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에 관한 가장 큰 오해는 특목고에 대한 ‘개념’ 자체다. 세간에서는 특목고 중 일부일 뿐인 외고와 과학고에 자립형사립고를 묶어 과거 ‘명문고’와 동일 개념인 ‘특목고’라고 통상적으로 일컫고 있다. ‘특목고’에 대한 오해와 편견들을 알아보자.

■ 특목고 입시 몸살, 대입 경쟁의 축소판일 뿐일까

새로 출범할 정부의 ‘자율형사립고 100개’ 공약과 맞물려 앞으로 ‘특목고’가 확대되면 최상위권 학생들 간의 특목고 입학 경쟁이 중상위권 학생들로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작년 서울권 외고 일반전형의 평균 경쟁률은 4.17대 1이었다. 합격 가능성이 낮은데도 특목고 입시 열풍에 가세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입장은 어떤 것일까. 일부 학부모들은 ‘합격 여부와 상관없이 일단 특목고 준비를 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단 특목고에 들어가고 보자’는 의욕만 담겨있는 것은 아니다.

특목고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열정적으로 ‘공부하는 태도’를 몸에 익히고 ‘선행 학습’을 충실히 해둘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이다. 떨어지면 ‘재수생’이 되는 대입과 달리, 특목고 합격에 실패하고 일반고에 가더라도 잃을 것은 별로 없다는 생각에서다.

■ 특목고 입학, 목적은 '명문대 합격'일까

대입 후 일반고 졸업생 대부분은 ‘대학 공부는 고등학교와 다르다’는 것을 느껴보았을 것이다. 대학 강의는 친절하지 않다. 한 두 시간 빼먹다 보면 수업 진도는 훌쩍 지나가버리고, 교수님이 복습시켜주는 일은 없다. 이른바 ‘자기주도형 학습’이 몸에 배어 있지 않으면 공부에 흥미를 잃기 십상이다.

특목고를 졸업한 학생들은 어떨까. 그들은 대학 공부가 크게 새롭지 않다고 말한다.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공부습관’이 체질화되어 있는데다가 토론 수업 등 고차원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학습하는 동안 대학 수준에서 요구하는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왔기 때문이다.

대입 후 학업에 대한 열의가 식어버린다면 명문대 합격의 의미는 퇴색한다. 특목고를 ‘명문대생 양성소’로만 바라보는 시각은 편협하다.

■ 특목고, 부유한 계층의 전유물일까

특목고의 학비는 일반고에 비해 2~3배 비싸다. 기숙사를 운영하는 경우에는 비용이 더욱 들어간다. 하지만 평면적인 학비 만을 따져 특목고를 ‘귀족 학교’로 몰아세우는 것은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지나치게 간과하는 것이다. 민족사관고의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5.5명에 불과하다. 자립형사립고 전체 평균을 살펴봐도 15명을 넘지 않는다.

일반고와 학비 차이가 나지 않는 공립 특목고들도 있다. 또한 성적우수자나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각 특목고마다 10~30% 정도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 특목고 입학은 영원히 '좁은 문'일까

최근 인수위 측에서는 고교 다양화 프로젝트에 따라 자율형사립고를 수요에 맞춰 점차 설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따라서 기존 특목고 경쟁률이 한꺼번에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교육이 곧 상품’이라는 점에 눈을 뜬 지방별로 특목고를 늘리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으므로 선택의 폭은 차차 넓어질 전망이다. 가령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각종 특성화 사업들에 다시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남양주의 기숙형 영재학교와 특목고 3개의 추가 설립이 추진될 전망이다.

서울시와 경기도교육청에서 발표한 2009년 특목고 입시 전형에서는 내신반영을 30~6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학교의 숫자나 교육 정책이 어떻게 변화하든 내신을 철저히 관리하고 국ㆍ영ㆍ수 등 주요 과목에 실력을 탄탄히 하고, 창의력과 문제 해결력을 키우는 것이 특목고 진학의 왕도다.

■ 송오현 DYB최선어학원 원장

‘중학교 첫시험 특목고 합격 결정한다’ 저자, 고려대 졸, 15년 동안 서울 대치동에서 중고생 대상 영어 강의. 현재 DYB최선어학원, DYB입시전문학원, DYB 수학전문학원 등 서울과 경기도에 13개 분원직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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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오현 DYB최선어학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