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별고사는 그 성격이 다른 시험과는 다르다. 내신과 수능이 성적지표를 제공하기 위한 시험이라면 대학별고사는 합격생을 선발하기 위한, 즉 떨어뜨리기 위한 시험이다. 따라서 평가권한이 온전하게 대학에 있는 시험이다.

논술은 2008학년도 입시에서 가장 논란이 많았던 대상이었으며, 2009학년도에서도 마찬가지다. 논술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을 크게 '통합교과형'과 '논술 가이드라인'으로 나누어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통합교과형'논술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이 핵심 개념만 정확히 꿰뚫을 있다면 논술의 대비방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한때 '내신, 수능, 논술 '이' 죽음의 트라이앵글'로 지목됐었다. 하지만 사실 이것들은 '상생의 라이앵글'이다.

그것들은 모두 교과서의 '개념'학습과 계되어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경제'수업 시간에 '희소성의 원칙'을 배웠다고 한다면 학교 선생님은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에서 학생들이 그것을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를 평가한다. 하지만 수능에서는 단일 개념만을 묻는 것은 출제되지 않는다. '희소성의 원칙'을 경제교과의 다른 개념(물가 등)과 묶어서 출제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논술은 어떤 것인가? 바로 경제에서 배우는 '희소성의 원칙'과 다른 교과의 개념(예를 들면 윤리 교과의 '시민 윤리' 등)을 묶어서 출제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통합교과형 논술'인 것이다. 2008학년도 논술에서는 교과 통합의 범위가 확대되었는데,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통합의 범위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바로 고등학교 과정에서 배운 모든 내용이 그 대상이 된다. 그래서 인문계열의 논제 중에 수리적 능력을 묻는 것이 출제될 수 있다. 학생들은 교과서의 기본 개념을 바탕으로 보다 체계적이고 심화된 학습을 한다면 큰 어려움 없이 논술을 준비할 수 있는 것이다.

'논술 가이드라인'이 폐지되면 본고사가 부활하는 것인가? '논술가이드라인'은 논술 출제의 기본 지침이 되어왔다. 그 중에서 중요한 것은 '영어제시문 활용 금지'와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출제 금지'가 핵심이다.

이것은 논술이 본고사로 변질되는 것을막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새 정부가 대입 자율화를 천명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사립대학들은 논술 가이드라인의 폐지를 앞 다퉈 언급하고 있다.

해당 대학들은 본고사로의 회귀를 주장하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지난1월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들의 입학처장들이 회동에서 2009학년도 입시에서의 논술을 '2008학년도에 준해서 출제한다'라는 합의를 한 적이 있다.

따라서 가이드라인이 폐지되더라도 급격한 본고사로의 회귀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부 대학의 특정 전형에서 영어제시문을 활용할 가능성은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2009학년도의 논술은 전년도와 크게 다르지 않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지도하여야 하는가? 학부모들에게 가장 권하고 싶은 방식은 '밥상머리 대화'이다. 학생들이 논술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타인의 견해를 수긍하거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것과 다른 사람과 충분한 토론을 해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가능한 방법이다.

가정에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같은 주제를 가지고 가족과 논의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적어도 2~3명의 다른 의견을 청취하고 고려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신문 스크랩 등을 통하여 온 가족이 정보를 공유하고, 그 정보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밥상머리 대화'가 논술 준비의 지름길인 것이다.

또한 자녀들의 요구에 합당한 근거를 대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논술의 핵심이 보편타당한 논거 제시를 통해서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므로, 평소에 자신의 요구 사항이 왜 근거가 있는지 말해보게 하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임박해서 학원에만 보낸다고 논술 지도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보다도 평소의 작은 습관 하나가 자녀의 논술 공부에 더 큰도움이 된다.

■ 최병기 약력

영등포여자고등학교 교사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교사단 중앙위원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논술연구회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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