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투자가들은 중국 투자에

대해 ‘버블의 악몽’과 ‘대박의 그림’ 사이에서 갈등이 크다.

(2) 상반기부터 꾸준하게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는 LG전자는 3분기에 2,190만 대를 팔아 판매 대수 부문에서 분기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다.

(3) 여론조사 결과에서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시 최저치를 갱신한 것을

(4) 급등하는 유가나 사상 최저 수준을 연일 갱신하고 있는 달러 가치의 흐름을 잡으려면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는 이달 말 열리는 공개시장 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올려야 한다.

(1)은 증시가, (2)는 가전제품 판매 대수가 각각 최고치를 갱신하였고, (3)은 지지율이, (4)는 달러 가치가 각각 최저치를 갱신하였다고 각각 밝혔다.

(5) 1킬로미터 완주 기록 갱신에 실패하자 관객들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6)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는 한 남성이 물수제비를 무려 51차례나 떠, 기네스 기록을 갱신했다고

합니다.

(5), (6)에서는 기록을 갱신하였다고 했다. 이들 ‘갱신’ 사용은 적절한 것인가. ‘경신’이니 ‘갱신’이니 하는 말의 한자는 ‘更新’이다. 이미 있던 것을 고쳐 새롭게 한다는 뜻이라면 ‘경신’이든 ‘갱신’이든 어느 쪽을 써도 무방하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이 두 말은 구분되어 사용된다.

‘更’을 ‘경’으로 읽으면 ‘고치다, 개선하다, 바꾸다, 바뀌다, 번갈아’의 뜻이 된다. “옷을 갈아입는 일”이 ‘경의(更衣)’이고 “갈아입는 방”이 ‘경의실’이다. “거문고 줄을 팽팽하게 고쳐 매는 일”, “느슨하게 풀린 것을 고쳐 긴장하게 하는 일”, “부패한 제도를 혁신하는 일”이 ‘경장(更張)’이다. “바르게 고치는 일. 개정하는 일”이 ‘경정(更正)’이며 “번갈아 교체하는 일”이 ‘경질(更迭)’이다. 이에 따라 위의 (1)~(6)의 ‘갱신’은 최고치든 최저치든 기록을 고치는 일이니 다음의 (7), (8)처럼 ‘경신’으로 바뀌어야 한다.

(7) 코스피 지수가 어제에 이어서 이틀 연속 반등하며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8)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던 기아차가 6일 만에 상승 반전했다. 기아차는 23일

오전 9시34분 현재 전날보다 3.11% 오른 9620원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更을 ‘갱’으로 읽으면 ‘다시, 또, 재차’의 뜻이 된다. “죽게 되었다가 되살아나 소생하거나, 다시 옳은 생활에 들어섬”이 ‘갱생(更生)’이다. “기간이 만료되었을 때 그 기간을 연장하는 일”이 ‘갱신’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9) 70세가 넘은 운전자는 면허 갱신 때 3시간의 강습을 받아야 합니다.

(10) 소액의 소멸성 보험의 경우 주로 1년 만기로 계약이 자동 갱신되는 상품이다.

문제는 매년 갱신될 때마다 보험료가 40∼50%씩 오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11) 이병수 민노당 대구시당 비정규직철폐운동 본부장은 “지난 6년 동안 이씨의 고용 계약은 해마다 자동으로 갱신되는 등 사실상 무기 계약을 맺은 것과 다름없다”며

요컨대 ‘신기록’에는 ‘경신’, ‘기간 연장’에는 ‘갱신’이다. 갱생을 거듭하려면 끊임없이 경신해야 할 것이다. 경신하는 데에 엄청난 노력이 따르는 건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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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진 국어생활연구원 원장 gjmhuijin@hanaf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