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 적합하고 고유가 시대에 대비해 등장한 바이오디젤. 요즘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신ㆍ재생 에너지다. 그런데 이를 둘러싼 국내 정유사와 바이오디젤 업체 간의 다툼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싸움도 급(級)이 있고 사연이 있기 마련인데 이번 다툼은 한쪽이 일방적인 데다 맞짱을 뜰 상황도 아니다. 정유사는 말 그대로 골리앗이고 업체는 처음부터 상대가 안됐다. 다윗의 용기와 지혜도 필요없는 일방적 싸움이었다.

업체는 바이오디젤이란 용어조차 생소한 시기에 어렵게 바닥을 닦았다. 그리고 5년여 동안 공을 들여 일부 기술은 세계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국가가, 세계가 ‘환경’에 한목소리를 내면서 바이오디젤의 주가는 급등했고 업체는 힘이 났다.

정유사는 그게 아니꼬웠고 한편으론 탐이 났나 보다. 몇 차례 시비를 하더니 딴지를 걸었다.

한솥밥 식구라고 할 정도로 가까운, 그러나 형평을 유지해야 하는 공무원 앞에서. 그래도‘초록은 동색’이라 했던가. 당국은 바이오디젤업체의 하소연에 따뜻한 눈길은커녕 관심조차 없었다. 팔짱을 끼고 돌아앉거나 괴팍한 논리를 앞세웠다.

힘에 부친 업체 중 일부는‘목구녕이 포도청’이라고 혹시나 하며 백기투항했고 나머지는 다윗처럼 맞서거나, 혹은 버티기나 자포자기로 시간만 죽였다.

싸움이 싱거우니 긴장감도 떨어진다. 그런데 뻔한 스토리가 화를 치밀게 한다. 역대 정권에서 정유사업의 가장 큰 그늘은 정치 비자금일지 모른다는 의심이다. 참여정부에 그런 딱지는 어울리지 않은 듯싶다. 그래도 수십년 얽히고설킨 당사자들의 인연이 쉽게 바뀔까 하는 의구심은 남는다.

하기야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중동국의 눈치를 봐야하니 그들의 뜻대로 움직일 수도 있겠다. 바이오디젤에 가려진 더러운 환경은 언제쯤 지워질까.


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