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ㆍ30 재보선의 결과, 새누리당의 압승이다. 이는 국민들의 믿음(信)이 새정치민주연합보다는 새누리 쪽에 더 많다는 반증이다.

한편, 믿음과 관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중석(徐中錫) 원장이 유병언 시신을 정밀 감식한 결과를 발표한 7월 25일 당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우리 국민 중 57%는 국과수의 발표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인 이른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남북간 신뢰를 형성함으로써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이루자는 것인데, 이는 그동안은 남북간에 상호 신뢰가 없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처럼 인간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인 믿음과 신뢰의 어원은 무엇일까?

먼저 믿음의 어간 '믿'은 <월인석보(月印釋譜)>에서 '本고장'을 '믿곧'이라 하고 <석보상절(釋譜詳節)>에서 '本國'을 '믿나라'라 한 것으로 볼 때, 현대국어의 '밑'과 긴밀한 '뿌리(本)'를 뜻하는 말이다. 즉, '믿다'는 '뿌리내리다'의 축약어이다. 농부들은 이식한 모종 등이 며칠 지나 몸살을 이겨내고 파릇파릇해지면 뿌리를 내린 것으로 보고 안심한다. 이런 관계로 '믿음・신뢰'는 확실하다고 여겨 의심치 않고 의지하는 마음상태를 나타낸다.

信賴(신뢰)는 북송 때의 <故信陽軍羅山縣令陳君墓誌銘>에 최초로 등장한다. 信(믿을 신)에서의 人은 身(몸 신)의 약체이다. 전국시대 <중산왕호(中山王壺)> 금문에서 증명되듯 본래는 身자였던 것이 人으로 줄어들었다. 信에서의 身은 몸에서 나아가 '몸소→몸소 행하다→실행하다'를 뜻한다. 따라서 信은 어떤 사람이 자기가 약속한(言) 바를 실천하여(身) 신용을 지키는 모습을 표현, 그러한 모습에서 '약속을 실천하다, 성실하다, 믿다ㆍ믿음' 등을 뜻한다.

賴(뢰)는 束(속)과 負(부)의 합침이 아니라 돈과 재산을 나타내는 貝(패)와 剌(랄)의 합자이다. 그리고 賴에서의 剌은 '어그러지다'가 아닌 '발랄(潑剌)하다'를 뜻한다. 따라서 賴는 재산상 이득을 보아 힘이 나고 생기발랄해진 모습으로 '이득, 힘입다→의지하다' 등의 뜻을 나타낸다.

모름지기 정몽주 선생의 말처럼, 나라는 백성에 의해 보존되고 백성은 신뢰에 의해 보존되는 법이다. 요즘 같이 믿음을 상실한 때에는, 신뢰프로세스의 성공을 위해서도 국민들의 신뢰를 쌓는 일이 급선무라고 본다.



대종언어연구소장 www.hanj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