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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 속에 잠수해서 햇빛을 보면 어떤 방향으로 내리 쪼일까?

고등학교 과학시간에 배우는 광학 기초지식에 의하면 물은 진공(혹은 공기)와 비교했을 때 약 4/3의 굴절률을 갖고 있다. 이 굴절률 때문에 햇빛이 바다로 비출 때 바다 속에서 보이는 빛의 방향은 공기에서 보다 수직에 가까운 방향이 된다.

좀 귀찮지만 계산기로 계산을 해 보면 48.6˚ 이상의 각도는 형성될 수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공기에서 바닷물로 90˚ 가까운 각도로 빛이 비춰진다고 해도 굴절각은 48.6˚ 이상 나타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각도가 90˚에 가까운 입사각을 갖는 햇볕이라면 노을이 아니면 불가능하므로 햇빛에서 푸른색은 거의 사라지고 없을 것이므로 푸르게 보이는 햇볕의 굴절각은 훨씬 작아야 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그림2>

따라서 이 장면에서의 햇볕의 방향은 지나치게 사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제작자나 관객이 영화를 보면서 보통 들판에 쪼이는 햇볕만을 생각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오류였다. (사실 각도를 수직에 가깝게 맞춰놓는다면 장면이 좀 낯설기도 할 뿐더러 미적으로 좋게 보이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3. 니모의 짝짝이 지느러미를 통제하는 뇌에 대해서....

니모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오른쪽 지느러미가 작다. 그렇기 때문에 니모는 왼쪽과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오른쪽 지느러미를 항상 몇 배 더 많이 움직인다. 상당히 많이 움직이는 것을 영화를 보는 내내 발견할 수 있다. <그림 3>

일반적으로 지느러미는 뇌에서 보내는 전기신호에 의해서 움직인다. 니모는 다른 부분과 상관없이 계속해서 오른쪽 지느러미 근육에 움직이라는 신호를 줘야 한다. 물고기에게 지느러미는 마치 사람의 팔이나 다리와 비슷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걷거나 뛰는 행동은 우리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의 규칙성에 의해서 형성된다. 하나의 움직임은 다음 번 움직임의 시작 신호가 되고, 우리는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걸을 수 있게 된다. 오른팔이 앞으로 나오는 행동은 왼발이 앞으로 나오는 행동과 같은 시작 신호에 의해서 시작되고, 이 행동의 끝은 왼팔과 오른발이 앞으로 나오는 행동의 시작 신호를 만든다.

이러한 행동과 시작 신호의 반복은 우리가 규칙적인 행동을 쉽게 할 수 있는 기본원리가 된다. 발과 팔의 흔들림을 다르게 하면 걷기가 매우 힘든 이유는 (물리적 작용-반작용과도 연관성이 있지만) 이에서 기인한다.

다리가 많은 절지류나 곤충류는 앞 다리의 움직임이 다음 다리의 움직임의 신호를 만들기도 한다. 보통 '이머전스'(emergence)라고 부르는 이 반응은 사실 다리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중추들은 매우 단순한 반응을 하지만, 그것들이 뭉쳐 하나의 동물을 구성했을 때 매우 복잡한 절지동물의 움직임을 만들어 내는 것을 잘 설명한다.

니모의 지느러미 움직임은 분명 일반적인 물고기의 움직임과는 다르다. 오른쪽 지느러미의 움직임은 왼쪽 지느러미나 꼬리 지느러미의 움직임과는 별도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하기 위해서는 아마도 니모의 뇌나 신경은 매우 특별하게 형성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어쩌면 니모는 일반적인 어류로서의 '크라운 피쉬' 그 이상의 물고기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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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춘성 may@minicact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