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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칼럼] 김철근 "문재인-안철수 정면 충돌, 루비콘강을 건너나?"

문재인 대표·안철수 전 대표의 '핑퐁게임'으로 새정치연합 내홍 화산 폭발 직전
세 가지 측면에서 두 사람 접근법이 다르다…정체성, 호남 민심, 주도 세력 문제
친노세력의 13년 야권 주도 바뀔까?…명분·세력 결집·큰 인물 지지율 등이 변수
  • 김철근 동국대 겸임교수
[데일리한국= 김철근 동국대 겸임교수 칼럼]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화산 폭발 직전으로 치닫고 있다. 야권 재구성, 야권 재편을 넘어 정치권 빅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4·29 재보선, 10·28 재보선에서 연패하여 대표직 사퇴 압력을 받아온 문재인 대표는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당의 통합과 단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를 통해 위기를 수습하려 했다. 하지만 안철수 전 대표는 '새정치연합이 이대로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가?' 라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문·안·박 연대 구상을 거절하였다. 안 전 대표는 혁신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고, 그 지도부가 당 밖의 천정배·박주선 의원 세력 등과 통합하는 2단계 혁신·통합 방안을 내놓았다.

문재인·안철수의 '핑퐁게임'으로 당 내홍 "화산 폭발 직전"

그 뒤 문 대표가 혁신 전당대회 제안을 거부하고, 안 전 대표는 ‘문 대표의 담대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거듭 촉구했다. 문 대표는 12월 8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양초'(문재인·안철수 두 초선 의원)의 핑퐁 게임을 사실상 마무리하는 발언을 했다. 문 대표는 "저와 안 전 대표 간의 승패를 가리는 것이 단합의 방법이겠는가" "총선을 앞두고 경쟁하는 전당대회는 분열과 많은 후유증을 남길 것" 등의 발언을 함으로써 결국 안 전 대표의 결단과 행동만 남게 되었다. 12월 6일 안철수 전 대표는 "저와 함께 당을 바꿔 나갈 생각이 없다면 분명히 말씀해주시라. 이제 더 이상 어떤 제안도 요구도 하지 않을 것이다. 오직 낡은 정치를 바꿔 달라는 시대 흐름과 국민 요구에만 충실할 것"이라고 말을 남기고 지방 잠행을 떠났다.

분명 문 대표와 안 전 대표는 마주 달리는 기차처럼 정면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와 안 전 대표 간의 충돌은 단순히 개인 간의 감정의 문제는 아니다. 새정치연합을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나 달라서 충돌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을 총선·대선에서 승리하는 정당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완전히 다른 시각과 해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점들이 다른지 일단 세 가지 측면을 살펴보겠다.

세 가지 다른 문·안의 접근법…정체성, 호남 민심, 주도 세력

첫째, 정체성을 둘러싼 시각차이다. 문 대표와 친노 다수파는 혁신을 통해 보다 강력한 야당, 선명한 야당, 강경 투쟁의 야당을 선호한다. 미국 민주당이 1968년부터 1988년까지 여섯 번의 대선에서 다섯 번을 패배하면서 끊임없는 ‘혁신 정당’을 주장했던 것을 연상시킨다. 1968년 참패 후 매거번-프레이저 위원회, 1972년 대선 이후 미컬스키 위원회, 1980년 대선 이후 헌터 위원회 등을 구성한 바 있다. 그러나 결과는 패배였다. 참패와 혁신의 악순환이었던 것이다.

안 전 대표는 낡은 진보 청산, 부정부패와 단절, 폭넓은 인재 영입을 주장하고 있다. 운동권적 강경 투쟁 일변도의 정당으로는 집권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새정치연합 주도 세력의 교체를 촉구하는 것이다. 한명숙 전 총리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 이후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보여준 행태는 국민들의 시선을 따갑게 했고, 심지어는 100만표는 날아갔다는 자조적인 말들도 나왔다. 최근 신기남 의원의 아들 관련 로스쿨 청탁 의혹, 카드단말기를 활용한 노영민 의원의 시집 판매 사건으로 국민들에게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둘째, 호남 민심을 바라보는 시각차이다. 역대 야당 대표나 지도자들이 현재 문 대표처럼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에서 지지율이 낮게 나온 적은 거의 없었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퇴임 이후에도 거의 모든 선거에서 호남 유권자와 출향 호남인들은 야권을 강력하게 지지해 왔다. 문 대표와 새정치연합은 호남에서 당 지지율이 낮은 현재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다. 2014년 7·30 재보선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의 당선과 2015년 4·29 재보선에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당선은 호남에서 새정치연합이 매우 심각한 위기 수준을 넘어 외면 당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 징후임을 알아야 한다. 최근 영국 총선에서 스코틀랜드의 선거 결과를 보면 가히 충격적이다. 이번 총선 전에는 노동당을 지지했던 스코틀랜드가 완전히 돌아서서 신생 정당인 스코틀랜드독립당을 지지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천정배 의원, 박주선 의원 등이 호남 발 야권 신당을 추진하고 있으며 여기에 ‘호남의 사위’라 할 수 있는 안철수 전 대표의 결합은 상당한 폭발력을 지닐 수 있다. 물론 호남 출신 의원들이 전국적인 영향력을 갖는 큰 정치인으로 성장하지 못한 부분도 존재하지만, '호남을 역차별하거나 모욕하는 것은 견딜 수 없다'는 민심이 확산되고 있다. 호남은 진보개혁적이기 때문에 새정치연합을 여전히 지지해줄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에 머물러 있다면 큰 오산이다.

셋째, 주도 세력의 문제이다. 문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48%를 득표한 유력 정치인임에는 틀림없다. 문 대표와 친노 다수파는 자신들이 주도하여 총선과 대선을 치러야만 승리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지난 총선에서 개혁 성향 야당 중 역대 최대 의석인 127석을 획득했고,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48%를 얻어 야당 후보 중 역대 최대 득표자였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2003년 열린우리당을 창당하여 새천년민주당을 분당한 이후 탄핵 열풍 속에 실시된 17대 총선을 제외하고 친노세력이 주도한 선거는 모두 연전연패한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정치에서 특정 세력이 완전한 주도권을 행사하게 되었을 때 견제와 균형은 무너지고 균형 감각을 잃게 되는 것이다.

"친노세력, 13년 간 야권 주도"…이번엔 주도 세력 어느 쪽으로?

문 대표와 안 전 대표는 돌아올 수 없는 강, 루비콘 강을 건너갈 것으로 예측된다. 누가 야권 핵심 지지층과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정치 행보를 할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다. 과거 야권 분열의 역사를 보면 누가 승리할 수 있을지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먼저 1985년 12대 총선에서 양김이 주도했던 신민당이 바람을 일으키고, '관제야당'이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민한당이 참패했다. 1988년 13대 총선에서는 평화민주당이 제1야당으로 등극하였고, 1996년 15대 총선에서는 새정치국민회의가 제1야당이 되었다. 경우는 다르지만,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이 과반 의석을 넘는 압승을 거두기도 하였다.

이렇듯 야당사에서 새로운 정당의 출현은 항상 있어 왔던 것이다. 또한 반대로 끊임없는 통합의 역사도 가지고 있다. 1992년 14대 총선을 앞두고 신민주연합당으로 통합했고, 2008년 18대 총선 때에는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을 통합하여 통합민주당을 만들었다.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통합민주당은 시민사회, 한국노총과 결합하여 민주통합당으로 거듭나기도 했다. 지금의 새정치민주연합은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통합하여 2014년 3월에 출범한 정당이다.

무조건 통합은 선이고 분열은 악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요구, 시대정신에 부응하는 정당이어야 존재 이유가 있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을 비롯한 야권은 재편 과정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역대 야권 주도 세력의 변화 과정을 보면 그 시대에 맞는 리더십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1960년대까지는 장면, 윤보선, 박순천, 유진산 같은 지도자들이 있었다. 1970년대에는 이른바 '40대 기수론'을 내세운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이 '양김 시대'를 열어서 1980년대까지 야권을 이끌었다. 1990년 3당합당 이후 2000년까지는 김대중 시대로 볼 수 있고, 2002년 노풍으로 노무현 시대가 됐다. 2002년부터 2015년 현재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예들인 친노 세력이 야권의 주도 세력으로 활동해왔다. 이들 친노 세력이 계속 야권 주도 세력으로 남을지, 아니면 대안 세력이 야권의 새로운 주도 세력으로 떠오를지는 내년 4·13 총선에서 결론날 것이다. 이번 승부는 명분과 세력 결집력, 큰 인물의 지지율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해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김철근 동국대 겸임교수 프로필
중앙대 경제학과 - 국회 정책연구위원 -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 새정치전략연구소장(현) 동국대 사회과학대학 겸임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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