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성 발톱 및 변형 발톱은 간단한 시술로 치료 가능

필자가 정형외과 전문의가 되어 군의관으로 발령을 받은 바로 그 해의 일이다. “ 이병 김OO, 발가락이 너무 아파 군의관님을 찾아왔습니다. 며칠 뒤 행군을 해야 하는데 너무 아파 낙오할 것 같아 힘듭니다." 검진결과, 엄지발톱의 내향성 발톱에 염증이 생겨 고름집이 잡혀 있었다. “자네는 약으로만은 안 될 것 같네. 일단 고름집 걷어내고, 발톱과 발톱 기질을 좀 잘라내는 시술을 하는 게 가장 빠를 것 같군. 마취 할 때 좀 아프겠지만 시술은 5분 밖에 걸리지 않으니 좀 참게나."

군기가 바짝 든 그 사병은 군인의 패기로 마취의 아픔을 잘 견뎌내었고, 시술 후 3일째 통증이 사라져 행군에서 낙오하지 않았다며 고맙다고 인사를 왔다. 이렇게 시작된 발톱시술이 인근부대에 소문이 났다. 그러다보니 내향성 발톱으로 아프다고 찾아온 장병들이 많을 때는 하루 10명이 넘었던 적도 있을 정도. 내향성 발톱 환자가 그렇게 많은지 필자도 군의관으로 근무하면서 처음 알았다. 환자 중에는 입대 전에 개인병원에서 시술을 받았으나 재발한 경우도 절반 이상이었다.

당시 필자가 근무하던 부대는 병원급 부대가 아니었기에 척추마취가 필요한 큰 수술은 할 수 없었다. 간단한 시술들만 할 수 있었는데, 첫 해 동안 가장 많이 한 시술이 바로 내향성 발톱 시술이었다. 그 당시 많은 환자에게 발가락 마취를 해본 경험으로 어디를 마취하면 환자가 덜 아파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또한 기질절제가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금방 재발한다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기에, 요즘도 발톱 절제 후 기질절제를 철저히 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가족 모두 중국에 거주하던 17세 남자 환자가 필자의 병원을 찾아왔다. 내향성 발톱 증상이 심해 고름이 나왔다고 했다. 집에서 자가 소독을 하다가 증상이 악화되어 중국의 종합 병원을 찾았다. 중국 의사가 항생제를 1개월 분 처방해주고 약을 다 먹고 오라고 했다고 했다. 수술하면 반깁스도 해야 되고 걷기도 불편하다고 해서 이 환자는 한 달을 꼬박 항생제를 복용했지만 전혀 호전되지 않았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내향성 발톱환자의 통증은 매우 극심하다. 밤에 잠을 자기도 힘들고 신발에 닿을 때마다 너무 아파 걷기도 힘들다. 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환자 부모가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을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문의를 해왔던 것. “이번 방학 때 한국으로 돌아가는데 수술하면 얼마나 입원해야 하나요? 두 달 뒤에 중국으로 돌아가는데 문제는 없을까요?”

중국의 의료 수준이 그 정도가 아닌 것을 알고 있는 필자로서는 중국의사가 왜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입원도 필요 없고 길어야 2주 내에 완치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그 환자는 필자의 병원에서 치료받은 뒤 입원도 하지 않고, 시술 후 2주가 채 못 되어 중국으로 돌아갔다.

요즘은 KD라는 자가형상 기억금속이 개발되었다. 그 금속은 찬물에 담궈놓으면 유연해지고, 온도가 올라가면 쫙 펴지는 경향을 가진 금속. KD 금속을 차갑게 하여 둥글게 만들어 발톱 양쪽 가장자리에 걸어 놓으면, 체온을 받은 금속이 펴지면서 발톱이 양쪽으로 펴지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요즘은 기질절제술과 동시에 KD금속으로 발톱을 펴주는 시술을 같이 하기도 한다.

흔치 않은 발톱 변형도 있다. 발톱이 트럼펫 모양으로 180도 까지 동그랗게 말리는 경우인데, 이런 증상은 ‘트럼펫 변형 발톱 혹은 pincer (핀서) 발톱’이라고 한다. 트럼펫 발톱이 매우 심했던 환자 한 사람이 충북 제천에서 필자의 병원을 인터넷검색 후에 찾아왔다. 엄지 뿐 아니라 2,3,4,5 발톱 모두 동글동글하게 말려 있었다. 환자는 너무 불편하고 보기가 흉해서 마음고생을 했음에도 그것을 해결하라고 하는 의사를 한명도 못 만났다고 하소연했다.

환자는 아픈 것보다 발톱 모양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모양을 지속적으로 펴서 다시 동그랗게 되지 않게 하려면 생각해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이렇게 발톱이 변형이 되어서 오는 환자는 먼저 발톱 진균증 즉 발톱 무좀이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대게 발톱 무좀을 가진 환자는 발톱 가루가 지저분하게 일어나는 경우가 많으며, 발톱 자체가 두껍게 증식되어 있고, 발톱 아래살과 발톱이 강하게 유착이 되어 있는 특징이 있다.

발톱 무좀에 의해 변형이 있는 경우엔 수술과 함께 약 6 개월 이상 발톱무좀약을 먹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발톱 무좀은 바르는 약으로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발톱자체가 얇고 깨끗하면서 모양 변형만 있는 경우엔 그 변형을 일으키는 원인을 찾아야 한다. 그중 하나가 발톱을 받치고 있는 뼈에 골극(뼈돌출부)이 돌출하면서 발톱 중앙부를 밀어 올리는 것이 아닌지 방사선 x-ray 를 찍어 확인해야 한다.

발톱 변형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발톱 바닥면의 피부( nail bed 라 부른다) 부분이 반듯하게 펴져 있어야 한다. 그것을 펴는 수술을 nail bed plasty 라고 한다. 이때 발톱 바닥면의 피부 아래 골극이 있는 경우엔 골극절제술을 같이 해줘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발톱 자체도 빼낸 다음 KD 금속으로 쫙 펴서 사용할 수도 있지만, 대개는 발톱 바닥면의 피부를 펴주고 인조 플라스틱 발톱을 약 한 달 간 끼워 넣어 준다. 발톱 뿌리에서부터 다시 발톱이 자랄 때 까지 기다리면 된다. 첫 발톱은 다소 흉칙하게 자라지만, 6개월 이상이 지나면 어느 정도 모양이 잡힌다. 더 이상 발톱 변형이 없는 발톱을 자라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발톱에도 다양한 변형 및 질환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종류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이 존재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여러분은 부디 발톱이 보기 흉하다고 숨기고만 있지 않기를 바란다. 더욱이 아픈데 참고만 있는 것은 인내심 테스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도 명심했으면 한다. 발톱의 변형이나 통증도 분명한 질환이다. 아프면 치료하는 게 상책이라는 뜻이다.



달려라병원 장종훈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