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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메이커] '개방전도사'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14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할지 아니면 아르헨티나처럼 개방의 파고에 휩쓸려 추락할지는 알 수 없지만 이제 닻은 올려졌다.

개방을 향한 대한민국호(號)의 출항은 여러 전사(戰士)들이 이뤄냈다. 특히 전사들을 지휘한 김종현(48) 통상교섭본부장의 역할이 컸다. 일부에서 ‘김완용’이라는 극단적 비난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미국이라는 골리앗을 향해 다윗의 지혜를 발휘했다는 평가가 일단 우세하다.

한·미 FTA는 김 본부장으로 인해 출범부터 파격적이었다. 2003년 2월 노무현 당선자는 스위스 제네바 세계무역기구(WTO) 수석법률자문관에게 통상 현안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주문했다. 아시아인 최초이자 최연소 WTO 법률자문관으로 일하던 그가 새 인물을 찾던 노 당선자의 눈길을 끈 것이다.

김 본부장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개방의 메시지를 간단하고 명확하게 전달했다. 첫 만남에서 노 대통령은 김 본부장에게 강렬한 인상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노 대통령은 그의 세계를 보는 식견과 전문지식, 전략적 사고 등을 높이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그해 5월 노 대통령은 그를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의 2인자인 통상교섭조정관(차관보)에 전격 임명했다. 김 신임 조정관은 즉시 FTA 추진 로드맵 작성에 들어가 같은 해 8월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승인을 받았다.

그리고 2005년 9월 멕시코 방문길에 오른 노 대통령은 비행기 안에서 한ㆍ미 FTA를 결심한다. 김 본부장의 전략적 마인드를 신뢰한 것이다. 이듬해 7월 노 대통령은 그를 통상정책의 사령탑인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승진시켰다.

김 본부장은 즉시 FTA국을 신설한 뒤 미국을 겨냥해 캐나다, 멕시코부터 협상을 시작했다. 우회적으로 미국을 자극하면서 한편으론 한·미 경제동맹을 이해시키고 로버트 포트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대표를 만나 설득하는 등 미국 내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주력했다. 김 본부장이 424일의 긴 FTA 협상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그러한 노력의 산물이기도 하다.

그의 승부사 기질과 협상의 맥을 집는 판단력도 한·미 FTA 협상에서 힘을 발휘했다. 마지막 협상을 48시간 연장하는 미국의 압박전략을 버티기로 맞서 쌀 개방 요구를 막기도 했다.

골리앗 미국을 상대해 어느 정도 맷집이 생긴 김 본부장은 앞으로 한ㆍ일, 한ㆍ중 FTA 협상, 유럽연합(EU)FTA 협상에도 주역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개방’이라는 무한전쟁의 바다로 나선 대한민국는 FTA라는 파고 외에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다자무역체제라는 또 다른 파고도 헤쳐가야 한다. 갈 길은 아직 멀다.

게다가 한국 경제가 이번 한·미 FTA 협상 타결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을지에 대한 정확한 손익계산서도 불확실하다. 그래서 그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지금 유보할 수밖에 없다. 만약 한국 경제가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추지 않은 채 개방의 문만 활짝 열어다간 국내 산업이 붕괴돼 아르헨티나의 전철을 밟지 말란 법이 없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외교관인 김병연 전 노르웨이 대사의 아들로 중ㆍ고교, 대학을 해외에서 다녔고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석ㆍ박사를 마쳤다. 미국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다 한국으로 건너와 98년 홍익대 교수로 있다 외교부 통상전문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부인 강금진(44) 씨와 사이에 아들만 둘이다.



입력시간 : 2007/04/10 13:24




박종진 차장 j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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