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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발레리노 이원국, "관객이 원하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20세에 뒤늦게 배운 발레 열정… 하루를 이틀처럼 살았다"
"관객의 열정 어린 눈동자 보면 춤은 행복으로 바뀐다"
발레 대중화 사명감으로 소극장 '월요 발레' 7년째 공연
두 가지 꿈… 1년에 200회 공연, 세계 최고 수준 발레
  • 이원국 발레리노
나는 48세의 발레리노다. 오늘도 나는 무대 위에서 춤을 춘다. 관객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그들의 마음 속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 멋진 열정의 춤을 춘다. 뜨겁게 흐르는 땀방울 너머로 환하게 빛나는 그들의 기쁨과 열정 어린 눈동자를 보면 나의 춤은 행복으로 바뀐다.

20세에 처음 발레를 배운 뒤 지금까지 오직 발레에만 매달려서 살아왔다. 발레는 보통 8~9세에 시작하지만 늦게 시작한 만큼 남들보다 두 배, 세 배의 노력과 연습을 해야만 했다. 하루를 이틀처럼 살아가리라 마음 먹었다. '포기'라는 단어를 내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워버리며, 발레에 대한 열정 속에서 지금까지 끊임없이 노력해왔다고 자부한다.

'월요 발레' 7년째… 발레 처음 접한 관객의 감동이 행복 준다

우리나라 최초로 소극장 '살롱 발레'의 상설화를 시도하고자 2008년 4월17일 스타트를 끊은 '월요 발레'는 올해로 만 6년이 넘게 공연되었다. 아마 세계적으로도 이처럼 장기간에 걸쳐 소극장 발레의 상설 공연을 정착시킨 단체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월요 발레'는 그동안 많은 난관과 어려움이 잇었지만 좌절 속에서도 희망을 갖고 뜨거운 열정 하나에 기대어 도전해왔다. 월요일에 하는 공연이어서 대관료가 저렴하고, 또 발레라는 고급 문화를 대중들이 근거리에서 쉽게 접할 수 있고, 소극장 발레의 특성상 더욱 가까이서 무용수들의 표정, 몸짓, 연기, 근육 떨림, 숨소리 등을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월요일이기 때문에 관객들이 오기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 이원국 발레리노
일부에서는 장소도 비좁고 환경도 열악한 곳에서 진행되는 발레를 바라보며, 고급 예술이 너무 폄하되고 초라해 보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묵묵히 내가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일에 대해서 믿음과 열정을 가지고 고집스럽게 달려왔다.

지금까지 수만명 이상의 관객이 다녀갔다. 그들이 처음 발레를 접하고 남긴 감동의 메시지는 내가 발레의 대중화에 미력이나마 일조하고 있다는 사명감과 행복을 가져다 주었다. 나의 발레 인생에 드리워진 하나의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월요 발레'의 종착역이 어딜지는 가늠하기 힘들지만 적어도 10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생각에 열정은 더욱 타오른다.



나의 꿈 두 가지… 1년에 200회 공연, 세계 최고 수준 발레

발레를 배우고 무용수의 길을 걸어오면서 나에게는 두 가지 꿈이 있다. 첫째로 1년에 200회 이상 공연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우리나라 발레가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하지만 발레가 고급 문화라는 인식 때문에 아직까지도 대중적이지 못하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그러한 이유로 무대가 많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없으면 만들어서 하면 된다는 생각에 꿈을 잃지 않고 노력해 왔다.

국립발레단 은퇴 이후 나는 '이원국 발레단'을 만들어 10년 동안 매년 200여회의 공연을 해오고 있다. 대기업 초청 강연, 세미나, 문화클럽 강연 등에서 강의하며 발레에 대한 시범을 보였다. 때로는 파트너와 2인무를 추면서 청강생들에게 발레를 보는 시각을 넓혀주었다. 또 어떤 때는 다른 발레단과의 합동 공연을 통해 대작을 선보이기도 했다. 다른 장르와의 협연을 통해 다원화되고 특이한 예술 장르를 선보이기도 했다.

관객이 원하면 어디든 달려간다… 춤에 대한 열정은 생명수

이원국 발레단은 관객이 원하면 어디든 달려갔다. 작은 무대든 큰 무대든 가리지 않고 올라가서 새로운 관객을 만나 공연을 선보였다.춤을 통해 관객과 하나가 되는 순간, 이 순간이 내게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 발레가 도입된 지 아직 100여년도 채 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1953년부터 시작되었으니 겨우 환갑의 나이를 맞이한 셈이다. 만약 지금처럼 내게 주어진 길에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열정으로 살아간다면 발레리노로서의 내 소박한 꿈을 이루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직도 발레의 아름다움과 예술적 가치를 이해 못하시는 분들이 많다. 발레를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분들도 계시고. 하지만 단 한 번만이라도 나의 공연을 보여드릴 기회가 있다면 그 곳이 어디든 달려가서 춤을 출 것이다. 춤에 대한 열정은 나의 신앙이며 생명수이기 때문이다.

■ 발레리노 이원국 프로필

1967년 부산에서 출생한 발레 무용가이다. 중앙대 무용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이원국발레단의 대표이자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에서 약 20년 간 최고 수석무용수로 명성을 쌓아왔으며, 세계 최고 발레단인 러시아 키로프발레단과 루마니아 국립발레단에서 객원 수석무용수를 지내기도 했다. 2004년에 발레의 대중화를 목표로 이원국발레단을 창단하여 2008년부터 '월요 발레'를 공연해왔다. 드라마와 발레를 접목하는 등 끊임없는 실험을 통해 발레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국내 유일 최고령 발레리노이자 세계적인 발레리노로서 끊임없이 매년 200회 가량의 공연을 하고 있다. 주요 출연작은 <레퀴엠>, <해적>, <바리>, <로미오와 줄리엣>,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등이다. 모스크바 국제발레콩쿠르 베스트파트너상(2001년)과 문화관광부가 주는 오늘의 젊은예술가상(2000년)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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