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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접으며] 빗나간 '영재 교육'


“너의 존재는 내 학급에 대한 존경심을 잃게 한다.”

인류가 낳은 최고의 천재 중 한 명인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고등학교 시절 지지리 언어 감각이 없어 중퇴할 때 그리스어 선생이 평한 말이다. 심지어 아인슈타인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 구구단도 제대로 못 외웠다고 한다. 만약 아인슈타인이 한국에서 학교 교육을 받았다면 어떠했을까.

아마도 그는 더한 구박을 받았을 것이고, 영재로 큰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천재성의 싹이 잘렸을지 모른다. 아인슈타인의 예에서 보듯 어린 학생의 천재성은 타고나는 것이며, 초기엔 잘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요즘 서울에서는 어찌된 일인지 영재성이 없는 아이까지 억지로 영재 교육을 받게 하기 위해 훈련시킨다는 학원들이 성행하고 있다.

자녀를 좋은 환경에서 교육시키고 싶은 부모 마음이야 이해 못할 것도 없다. 그러나 우리와 영재 교육에 대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외국의 상황은 크게 차이가 있다.

“외국에서는 영재로 뽑히면 교육을 받든지, 아니면 말든지 하는 식이에요. 우리처럼 학원까지 다니면서 기를 쓰고 영재교육을 받으려고 하지 않아요. 오히려 영재로 뽑히더라도 특별한 시선이 싫어 오히려 영재 교육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죠.”

외국에서 영재교육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한 전문가는 이렇게 유별난 한국 영재교육의 현주소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더욱이 사설학원에서 영재교육 훈련을 받으면 ‘영재교육원’ 진학에 유리한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다. 영재 판별 시험 문제를 학원에서 다양하게 미리 연습해 보면, 전혀 접해보지 못한 학생들보다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까닭이다. 이는 가정 형편 등으로 사설 학원에 다닐 수 없는 진짜 영재 아이들을 소외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일부 학부모와 초등학생들이 왜 이토록 영재교육원 진학에 목을 매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특목고에서 ‘영재교육원’ 수료자 특별 전형을 실시하고, 특별전형에 떨어지더라도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재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부여한 혜택이 영재교육을 변질시키는 독으로 작용하고 있는 게 요즘 우리 교육의 실상이다.

‘영재교육원 경쟁률 = 영재교육의 활성화’는 아니다. 영재교육의 활성화 전략을 새롭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입시의 도구로 전락하는 표피적 활성화보단 국가 인재를 육성하는 내실 있는 성장이 보다 중요하다.



입력시간 : 2006/12/05 14:04




배현정 기자 hj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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