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지에서 양지로 나온 P2P가 생존력을 갖고 살아갈 수 있게 도와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으로써 새로운 시장이 열리면 서로 상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인터넷 무료 음악 서비스 업체들과 수년 동안 협상을 벌여 온 음원제작자협회의 한 관계자는 협상 상대방인 P2P업체와의 관계를 이렇게 규정했다.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티격태격 싸우기도 하고 언쟁을 벌여왔지만 결국은 함께 나아가야만 될 동반자라는 인식에서다. 여기에는 부담할 것은 부담져야 한다는 무언의 압력도 깔려 있다.

반면 한 스트리밍 업체 대표는 “합의는 했지만 음원권자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아쉽다”고 토로했다.

“인터넷에서 음악을 틀거나 듣는 것이 방송을 통해 음악을 듣는 것과 크게 다른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왜 인터넷 공간에서는 유료화를 고집하는지 알 수 없다”는 주장이다. 즉 음악을 들려 주는 영업 행위라기보다 미디어처럼 음악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뿐이라는 것이다.

당연히 음원권자들도 할 말이 많다. “그럼 왜 CD 판매량은 줄어 들었냐고?” “인터넷 음악 사이트 인구가 폭증하면서 가요계 종사자들이 겪는 불황은 누가 보상해 주느냐?”는 물음이다. 이 부분에서 그 어느 쪽도 정답이라고 내세울 논리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일단 온라인 음악 유통에서 유료화라는 대세는 이미 시작됐다는 것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종전 무료로만 사용해 오던 인터넷 음악을 이제는 정당한 가치를 지불하고 이용해야만 한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굳이 음악 포털업체나 음원권자 등 어느 누가 수익을 가져가고 더 많이 벌어야 된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 가요 관계자의 말처럼 온라인 음악 유료화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는 어쨌든 미래의 우리 음악 산업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종사자들이 노력한 만큼의 합당한 대우와 수익을 받는 선순환 구조로 가야한다는 교훈을 일깨워주고 있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