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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와 한국의 미래 ⑦] 권혁주 "복지 정책, 2012년 이어 2017년 대선에서도 승부 가를까?"

2010년 지방선거와 2012년 대선 승부 가른 복지 정책… 2017년에도 주요 쟁점
재정적으로 건전하면서 '필요한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제공되는' 복지가 맞는 방향
  •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데일리한국=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칼럼]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진영 모두가 복지 정책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2010년 무상급식 공약으로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야당은 '무상 복지'를 정책의 기본 방향으로 제시하였고, 박근혜 후보는 생애주기 맞춤형 복지 정책을 제시했다. 대통령 선거 사상 처음으로 복지가 최대 공약 사항으로 등장했던 것이다.

2010년 지방선거와 2012년 대선 승부 가른 복지 정책

이어 박근혜정부가 출범하면서 국민 행복을 위한 복지 정책이 본격적으로 실시될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정부 업무를 시작하자마 복지 정책 공약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박근혜정부의 국정 기조는 '창조경제'로 바뀌었다. 그 뿐만 아니라 선거 기간 공약으로 제시되었던 복지 정책들이 대폭 수정되었다. 65세 이상 고령자 모두에게 지급하겠다던 기초연금은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뿐만 아니라 4대 중증 질환(암, 심장, 뇌혈관, 희귀난치)의 100%보장은 꼭 필요한 치료를 중심으로 건강보험을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으로 방향이 수정되었다.

이와 같은 방향 수정은 공약을 실제 정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것이지만, 처음부터 실현 가능한 정책을 주장했어야 옳았다. 선거에 이기기 위해 불가피했다는 변명은 정치에 대한 불신만 조장할 뿐이다. 더욱이 복지 정책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와 복지 정책은 '인기 영합주의'라는 낙인이 찍히게 되었다. 꼭 필요한 복지 사업도 이제 도입하기가 더욱 어려워지는 상황을 초래하였다.

그렇다고 복지 예산이 적절히 통제되고 잘 관리되고 있는 것도 아니다. 2014년 사회복지 지출은 106조원에 달하고 정부지출 가운데 30%를 차지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에서 복지 지출이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국가가 한국이다. 예를 들어 2014년 우리나라 보육 예산은 전년도 대비 18% 이상 증가한 4조 9천억이었다. 공보육 사업이 시작된 2004년에 비하여 예산이 11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그렇지만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나 출산율 제고 등과 같은 보육 사업이 달성하고자 했던 목표가 달성된 것 같지는 않다.

새로 시작된 기초연금의 경우 고령의 기초생활 수급자가 기초연금을 수급하면 기존의 지원금이 삭감되지만, 빈곤층이 아닌 노인들은 온전히 기초연금을 수급하는 역설적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거기에 최근 감사원이 복지 사업 재정 관리 사업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 복지 사업의 누수 현상도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기초생활 수급자 선정을 하면서 임차보증금과 같은 재산 사항이 누락돼 자격이 없는 사람이 지원금을 수급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학자금을 중복해서 지원 받은 학생들도 많았다. 이런 누수 현상을 없애기 위해서는 앞으로 복지 사업에 대한 행정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복지는 2017년 대선에서도 주요 쟁점… "약속 뒤집기 안돼"

이번에 공무원연금 개혁 과정에서 갑자기 불거져 나온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보장 논쟁을 보면, 복지 정책은 2017년 대선에서도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 분명하다. 정규직은 거의 모두가 국민연금에 가입하고 있지만 비정규직, 자영업 종사자 등은 대다수가 가입하지 않고 있거나, 가입하고도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는 사각 지대에 머물고 있다. 더욱이 40년 가입에 40% 소득대체율은 노후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야당은 이번에 공무원연금 개혁 과정에서 나온 주장을 다시 제기할 것이 분명하고, 여당은 어떤 식으로든 이에 대해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저출산·고령화와 더불어 노동시장의 유연화로 인해 복지 정책의 필요성은 더욱 증가할 것이 자명하다.

그렇지만 선거 때는 복지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선거가 끝나면 약속을 뒤집는 일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면 국민적 신뢰가 무너지고 복지 체제의 비효율의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들도 대선 후보들이 내놓은 복지 사업을 나에게 돌아올 혜택을 중심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 같은 복지 사업이 국민과 나라를 위해 올바른 정책인지 세밀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

"필요한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제공되는 복지"…재정 뒷받침 필수

2015년 대선에서 각 정당과 대선후보들도 무조건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 더 많은 표를 얻겠다는 선심성 복지 정책을 제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오히려 대한민국이 추구해야 할 복지 국가의 모습과 내용에 대한 깊은 성찰과 그에 따른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한 복지국가는 규범적으로 타당하고, 재정적으로 건전해야 한다. 필자는 '필요한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제공되는 복지'가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 혜택을 나눠주거나 퍼주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 필요를 충족하지 못한 시민을 충분히 보호하는 복지가 올바른 방향이다. 개별적으로 현금을 지원하는 복지보다는 모두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공 서비스 제공이 우선이 되는 복지국가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따뜻한 공동체의 성원으로서 서로를 배려하는 국민, 어려울 때 서로에게 의존할 수 있는 국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권혁주 서울대 교수 프로필
서울대 정치학과- 옥스퍼드대학교 정치학박사-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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