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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전문가 칼럼] 이택수 "박정희·노무현 전 대통령 선호도 엎치락뒤치락 이유 있다"

'좋아하는 대통령' 조사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상대적 강세
'업적 많은 대통령' 조사에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압도적 선두
2012대선 직전 박정희·노무현 선호도, 박근혜·문재인 득표율 유사
  •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칼럼] 최근 한국갤럽이 역대 대통령 선호도 조사를 발표했다. 작년 10월에 조사한 결과를 5개월이 지난 시점에서야 발표한 배경을 두고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앞서며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에 언론의 반응은 뜨거웠다.

'좋아하는 대통령' 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 상대적 강세

초대 이승만 전 대통령부터 현직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까지 모두 11명을 대상으로, 중·고교생이 포함된 만 13세 이상 남녀 1,700명에게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이 누구인지’ 조사한 결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32%로 박정희 전 대통령(28%)을 4%포인트 격차로 앞선 것이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16%), 박근혜 대통령 (5%), 이명박 전 대통령(3%), 전두환 전 대통령(1.9%), 김영삼 전 대통령(1.6%), 노태우 전 대통령(0.8%), 이승만 전 대통령(0.8%), 윤보선 전 대통령(0.1%), 최규하 전 대통령(0.1%) 순이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 보다 뒤지는 것으로 나오자 야권과 야권 지지층은 반색했다. 반면 여권과 여권 지지층은 의아해했다. 일부 인터넷 매체는 통상적으로 정치 여론조사에 포함시키지는 않는 중·고등학생을 포함시킨 것에 대해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다른 조사기관들의 그동안의 결과는 어땠을까? 한겨레신문이 자체 연구소를 통해 광복 70년 기념 신년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가장 좋아하는 국가 지도자를 묻는 질문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38.5%, 노무현 전 대통령이 32.1%로 나타났다. 한국갤럽 조사와 비교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수치가 같고, 박정희 전 대통령만 10%포인트 낮게 나왔다.

이같은 차이의 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한국갤럽에서는 현직인 박근혜 대통령이 포함되면서 5% 포인트를 점유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수치를 잠식했다. 게다가 조사 대상에 중고생이 포함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더 낮아졌지만, 두 조사 모두 ‘누구를 가장 좋아하는지’ 선호도 방식으로 물었기 때문에 양상은 비슷했다.

'업적 많은 대통령'에선 박정희 전 대통령, 압도적 선두

반면 데일리한국과 주간한국이 2015년 신년 기획으로 지난 연말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서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어느 대통령이 임기 중 가장 많은 업적을 남겼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한 결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선택한 응답이 53.8%에 이르렀다. 2위 노무현 전 대통령(18.4%)과는 3배가량 차이가 나는 압도적 1위였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이 15.3%로 3위를 기록했다. 그 다음은 이승만 전 대통령(1.7%), 전두환 전 대통령(1.4%), 이명박 전 대통령(1.1%), 노태우 전 대통령(0.4%), 김영삼 전 대통령(0.3%), 윤보선 전 대통령(0.2%) 순이었다.

조사 시점과 발표 시점도 주목해야

여기서 잠깐 조사 시점과 발표 시점을 살펴보자. 먼저 소개한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가 최근에 보도되면서 리서치앤리서치 조사보다 나중에 실시된 것처럼 받아들여졌는데, 실제는 한국갤럽 조사가 리서치앤리서치 조사보다 2개월 먼저 실시된 것이다. 결국 발표 시점 때문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최근 들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제치고 1위로 급부상한 것으로 보이는 착시 현상이 생긴 점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각설하고, 중요한 것은 조사 시기도 시기이지만 질문 방식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한국갤럽과 한겨레신문은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을 꼽으라 했고, 리서치앤리서치는 ‘업적이 가장 많은 대통령’을 꼽으라고 했다. 가령 학생들을 평가함에 있어 시험 성적순으로 하면 ‘박정희 학생’이, 교우관계에 의한 인기도로 평가하면 ‘노무현 학생’이 1위를 한 셈이다.

보수정권과 진보정권 대통령 선호도 합계는?

이번에는 보수정권과 진보정권으로 묶어서 살펴보자. 한국갤럽의 대통령 선호도 조사에서 보수정권 출신을 합치면 41.3%인 반면 진보정권을 합치면 48%로 6.7%포인트 진보 진영이 높다. 한겨레신문의 선호도 조사에서는 보수정권 41.3%, 진보정권 43.6%로 역시 오차범위 내이지만 진보정권 대통령들의 인기가 높다.

반면 리서치앤리서치의 업적평가식 조사에서는 보수정권 58%, 진보정권 33.7%로, 보수정권에 대한 평가가 훨씬 높게 나타났다. 요약하자면 인물 선호도로는 진보진영 대통령들에 대한 선호가 높지만, 일은 보수진영 대통령들이 더 잘한다고 평가한 셈이다.

이러한 결과를 뒤집어 보면, 야권 후보들은 향후 일 잘하는 대통령의 이미지를 보여줘야 정권교체가 가능하고, 여권 후보들은 인간적인 면모를 더 보여줘야 정권 연장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2012 대선 직전 박정희·노무현 선호도, 실제 득표율과 연관

여기서 잠깐, 리얼미터가 지난 2012년 대선을 100일 가량 남겨뒀을 무렵 박근혜 후보 대 문재인 후보가 1 대1 대결 구도로 맞붙을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만일 박정희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서 맞붙을 경우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지 물어본 조사를 소개한다.

조사 결과 박정희 47%, 노무현 45.4%로 나타났다. 모름/무응답을 빼서 점유율로 보면 박정희 51%, 노무현 49%로 실제 지난 대선 결과와 큰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 당시 조사는 위에서 소개된 조사의 ‘선호도 방식’과 ‘업적 평가 방식’이 혼합된 결과쯤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대선이 2년하고 9개월가량 남았다. 두 전직 대통령 모두 작고한 분들이지만,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두 사람을 추억하며, 다음 대통령을 고민한다. 다가오는 대선을 지난 대선처럼, ‘박정희 대 노무현 프레임’으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만일 다음 대선이 친박 후보 대 친노 후보, 즉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나 안희정 충남지사가 여권의 친박 성향 후보와 1 대 1로 붙게 되면 박정희 대 노무현 프레임의 평가 방식은 계속 유의미할지 모른다. 그런 점에서 박정희와 노무현은 아직 살아 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프로필
연세대 철학과- 연세대 신문방송학 석사- 연세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 리얼미터 대표이사(현), 한국정치조사협회 상임이사(현),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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