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대학들이 전국 고교의 합격 인원수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대입 결과를 기준으로 전국 특목고와 일반계고의 서열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될 것이다.

고교 간 무한 경쟁이 시작되었다. 그래서일까? 이미 3학년 체제로 움직이는 고교가 있다. 아침 7시 30분까지 등교시켜 아침 자율학습, 특별 보충 수업과 저녁 자율학습까지 강행하면서 새 담임이 진학 면담도 시작하였고, 학부모를 상대로 입시 설명회도 끝냈다고 한다. 아직 2008입시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2009입시는 시작된 것이다.

예비 고3에게 물었더니, 가장 큰 부담이 시험이란다. 학교 내신관리, 수능의 잣대가 되는 모의고사, 그리고 생각만 해도 숨 막힌다는 대입수능... 고3이 1년 동안 기본적으로 보는 시험은 10회, 각 학교별로 기획된 시험까지 합하면 총 13~15회 정도가 된다.

대입수능을 위한 마라톤은 계속 되지만, 중간·기말 고사와 같은 정규 시험도 내신 성적 때문에 부담이 크고, 모의고사 역시 대학 수능과 직결되고 진학 전략을 짜는데 기본이 되기에 무시할 수 없다.

중간ㆍ기말고사는 내신 성적을 산출하기 위한 시험이다. 3학년에서는 1,2학년 때와 달리 대입수능이나 대학별고사와 연계해서 출제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 다양한 난이도의 문항이 출제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즉, 객관식 문항은 대입수능형 문항으로 출제되므로 암기된 지식만으로 답을 구하기가 어렵고, 주관식 문항은 대학 입시의 통합 논·구술시험을 염두에 두고 출제된 문항이므로 시험 범위 지식만으로 해결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중간·기말고사를 잘 보는 방법은 ‘수업시간에 충실히’ 하는 것이 최선이다.

모의고사는 6회 실시된다(교육청 연합모의고사 4회와 평가원 모의 평가 2회). 교육청 시험은 재학생만 응시하고, 평가원 시험은 재수생도 응시한다.

대수능과 동일한 방법으로 실시되며, 이미 1, 2학년 때부터 여러 차례 보아왔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겠지만, 수리 영역과 탐구 영역을 중심으로 시험 범위가 넓어지고, 어려운 문제 수가 늘어난다는 것을 명심하자. ‘3월 성적이 대수능 성적’이라 말이 있다.

첫 단추를 잘 꿰야 하듯, 3월 첫 시험을 잘 보는 것이 중요하다. 전년도 3월 기출 문제를 꼼꼼하게 풀어보고, 탐구 영역까지 균형 있게 공부해야 한다.

해를 거듭하면서 교육청과 평가원 모의고사의 수준과 질이 향상되고 있으며, 성적 분석 자료가 다양하게 발표되고 있다. 자신의 실력이 전국 수험생 중 어느 위치에 있는지 판단할 수 하는데 좋은 기회가 되므로 성실한 자세로 시험에 응해야 한다.

시험 성적은 생산적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시험 성적이 잘 나왔다고 우쭐할 필요도 없고, 목표 점수보다 낮게 나왔다고 하여 낙담할 필요가 없다. 특히 재학생의 경우 6월과 9월 평가원 시험은 상위권 재수생들이 거의 모두 참여하기 때문에 당연히 1~2등급 정도 저조하게 나올 수밖에 없다.

성적이 저조하다고 갑자기 학습 방법을 바꾸거나 목표 대학을 낮게 수정해서는 안 된다. 한 예로 6월 모의고사 탐구영역 성적결과가 평소보다 등급하향이 된(1등급→3등급) 학생이, 수능원서 지원 시 탐구영역 선택과목을 바꾸는 바람에 수능 성적이 낮게 나와 재수를 하게 된 경우도 있다.

모의고사는 11월 대입수능을 잘 보기 위한 준비과정에 불과하다. 자신의 지원가능 대학을 설정해보고, 취약 부분을 점검하여 시험 습관을 반성하고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리고 틀린 문제를 교과서를 통하여 정리하고, 오답 노트를 만드는데 활용해야 한다.

오답 노트나 자신의 시험 후기(後記)를 작성하는 것은 수능 성적을 올리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신이 모르는 문제를 한 곳에 정리해둠으로써 11월 수능 직전에 자신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보완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시험 후기는 자신의 시험 습관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 즉,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나 시험을 보는 과정에서 범한 실수를 영역별로 낱낱이 점검해보고, 다음 시험에서는 어떻게 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지를 스스로 정리해보는 것이다.

3학년 일 년 내내 시험의 연속이다. 시험을 두려워하면 시험을 이길 수 없다. ‘즐기는 자가 이긴다!’ 라는 말이 있다. 문제를 풀고, 채점을 하며, 오답 노트를 만드는 과정을 즐겁게 생각하자. 그러다 보면 자신의 능력은 점차 확대될 것이며, 꿈에 그리던 목표 대학은 나의 품안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다.

■ 신동원

휘문고 교사, 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기획부장

교육정보지 만남 대표, 대치교육문화 포럼 대표

‘선생님 어느 대학에 지원할까요’

‘내신 1등급으로 가는 로드맵’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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