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은 볼링인데 ‘캔들핀 볼링(Candlepin Bowling)’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나도 며칠 전에 비로소 처음 알았다.

같은 실험실에서 공부하는 미국인 친구랑 볼링장에 갔을 때의 일이었다. 볼링장의 모습이 여느 곳과는 좀 달랐다. 공 모양부터 희한했다. 크기도 작을 뿐더러 손가락을 끼우는 구멍이 없어 그냥 손 전체로 잡고 바닥으로 굴릴 수 있게 생긴 공이었다.

핀의 생김새도 이상했다. S라인의 콜라병 형태가 아니라 아래에서 윗부분까지 굴곡 없이 ‘1자’형이었다. 말 그대로 양초 막대기 모양이었다.

미국인 친구에게 물어보니 뉴잉글랜드(메인, 버몬트, 뉴햄프셔, 코네티컷, 로드아일랜드, 메사추세츠주)와 캐나다 일부 지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볼링이라고 했다. 1880년에 메사추세츠주의 우스터에서 저스틴 화이트라는 사람이 처음 개발했는데, 그후 뉴잉글랜드 전역으로 퍼졌다고 한다.

아무튼 재미 있게 게임을 했다. 룰도 조금씩 달랐다. 한 사람이 한 프레임에 모두 세 번을 던질 수 있다. 그리고 중간에 쓰러진 핀을 치우지 않는다. 다시 말해 볼을 세 번 모두 던질 때까지 쓰러진 핀을 그대로 놓아둔다.

작은 공으로 캔들핀을 쓰러뜨리기가 어려워서 그런 것 같다. 공이 무겁지 않으니, 큰 힘을 들이지 않고 편하게 맥주를 마시면서(미국의 볼링장에서는 맥주를 판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낮에 아이들이랑 가족이 함께 와서 편하게 놀 수 있다고 한다.

이번 주말 마땅히 나들이할 곳이 없다면 캔들핀 볼링을 쳐보는 것이 어떨까. 한국에는 있는지 모르겠지만.

김병철 통신원 (미국 메인대학 재학)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