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좌씨전’최초 출전… ‘同’회합 모습, ‘盟’ 맹세 의식 상징

7월 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한(訪韓)을 계기로 동북아 정세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번 방문은 그가 국가주석 취임 이후 총 6회의 해외방문 중 타국을 경유치 않은 최초 단독 방문이다.

중국 입장에서 그간의 동맹이었던 북한을 경유치 않고 한국을 먼저 방문함으로써,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ㆍ미ㆍ일 대 북ㆍ중ㆍ러의 구도였던 기존의 세력 관계가 이념을 탈피하여 한ㆍ중 대 북ㆍ일 구도로 재편되는 듯한 현 양상은 향후 한ㆍ미 간 외교안보 동맹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목된다.

국가 간 동맹의 기원은 고대 봉건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맹(同盟)의 본뜻은 둘 이상의 제후국 대표들이 천지신명 앞에서 서로 희생의 피를 나눠 마시고 맹세를 하면서 맹약을 체결하는 것이었다. 그 최초의 출전은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희공(僖公) 9년(B.C.651) 조로 다음과 같다. “가을, 제나라 환공은 규구에서 제후들과 맹약을 맺으며 ‘무릇 우리 同盟국 사람들은 맹약 이후엔 우호의 관계로 돌아와야 한다’고 선언했다.”

同(동)자는 口(입 구)와 凡(모두 범)으로 이루어져 있다. 중요한 것은 同에서의 口는 合(합할 합)의 생략형이라는 점이다. 고로, 同은 모두 다(凡) 함께 회합(會合)하는 모습을 표현, 그러한 모습에서 갑골문 당시부터 ‘회합하다, 모이다’ 및 ‘공동(共同) → 다 함께, 모두 같이’ 등의 뜻을 나타낸다.

盟(맹)자는 明(밝을 명)과 皿(그릇 명)의 합자인데, 여기서의 明은 天地神明(천지신명)의 줄임이며 皿은 血(피 혈)의 생략형이다. 즉, 盟은 나라들 간에 어떤 의심이 있거나 분명(分明)히 해두어야 할 일이 있을 때 신명(神明) 앞에서 희생의 피를 마시며 맹세하는 고대의 의식을 형용, 그러한 의식 또는 ‘맹세하다’의 뜻을 나타낸다. 참고로, ‘맹세’를 한자로 쓰면 ‘盟誓’가 되는데, 誓의 우리말 정음은 긴소리 ‘셰’이며, ‘서’나 ‘세’는 모두 변음이다.

올해로 한국과 중국은 수교한 지 22주년을 맞는다. 그런 면에서 우리 정부는 중국에 대해 동맹과 유사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라 지칭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ㆍ안보ㆍ군사ㆍ고대사 등에 있어서는 아직 동맹이라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비록 중국이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취하고 있긴 하지만 정치면에서는 여전히 우리와 다른 공산당 1당 독재 체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종언어연구소장 www.hanj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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