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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성의 대중문화산책] '음유시인' 김두수 정규 6집 '곱사무' 리뷰 <1>

‘음유시인’, ‘운둔자’, ‘우리시대의 가인’, '국내 유일의 아트 포크 뮤지션‘등 수많은 수식어를 지니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김두수가 정규 6집 ‘곱사무’를 발매했다. 5집 <열흘나비> 이후 7년여 만이다. 이번 앨범의 작업은 김두수의 대표곡 ‘보헤미안’의 본고장인 체코에서 이뤄졌다. 체코 현지에서 활동 중인 뮤지션들이 대거 녹음에 참여한 이번 앨범에는 전작들에선 느낄 수 없었던 이국적인 정서가 스며들어 있다.

1986년 데뷔 이래 30년간 여섯 장의 정규 앨범을 내놓은 그의 음악은 유랑, 바람, 저녁, 낙화, 노을 등 여행의 이미지를 통해 삶의 여정을 그려내고 있다. 박경리 소설 ‘토지’에 나오는 악당의 이름을 예명으로 삼은 것부터 평범치 않다. 당시 민주화를 외치는 변혁의 공기는 고려대 출신의 가수가 창작한 1집 수록곡 ‘철탑 위에 앉은 새’에 심의불가 판정을 받았다. 제작자는 가사를 일부 고치고 제목을 ‘작은 새의 꿈’으로 수정했고 재킷 이미지로 내정된 그림이 아닌 가수의 얼굴사진을 대문짝만 하게 재킷에 박아 버렸다. 상업적인 이유였다. 절망과 환멸을 느낀 김두수는 상업적인 앨범 활동을 접었다.

2년 후 동아기획으로 옮겨 2집 <약속의 땅>을 발표했다. 이번에는 병마가 발목을 잡았다. 결핵균이 목뼈로 퍼져 목 아래 전신이 마비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절룩거리며 3집 <보헤미안>(1991)을 발표했지만 몸이 온전치 않아 앨범 활동은 불가능했다. 아내와 함께 경기도 양평으로 이사했지만 전원주택 바람이 불어 시끄러워지자 강원도 왕산의 대관령 산골로 옮겨갔다. 자연에서 몸과 마음을 추스르니 노래들이 절로 만들어졌다. 2002년 1집 앨범을 LP로 복각하고 싶다는 제작자가 찾아와 신곡이 담긴 4집 <자유혼>을 발매했다. 이 음반은 전문가들이 2007년 선정한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선정되었다.

국내 포크음악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아트 포크 음악가’로 평가받기 시작한 김두수는 외국에서 더 주목받는다. 2007년 일본 음반사가 5집 <열흘나비>를 제작해 1년에 걸쳐 일본 투어와 프랑스, 영국, 스위스, 벨기에 등 유럽 투어도 돌았다. 태생적으로 여행과 방랑을 좋아하는 그의 음악 ‘보헤미안’은 여행자들을 위한 가락이다. 그 정서에 더욱 매진하기 위해 보헤미안의 나라로 알려진 유럽의 체코에 거주하며 절멸 직전의 유럽 집시 음악을 자신의 음악에 접목하는 새 앨범을 꿈꾸고 떠났다. 현지에 가보니 자신의 생각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방향을 바꿔 석 달 동안 프라하 인근 시골에 집을 얻어 현지에서 활동하는 좋은 연주자들을 만나 녹음한 결과물이 이번 6집 <곱사무>다.

김두수의 정규 6집을 들어보니 역시나 감동의 물결이 회오리친다. 디지털 음원이 세상을 지배하는 지금, 오디오 질감을 높이기 위해 일본에서 SHM-CD(Super High Material CD)로 1000장 한정 본 초반 CD를 제작한 것도 인상적이다. 실제로 진공관 오디오로 음반을 들어보니 고해상도를 구현하는 새로운 개념의 CD란 말이 허언이 아니었다. 고음과 더불어 앨범 전반을 지배하는 풍성한 저음의 재현은 요즘 제작되는 CD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사운드다. 원음 자체를 훼손하지 않고 살리기 위해 인위적으로 소리를 완성시키는 마스터링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도 김두수 특유의 고집이자 역발상인 것 같다. 그만큼 원음에 자신이 있다는 이야기다. 저음을 깎아내고 찰랑찰랑한 소리에 익숙한 요즘의 일반대중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가슴이 벌렁벌렁했을 정도로 큰 감흥을 받았다.

보너스 트랙까지 총 11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은 보헤미안 기질을 지닌 체코 뮤지션들과의 협연으로 제작했다. 앨범을 듣는 내내 이전의 김두수 음반에서 경험하지 못한 이국적 향기에 푹 취해 버린 이유다. 이제까지 발표한 앨범 중 스케일이 가장 큰 음악을 구사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물 흐르듯 흘러가면서도 절제된 자연스런 악기들의 조화는 기대 이상의 완성도를 구현한다. 진성과 가성을 넘나드는 김두수의 보컬 또한 그 자체로 훌륭한 하나의 악기다. 이번 앨범은 탁월한 연주만으로도 들을 가치가 충분하다.(파트2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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