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사, 대중과 소통하다단순한 전시·교육 공간서 탈피… 문화 공연·체험 행사 등 교감대중 희로애락 다채롭게 표현

‘박물관! 춤추고 노래하다’ 리플렛.
최근 박물관들이 변신하고 있다. 단순히 전시위주의 박제된 공간이 아닌 문화공연, 영화상영, 교양문화강좌, 각종 체험행사 등으로 대중과의 교감과 소통에 힘을 쏟고 있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소재로 하고 있어 무겁게만 비춰졌던 대한민국역사박물관(관장 김왕식)이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박물관 측은 개관 4주년을 맞아 매주 주말마다 대중과 적극적으로 교감하는 2015 정기 문화공연 '박물관! 춤추고 노래하다'를 기획했다. 매월 마지막 수요일 저녁 '문화가 있는 날'에도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지난 4월 18일 첫 공연에 다녀왔다. 당초 박물관 앞 역사마당에서 개최한 예정이었던 첫 공연은 세월호 관련 시위로 인해 광화문 주변이 혼잡해 로비로 무대를 옮겨 개최되었다. 토요일 첫 공연은 복고밴드 '미스고 밴드'와 브라스밴드 '브라스맨'이 테이트를 끊었다. 100여명의 박물관 관람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첫 날 공연에서 미스고 밴드는 시대별로 대중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히트곡들을 흥겹게 편곡해 열띤 호응을 이끌어냈다.

1시간 동안 진행된 첫 공연은 물관에서 6월 7일까지 진행 중인 기획전시 '울림, 안중근을 만나다'와 연계해 전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콘셉트로 마련되었다. 특별전 '울림, 안중근을 만나다'는 안중근 의사 105주기를 맞아 삶과 사상을 재조명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실제로 미스고 밴드는 공연 중간에 안중근 의사가 쓴 시를 낭송해 관객들에게 전시에 대한 관심도를 높였다. 19일 일요일 공연에서는 어쿠스틱 밴드 '나잇어클락'과 '하!수상'이 근현대 기념일 노래들로 공연을 했다. 이틀간의 공연을 보니 아무 곳에서도 흔하게 보는 공연이 아니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는 공연이란 점에서 차별적이다.

이번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정기 문화공연 주제는 '근현대의 추억'이다. 음악, 춤, 극, 그림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공연은 관람객에게 추억과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음악은 유행가, 광고 음악, 만화 주제가, 기념가 등으로 구체적으로 세분화하여 근현대사를 관통해 한국 대중의 희로애락을 다채롭게 표현할 예정이다. 또한 시대별로 유행한 춤, 몸짓과 대사로 만들어내는 극 마당, 모던 국악으로 선보이는 판소리, 역사의 순간순간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드로잉쇼 등 다양한 볼거리도 즐거운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정의 달인 5월에는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TV를 통해 방영된 추억의 만화주제가와 효(孝)를 주제로 한 시와 노래, 학창시절을 돌이켜 볼 수 있는 노래와 광고음악으로 추억을 꺼내볼 예정이다. 5월 27일에는 복고밴드 '미스고 밴드'가 추억의 광고 음악과 드라마, 유행가 메들리를 선보인다. 6월에는 호국보훈의 달을 기리는 다양한 문화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6월 24일에는 타악, 전자 바이올린, 관악으로 구성된 타악 콘서트가 열린다.

‘박물관! 춤추고 노래하다’ 첫 공연 미스고밴드.
매월 마지막 수요일 저녁「문화가 있는 날」공연으로는 4월, 브라스밴드'브라스맨'의 유쾌한 리듬 5월, 복고밴드'미스고 밴드'가 선보이는 추억의 광고음악과 드라마, 유행가 메들리 6월, 타악, 전자 바이올린, 관악으로 구성된 타악 뮤직콘서트를 마련했다.「문화가 있는 날」 공연은 나른해지기 쉬운 봄날, 하루 일과로 지친 모두에게 생기를 되찾아주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이번 문화공연의 특징은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추억팔이'가 아닌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전시와 정체성과 연관 있는 내용으로 꾸며진 공연들로 준비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박물관 측도 관람객에게 전시와 교육 이외에도 다양한 문화감상의 기회 및 근현대사박물관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5년 문화공연 '박물관! 춤추고 노래하다'는 주말 오후 3~4시,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공연은 오후 6시 30분~7시 30분 열린다. 년말까지 진행될 이 정기 문화공연은 기본적으로 박물관 앞 역사마당에서 진행될 예정이기에 혹서기와 혹한기를 제외별도의 예약 신청 없이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과거의 세종문화회관 분수축제처럼 광화문의 새로운 정기무료공연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공연으로 부활되길 기대해본다.



글ㆍ사진=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oopld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