을까.”

우드워드가 33여 년간 지켰던 제보자 이름의 비공개는 결국 펠트의 회고록을 내게 했다. 우드워드의 상상과 추정에 대해 그는 짧막하게 답변하고 있다.

304쪽의 그의 책 본문 중 겨우 33쪽이 워터게이트 이야기로 채워졌다. 나머지는 FBI의 명성, 명예가 주요한 내용이다, 48년간 국장을 지낸 에드가 후버(1875~1972년)와 그와의 관계. 후버는 FBI를 어떻게 운영했으며 어떻게 요원을 길러냈는가 등이다. 그것은 FBI가 권력, 정치로부터의 독립이며 FBI 요원, 수사관은 진실한 인간의 상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워터게이트를 회고하며 결론내리고 있다. “워터게이트 침입사건에는 백악관이 많이 개입되었다. 그 후 사건 은폐는 언론의 협력 없이는 밝혀지지 않았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내가 우드워드를 도와준 것이 올바른 일인가 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그러나 진실의 저변은 우리(펠트, 우드워드, 언론, FBI 수사관)들은 진실을 캐냈다는 것이며 또한 이런 행위는 바로 FBI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마크 펠트는 “공정하게 말하면 FBI의 워터게이트 수사의 성공은 언론으로부터 큰 힘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고 적었다.

도서관학을 전공한 로라 부시. 부시의 ‘책사’라는 칼 로브는 꼭 마크 펠트의 책을 읽어보아야 한다.


박용배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