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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진입 위한 3대 과제… 정치 개혁, 부정부패 척결, 국민의식 개혁

[창간 기획-국격을 높이자 ①]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반복 않으려면 지도자가 국가비전 제시해야"
여론조사는 '선진한국을 이끌 미래지향적 정치에 대한 갈망' 보여줘
  • 선진국 진입에 필요한 개혁을 묻는 창간 기념 여론조사에서 정치 개혁을 꼽은 응답이 43.0%로 가장 많았다. 사진=양태훈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편집자 주= 데일리한국은 창간을 기념해 국가의 핵심 어젠다인 '국가 대혁신'을 주제로 기획 기사를 연재합니다. 이를 위해 먼저 국가 혁신 문제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와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의 심층 분석을 소개합니다.

정치 개혁, 부정부패 척결, 국민의식 개혁…

'국가 대혁신'을 주제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우리나라가 품격을 갖춘 선진국이 되기 위해 어떤 개혁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한 데 대해 나온 대답들이다.

데일리한국이 창간을 기념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22~24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선진국 진입을 위해 필요한 개혁을 두 가지씩 대답해 달라고 물은 데 대해 정치 개혁을 꼽은 응답이 43.0%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부정부패 척결(37.2%)과 국민의식 개혁(29.1%)이 많았다. 이어 교육 개혁(16.1%) 언론 개혁(14.8%) 경제 개혁(14.0%) 안전문화 정착(11.1%) 검찰 개혁(7.2%) 군 개혁(7.0%) 지역주의 타파(6.7%) 법치주의 확립(6.0%) 노사관계 개혁(5.1%) 순이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에서는 무려 53.5%가 정치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또 60대 이상 가운데 44.1%는 부정부패 척결을 최우선 과제로 거론했다. 30대 중에 21.7%는 교육 개혁을 핵심 과제로 골랐다. 이번 조사는 유선 가구전화와 휴대 전화를 대상으로 임의번호걸기(RDD)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이번 조사 결과는 미시적으로 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정치권의 대응과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 인식을 보여 주지만, 거시적으로 지난 60년 간 한국 사회가 추구한 산업화, 민주화라는 가치를 넘어 새로운 선진한국으로 진입하는 역사적 국면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깊이 있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조사 결과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국가 개조, 국정 혁신 등과 같은 국가의 기본적 틀을 크게 고치는 제도 개혁보다는 정치 개혁, 국민의식 개혁과 같은 국정운영의 소프트웨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런 개혁으로 선진한국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

법치주의 확립, 노사관계 개혁, 지역주의 타파와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각각 응답자의 5~6% 정도만이 국가 개혁의 주요 과제로 보았다. 최근 병영 문화와 일부 검사의 일탈행동이 사회적 문제가 되었지만 군 개혁, 검찰개혁이 국가 개혁의 주요 과제라고 보는 국민들은 각각 7%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비해 경제개혁, 안전문화 정착 등과 같은 국정관리 및 경제운용과 같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개혁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렇지만 국민들이 선진한국을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개혁 과제로 생각하는 것은 정치 개혁이었다. 무려 43%의 응답자가 정치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국민들은 정당이나 정치지도자들이 선진한국을 이끌어갈 체제와 진용을 갖추지 못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은 보수·진보층을 막론하고 적용되고 있다. 국민들은 보수에게 포용성과 청렴성을, 진보에게 유연성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매우 높으나, 뚜렷한 방향 없이 애매한 입장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권력구조 개편 문제에서도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34.7%)과 4년 중임 정·부통령제로 개헌해야 한다는 입장(32.8%)이 엇비슷하게 나오고 있다.

'통일은 해야 하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71.0%이다. 결론적으로 정치개혁은 필요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특별히 무엇을 바꾸어야 한다는 명확한 입장은 없는 것이다.

이렇게 애매한 입장이 나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의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면서도 개혁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면, 이것은 국가적 차원의 미래비전과 과제가 설정되어 있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러한 국가의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의 지지를 얻어 이를 추구하는 것은 정치지도자의 몫이다. 지난 60년 간 산업화와 민주화는 국가의 비전이자 목표였으며, 우리는 산업화를 지상과제로 추구한 지도자를 대통령으로 선출하기도 하였고, 민주화의 기수를 대통령으로 뽑기도 하였다.

그런데 현재의 정치지도자들이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국민들에게 성큼 다가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49.2%)와 비판(46.3%)도 판단을 내리기 어려울 정도로 애매하게 나누어져 있다. 차기 대통령 후보에 대한 선호도는 특별한 분석이나 해석이 가능하지 않을 만큼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보기를 제시하지 않고 차기 대통령 적합도를 물은 조사에서 10%이상의 지지를 얻은 대선주자는 없었다. 도대체 우리의 정치지도자는 미래한국을 이끌어갈 어떤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일본이 지난 20년 동안 뚜렷하게 변화하고 발전하지 못하고 정체하고 있는 상황을 두고 종종 ‘잃어버린 20년’이라고 한다. 일본의 이러한 정체에는 수많은 원인이 존재하겠지만 국가를 이끌어갈 청사진의 부재를 가장 큰 이유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어디로 가야할지 모른다면 아무리 질서를 잘 지키고 꼼꼼하게 열심히 일하는 일본이라도 변화하고 발전하기 어렵다. 일본은 산업화와 민주화의 후발주자로 그동안 구미 선진국이 하던 대로 따라가면 되었다. 굳이 국가적 청사진을 만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미래비전을 갖출 수 있었다. 그러나 세계적인 경제대국이 된 이후로는 더 이상 남들을 따라 갈 수 없는 처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스스로 정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며 시간을 보내고 만 것이다.

선진국의 길목에 선 우리나라도 바로 이러한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스스로 미래의 청사진을 만들고 국가적 정책목표를 세워야 한다. 또 정치지도자들은 국민과 소통하면서 분명한 미래비전을 제시하면서 진정한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이것이 가능해졌을 때만이 변화와 발전도 가능하다. 다시 한 번 국가적 목표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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