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모를찾아서'속에 숨은 과학 ①

2003년 유명했던 영화였던 《니모를 찾아서》(Finding Nemo)는 교육학적으로 매우 유용한 만화영화였다고 생각한다.

말미잘 속에서 공생하면서 물고기인 clownfish 니모의 아빠 말린은 사고 이후 니모를 과잉보호하는 부모다. 이 영화는 과잉보호 속에서 자라던 니모가 부모에게 반항하면서 일어나는 힘든 여정을 그린 영화다.

니모의 아버지는 여행을 하면서 150살 먹은 바다거북이를 만나고, 바다거북이로부터 교육에 대한 간접적 가르침을 받는다. 그래서 영화가 끝날 때는 니모 아버지의 교육방식이 시작할 때와는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사실은 니모 아버지의 모습은 현재 우리나라의 보통 부모와 비슷한 모습이다. 이런 영화를 만든 것을 보면 미국에도 과잉보호를 하는 부모들이 많은가보다.)

좋은 영화에서는 옥의티를 찾는 것도 재미있다. 만화영화도 만들다 보면 예기치 않은 NG를 내기 마련이다. 이러한 NG는 스토리가 탄탄할수록 적어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NG가 전혀 없는 만화영화를 찾기는 쉽지 않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서는 NG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 만화영화에서는 몇가지 NG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글에서는 NG 몇 가지와 함께 과학과 관련된 사항 두 가지를 더 살펴보고자 한다.

1. 치과 세면대 물 빠짐 장면의 NG

니모가 치과의사의 수족관에서 탈출하는 장면이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지는 것이 있는가? 전혀 없다. 그럼 내가 왜 NG라고 적어놨을까? <그림 1>

전향력(Coriolis Force)은 운동방향의 오른쪽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소용돌이가 형성되는 방향은 시계 반대 방향이다. 이에 대한 설명은 매우 긴 이야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생략한다.

위의 장면을 살펴본다면 니모가 움직이는 방향은 시계 반대방향인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위의 장면은 우리의 경험과 잘 일치한다. 그런데 저 장면이 NG인 것은 배경이 호주 시드니에 있기 때문이다. 전향력이 운동방향의 오른쪽으로 작용하는 것은 지구의 북반구에서만 통용되는 것이다.

남반구인 시드니에서는 전향력의 방향이 반대(같은 위도에서 힘의 크기는 동일)로 왼쪽으로 향하므로 소용돌이 방향은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게 된다. 따라서 니모는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구멍으로 빨려 들어 갔어야 정확한 표현이 되는 것이다.

이 문제는 아마도 영화를 제작한 사람들이 미국 할리웃에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실수를 한 것으로 보인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이고, 사실 대부분이 모르고 지나치는 NG 장면이기도 하다. (글쓴이도 처음에는 모르고 지나쳤다.)

여기서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욕조나 세면대에서 물이 빠지는 방향은 전향력과 상관없이 불규칙하다는 글을 다수 확인할 수 있는데, 누군가가 전향력의 크기가 매우 작으니 물을 회전시킬 수 없다는 글을 작성한 것이 대중에게 설득력을 갖고 전파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어찌보면 설명 없이 전파되는 ‘펌’ 문화의 고질적인 문제점이라고 생각된다.

한지훈 '늑돌이네 라지온' 블로그 운영자


한지훈 http://laz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