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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종의 어원 이야기] 空洞(공동)

<묵자> 비성문 편에 '구멍ㆍ굴' 뜻하는 최초 용례
지난 5일 석촌지하차도 입구 부분에서 싱크홀이 발견되고, 13일엔 석촌지하차도에서 깊이5m×폭7m×길이80m의 인공 공동(空洞: '동공'은 같은 말)이 발견된 데 이어, 18일에는 서울시가 기존의 2곳 동굴 주변을 조사하던 중 차도 종점부 램프 구간에서 작은 동공 5곳을 추가로 발견, 많은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하철 9호선을 시공하는 삼성물산 등에 책임을 돌리고 있지만, 삼성물산은 그러한 공사를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공동의 원인에 대해 이수곤(李壽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19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 동공들이 7개가 따로따로 발견됐지만, 제가 보기엔 같은, 하나의 통째로 연결된 것으로 봅니다"라면서 "우연히 발견됐다. 솔직히 아무도 그 원인을 정확히 모른다. 대도시에 생긴 공동은 인위적인 것이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전국시대 저명한 사상가이자 병법가였던 묵자 관련 <묵자(墨子)> 제52장 비성문(備城門: 성문을 방비함) 편에, '구멍ㆍ굴'을 뜻하는 空洞의 최초 용례와 함께 다음 이야기가 수록돼 있다.

금골리(禽滑釐)가 묵자에게 물었다. "평화로운 세상에 나타난다는 봉황은 출현치 않고, 제후들은 천자국을 배반하며, 전쟁이 천하에 동시에 일어나, 큰 나라는 작은 나라를 공격하고, 강국은 약소국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저는 소국을 지키려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묵자가 "어떤 공격에 대한 지킴을 말하는가?"라고 묻자, 금골리는 "지금 세상에서 늘상 쓰이는 공격 방법으론 ①흙을 쌓아 내려다보고 하는 공격, ②갈고리 이용 공격, ③충돌, ④사다리 달린 수레로 공격, ⑤해자 등을 흙으로 메운 뒤 공격, ⑥수공(水攻), ⑦땅속 길을 통한 혈공(穴攻), ⑧성벽 돌파 공격, ⑨성내로 통하는 空洞을 이용한 공격, ⑩개미떼처럼 병사들이 일제히 성벽을 기어오르는 공격, ⑪성공격용 기구들로의 공격, ⑫헌거(軒車) 등이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조선말기 김정희(金正喜) 시문집인 <완당전집(阮堂全集)>에는 "봉황대 동서편에 인공으로 쌓아 만든 산이 가장 많았다. 연전에 산 하나가 무너졌는데 그 속에는 깊이가 한 길 남짓한 검푸른 빛의 석축으로 된 空洞이 있었으니, 이는 대체로 옛날의 왕릉이다"는 이야기도 보인다.

그러나 이번 발견된 석촌동의 지하공동은 왕릉의 흔적은 결코 아니리라. 위 <묵자>에 기록된 사항과 41개 단체로 이루어진 '땅굴안보 국민연합'의 주장처럼 북한에 의한 땅굴일 가능성도 무시하지 말고 그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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