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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학자 칼럼] 김철수 "김영란법 대상에서 국회의원 뺀 것은 꼼수, 시민단체도 포함해야"

"국민경제 발전하려면 부패방지법 제정은 급선무"… '김영란법'에 7가지 비판론
"'청탁 브로커' 막기 위해 국회의원에게 적용하고, 시행 시기를 연내로 앞당겨야"
"언론·사립교원 등으로 적용 대상 확대하는 경우 시민단체·금융기관도 포함해야"
  • 김철수 서울대 명예교수
[김철수 서울대 명예교수 칼럼]「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국회를 통과한 3월 3일 이후 이 법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뜨겁다. 이 법은 부정부패방지법의 일환으로 온 국민의 권리와 관련돼 있을 뿐 아니라 그 규제 대상이 넓고, 국가 청렴도의 격상에 필수적인 것이기 때문에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오히려 활발한 토론과 타협이 이뤄줘야 할 것이다.

'김영란법'에 대한 7가지 비판론 제기

이 법에 대한 비판론을 여러 갈래에서 제기되고 있다. 첫째로 원안에서 후퇴한 '반쪽짜리'일 뿐 아니라 국회의원의 면책을 규정하고 있어서 국회의원을 '청탁 브로커'로 만들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가족의 범위를 배우자로 축소하여 실효를 반감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는 민간인인 언론인이나 사학교원을 대상으로 추가했기 때문에 평등의 원칙에 위반한다는 것이다. 넷째는 배우자에 대한 신고 규정이 형법상의 범인은닉죄와 달리 신고하게 하고 있는 문제가 있다고 한다. 다섯째는 직무 관련성이 없는 경우에도 처벌 대상으로 하는 것은 헌법상 과잉 금지 원칙 위반이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여섯째는 대상이 너무 넓어 전국민을 범죄인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곱째는 시행을 1년 6개월 이후에 하게 하여 현재 국회의원들은 모두 책임을 면제시켰다는 비판이다.

이러한 문제 지적에 대하여 여야 정당의 당직자는 개정을 고려하겠다고 한다. 법조계에서는 기본권 침해 등을 이유로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있으며, 전경련 산하의 자유경제원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과연 국회가 '공직자 이해 충돌 방지'조항을 추가할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으며, 대통령이 법안 거부권을 행사할 것인지도 불명확하고,시행령을 어떻게 제정할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다. 헌법재판소도 헌법재판소법에 위반되는 사전적 헌법소원을 인정할 것인지 불명확하다. 그래서 이 법의 시행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패방지법에 대해서 시민들은 법률의 세세한 문제를 논의하기에 앞서 '이 법이 왜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언제부터 시행해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한국의 경제 순위는 10위 수준에 와 있으나 한국의 청렴도 순위는 40위에 그치고 있다. 한국의 청렴도가 낮기 때문에 국민경제가 더 발전하지 못하고 있어서 부패방지법 제정은 급선무라고 하겠다.

싱가포르, 공무원·민간인에 적용한 부패방지법으로 '청렴국가'로 성장

싱가포르는 이미 1960년에 부패방지법을 제정·시행해 그동안 세계 최고의 청렴국가로 성장하였다. 싱가포르 부패방지법이 성공한 것은 공무원뿐 아니라 일반 민간인도 뇌물을 주거나 여러 가지 혜택을 준 경우에 엄벌하였고 공무원이 이 법을 위반한 경우에는 가중 처벌하여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 덕분이었다. 싱가포르 법은 세계 각국의 모델법이 되어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1996년 시민단체가 부패방지법의 제정을 청원하여 2001년 6년 만에 부패방지법이 제정되었고 부패방지위원회를 2002년 1월에 발족하였으나 신고율과 처벌율이 낮아서 실효를 거두지 못하였다는 평이 있었다. 2008년 2월 29일에는 부패방지위원회가 국민권익위원회로 통합되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부패행위 등을 신고할 경우 서면으로 신고 대상과 증거 등을 제출하게 하였다. 다른 나라에서는 전화 신고도 가능하였는데 서면으로만 신고하도록 하여 신고가 적었고 처벌도 가벼웠기 때문에 실효성이 적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를 시정하기 위하여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을 성안하여 정부에 제안하였고, 2013년 8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뒤 1년 반이 지나서야 반쪽짜리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로 국회를 통과한 것이다.

국회의원을 적용 대상에서 배제한 것은 '꼼수'… 의원에 적용해야

이 법의 통과 과정을 보면 국회의원들의 반발이 컸음을 알 수 있다. 국회의원들과 관련된 이해충돌 방지 규정을 없애고 시행일을 현 국회의원의 임기가 종료된 2016년 9월로 규정함으로써 자기들은 이 법의 적용 대상에서 배제하는 꼼수를 써서 통과시킨 것이다. 또 자기들 가족의 불법 행위로 처벌될 것을 두려워하여 배우자로 축소함으로써 적용 대상을 1800만명에서 360만명으로 축소해 버렸다. 그 대신에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을 추가하였다. 언론인을 추가한 것은 언론이 반대하여 이 법의 시행을 무산시키려 했다는 추측까지 나돌고 있다.

미국의 반부패법은 ① 이익단체로부터의 국회의원 선거자금 모집 금지 ② 로비스트들로부터의 선거비용 모금 금지 ③ 정부 계약자의 선거 기부 행위 및 수수 금지 ④ 의회 활동 시간의 선거자금 모집 활동 금지 ⑤ 법 집행을 위한 의회윤리위원회의 권한 강화, 검찰의 공공 부조리에 대한 조사 기능 강화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 법에 대해서 위헌성이 논란이 되었으나 합헌으로 인정되고 있다.

이같은 이익충돌 방지에 관한 규정이 오히려 우리나라 법에서는 선출직 공직자를 부정 청탁의 예외 대상으로 규정함으로서 자칫 잘못하면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을 브로커처럼 활용할 수 있는 위험을 안게 하고 있다. 이러한 폐단을 없애기 위하여 시민들과 언론인은 부패방지법에 반드시 국회의원의 행위도 처벌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하도록 촉구하여야 할 것이다. 혹자는 이 정도로나마 국회 입법이 행해진 것은 언론인의 덕으로 다행이라고 하나 이왕 부패방지법을 제정하는 이상 국회의원에게도 적용하게 하고, 시행 시기를 앞당겨 금년 내에 시행하도록 촉구하여야 할 것이다.

민간인으로 확장하는 경우 시민단체, 금융기관도 포함해야

적용 대상자를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까지 확대한 것은 사립학교 교원이 국립학교 교원과 같은 법적 직분을 가지고 있으며 공직자인 KBS 기자와 민간인인 SBS 기자를 언론인이라는 직분상 차별하기 어렵다는 취지에 따른 것으로 설명된다. 대상을 민간인으로 확장하는 경우에는 시민단체, 금융기관, 로비단체들까지 확장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왜냐하면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2014. 11. 19 개정)에서 이미 민간인도 대상으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정당과 소속 당원은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문화를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제4조)고 하고, 「기업은 건전한 거래 질서와 기업윤리를 확립하고 일체의 부패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한다」(제5조)고 하고, 「모든 국민은 공공기관의 부패방지 시책에 적극 협력하여야 한다」(제6조)고 하여 일반 사인에게도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공무원을 부패시키는 사람은 주로 민간인이기 때문이다.

국회의 입법 행위에 대하여 헌법재판소에 제소하는 것은 헌법재판소법에 따라야 한다. 헌법소원은 기본권을 침해당한 피해자만이 소원을 제기할 수 있고 그 법률이 적용된 후에만 가능한데(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적용 전의 소원은 각하될 것이므로 헌법소원 제출은 이익이 없을 것이다.

일단 '김영란법' 공포한 뒤 개정 청원 운동 벌여야

법조단체는 모든 시민들과 함께 이 법률의 공포 후에라도 국회의원들에게 청원하여 완전한 부패방지법이 되도록 독촉하여야 할 것이다. 법조단체는 사전적 헌법소원을 원하거나 일반적·추상적 규범 통제를 원하는 경우에는 헌법을 개정하여 이것이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입법자의 불법 입법이나 위헌 입법이 있을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국민이 입법자를 소환할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하기 위한 국민운동을 벌여야 할 것이다.

이 법이 거부권 행사로 폐기되는 경우 언제 다시 부패방지법이 제정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기에 정부가 공포할 수 있게 한 뒤 완전한 부패방지법이 조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에 대하여 개정을 위한 국민청구운동을 전개하여야 할 것이다.

■김철수 서울대 명예교수 프로필
서울대 법대, 뮌헨대 유학(헌법학), 서울대 법학박사- 서울대 법대 교수- 한국공법학회 회장, 한국헌법연구소장- 탐라대 총장- 국회 헌법개정자문위원장- 서울대 명예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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