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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이택수 "새누리당의 총선 압승…과연 가능할까?"

안철수 탈당·야당 내홍으로 새누리당 총선 압승 전망은 위험
4년 전, 처음엔 야당 압승 예상됐으나 결국 새누리당이 승리
야권, 호남 외 지역에선 단일화·연대로 1대1구도 연출 가능성
  •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데일리한국=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칼럼] ‘캔티즌’이라는 비속어가 있다. 말그대로 깡통을 뜻하는 ‘캔(can)’에 ‘네티즌(netizen)’이라는 단어를 합성하여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처음에는 개념 없고 생각 없는 네티즌을 지칭하다가, 지금은 ‘냄비 근성’이 심각한 네티즌들을 비꼬는 뜻으로 사용되는 속어이기도 하다.

최근 휴대폰,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성장 속도가 세계에서 한국이 유독 빠른 이유가 한국인의 급한 성격 또는 ‘냄비 근성’ 때문이라고 보는 옹호론도 있지만, 냄비 근성은 ‘빨리 끓었다, 빨리 식는’ 냄비의 속성으로 흔히 한국인의 대표적 부정적 기질 중의 하나를 일컫는다.

정치권 이슈도 이러한 ‘캔티즌’들에 의해 빨리 소비되고, 빨리 망각된다. 심지어는 정치평론가들 중에서도 ‘캔티즌’이 많다. 불과 4년 전 일인데도 다들 잊어버리고, 현 시점에서 현상을 갖고 섣부른 예측을 하는 것이다.

서론이 길었다.

새누리당 압승할까?… 4년 전의 '반전' 리뷰해야

내년 총선 얘기를 꺼내려 ‘캔티즌’이라는 속어를 설명했는데, 현 시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새누리당 압승, 즉 전체 국회 의석 300석 중 180석, 심지어 200석 운운한다.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4년 전 이맘때를 돌이켜보면 정치평론가들 중 상당수가 ‘캔티즌’일 수도 있다는 의구심이 들 수 있다.

물론 작금의 야권의 상황을 보면 여당 압승으로 전망할 수 있다. 통합진보당은 작년 12월 19일 강제 해산되었고, 새정치민주연합의 분열은 12월 13일(일) 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으로 서막이 올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총선을 4개월가량 앞둔 현 시점에서 ‘분열’, ‘갈등’, ‘내홍’ 등의 키워드로 야권 지지층의 제1스트레스 요인이 되고 있다. 반대로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 지지율의 2배가량으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여당 압승’, ‘야당 참패’ 전망들이 나올 만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지도부가 먼저 나서서 '180석 달성'을 목표치로 내걸었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달 당원을 대상으로 한 행사에서 "이대로 단결하면 다음 총선에서 180석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장한다"고 선언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도 "국정 현안을 힘있게 풀어가기 위해 180석 이상을 해야겠다"고 피력했다.

'180석'은 현행 국회의원 정수 300명을 기준으로,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개정 국회법에서 한쪽 정당이 안건 처리에 반대할 경우, ‘신속처리 대상’ 안건으로 지정해 조속히 처리하는 데 필요한 의결정족수를 의미한다.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전체 의석수의 5분의 3 이상을 차지하면, 야당이 반대하더라도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할 수 있기 때문에 180석은 중요한 목표치인 것이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렇듯 당연히 그러한 목표치를 내세울 수 있다.

하지만 냉정한 예측을 해야 하는 전문가들의 입장에서는 과거 총선 기록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4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새정치연합의 전신인 통합민주당은 4년 전인 2011년 12월 18일 창당했고 창당 직후 실시된 조사(리얼미터 주간 정례조사)에서 30.9%를 기록했다. 당시 한나라당은 31.2%로, 통합민주당이 컨벤션 효과로 오차범위 내로 한나라당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4주 연속 상승하며 2012년 1월 16~20일에 실시된 주간 정례조사에서는 통합민주당이 39.7%, 한나라당이 29.1%를 기록해, 10%포인트 가량 통합민주당이 한나라당을 앞서며, 1당은 물론 과반 의석도 가능할 듯 보였다.

또 통합민주당 창당 직후에 실시된 여야 1대1 차기 대선 가상대결 조사에서는, 안철수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51.3%, 박근혜 전 대표가 37.5%를 기록해 양 후보 간 격차는 13.8%p로, 선거의 여왕 박근혜 전 대표조차 안철수 돌풍에 밀리고 있었다.

당시 새누리당은 비상대책위 출범을 앞두고 당 쇄신 방안과 관련, 비대위의 역할로 ‘재창당 추진’을 명시하는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이고 있었다. 그리고는 결국 당내 쇄신파인 김성식·정태근 의원이 이 문제로 '탈당'하면서, 큰 ‘내홍’에 빠졌다. 지금의 새정치연합의 ‘내홍’, ‘탈당’ 사태와 비슷한 모습이 4년 전 한나라당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반면 민주통합당에선 한명숙 전 총리가 득표율 24.1%로 문성근(16.7%), 박영선(15.7%) 박지원(12.0%) 후보를 제치며 민주통합당 초대 대표로 선출됐다. 당시 민주통합당은 대권 유력 후보로 떠오른 안철수, 문재인의 두 잠룡, 그리고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당선된 박원순 시장과 함께 다가오는 19대 총선에서 지리멸렬, 자중지란 상태에 빠진 한나라당을 이기고 1당이 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뭘해도 안될 것 같던 한나라당은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당 색깔을 붉은색으로 바꾸는 등 과감한 리모델링을 했고, 진보 성향의 외부 인사 영입을 과감히 추진했다. 경제민주화 헌법 119조를 도입한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MB정부의 실정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을 했던 이상돈 중앙대 교수, 20대의 이준석 '배나사(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대표 등이 비대위에 포함됐다.

무엇보다 선거의 여왕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적극적 전국 유세가 통했다. 박근혜 위원장은 선거 직전까지 전국 유세를 하며, 세종시 수정안 논란 이후 2년 만에 자신의 대선후보 지지율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시 박근혜 위원장은 36.6%를 기록, 2위 문재인(19.1%) 3위 안철수(18.3%) 등을 제치고 2010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모든 것이 3개월여 만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그 결과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총선 결과가 도출됐다.

내년 총선의 대결 구도와 예상 의석 수

그리고 4년이 흘렀다. 그리고 정반대의 양상이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에 나타났고, 새정치연합에서는 문재인 대표를 향해, ‘혁신 전당대회’, ‘탈당’ 등의 비주류 공격이 계속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안철수 전 대표가 결국 12월 13일(일요일) 탈당했다.

2002년 ‘후단협(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 사태처럼, 교섭단체 기준인 20명이 넘게 탈당(후단협 당시 21명 탈당)을 할지, 아니면 그에 못 미쳐 '찻잔속의 태풍'이 될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야권은 총선을 불과 4개월가량 남기고 핵분열 상태로 들어가, 도저히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이길 수 없어 보이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는 생물이기에, 4개월 후의 상황이 지금의 상황처럼 새누리당 압승으로 끝날 것으로 전망하는 것은 위험하다.

당장 새누리당 핵심부는 안철수 전 대표가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당일부터, 내년 총선에서의 야권 단일화·연대에 경계심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야권이 분열되고 여당이 단일 세력이면 선거 구도상 여당이 유리해 보이지만, 내년 3월쯤에는 야권이 적어도 호남 외 지역에서는 다시 단일화·연대 카드를 꺼내 여야 1대1 구도를 연출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었다.

엄살같이 보이지만 새누리당은 급기야 ‘결선투표제’와 ‘전략공천’을 두고 비박계와 친박계가 ‘빅딜’을 할 것이라는 추론이 벌써부터 생겨나고 있다. 비박계는 ‘결선투표제’ 백지화 또는 '오차범위 내 조건부 실시'를 얻고, 친박계는 ‘전략공천’의 일정 비율 실시를 약속받는 ‘빅딜’의 가능성이 그것이다.

당장 야권의 분열로 여당 국회의원들이 표정 관리를 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여당 의원들의 ‘동물적인 감각’은 ‘이러한 야당 분열이 계속돼 여당 압승으로 선거가 끝날 것’이라는 자만을 결코 허락하지 않고 있다. 여당이 오히려 총선을 앞두고, ‘안철수 탈당’이라는 예방접종으로 전열을 재정비하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얼굴 붉히고 서로 으르렁 거리는 야권 인사들이지만, 호남 외 지역에서는 ‘여야 1대1 구도가 아니면 필패’라는 공식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1대1 구도로 만들 것이고, 그렇게 되면 여전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중부벨트는 결국 상당히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다.

그래서 새누리당 전·현직 서울시당위원장들이 최근 "총선의 분수령, 수도 서울 승리를 위해서는 자기희생과 헌신이 필요하다"며 거물급 여권 인사들의 서울 ‘험지 출마’를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수도권에서는 여전히 야당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여당 의원들이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고 있다는 방증으로, 그것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때부터 나타난 수도권 의원들의 불안감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서대문(을) 지역구로 하고 있는 정두언 의원이, 지난달 초 정부가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는 확정고시를 한 당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주장했던 것도 바로 그러한 연유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각설하고 내년 4월에 치러질 20대 총선에서 호남을 제외하고 다른 지역에서 야권이 단일화하여, 여야 1대1 구도로 치러진다는 가정으로 본다면, 새정치연합이 갖고 있는 의석수가 분산되어 '호남 신당'으로 쪼개지겠지만, 여야 구도는 지난 19대 총선 당시의 결과와 비슷할 것이다.

즉, 19대 총선 결과가 새누리당 152석, 민주통합당 127석, 통합진보당 13석, 자유선진당 5석, 무소속 3석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이 합당되었으므로 20대에서 150~170석, 그리고 새정치연합이 100~120석, 그리고 제3신당이 10~20석, 그리고 정의당과 무소속이 10석 안팎이 될 수 있다.

4개월 후의 상황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정권 심판론'이 더 먹히는 상황이면, 새누리당이 160석 아래로 떨어질 것이고, 정부, 여당이 주장하는 대로 '야당 심판론'이 더 먹히고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한다면 160석 이상될 것이다.

하지만 야당이 극심한 분열로 일여다야(一與多野) 체제로 끝내 선거가 치러지게 되면 새누리당은 180석 이상, 즉 의석의 5분의 3이상을 차지할 수도 있는 것이고, 반대로 여당이 친박과 비박 간의 갈등 심화로 공천 탈락자들이 제3의 신당으로 이탈할 경우 150석 미만의 1당이 될 수도 있다.

만일 새누리당이 150석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새정치연합은 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의석 이상, 즉 130석 안팎으로 선전할 수도 있다는 것이고, 그게 아니면 안철수, 천정배 등의 제3신당이 교섭단체 의석인 20석 이상으로 선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굳이 19대 총선 의석수와 비슷한 구도로 전망을 하는 것은, 야권에서 만일 그런 식으로 참패할 경우, 정권교체는 완전히 물건너갈 수 있다는 점에서, 총선 직전에는 야권 수뇌부도 ‘본능적으로’ 어떻게든 단일화, 연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관전 포인트는 결국 야권의 ‘본능적 단일화’와 여권의 ‘동물적 감각’ 중에서 어느 쪽의 힘이 더 강하고 오래가는지 두고 보는 것이다.

총선이 4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그리고 피말리는 전쟁은 이제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전쟁은 그 후년의 대선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선 당장은 새정치연합에서 추가로 얼마나 많은 의원이 탈당하느냐, 그리고 그 이후에는 문재인, 안철수 두 축이 야권 단일화·연대를 공식적으로, 혹은 암묵적으로 성사시킬 수 있을 것이냐의 문제가 관전 포인트일 것이다. 그 다음에는 본선에서 박근혜, 김무성, 문재인, 안철수 계보의 국회의원이 20대에서 얼마나 많이 살아남느냐의 문제가 관전 포인트이다.

기.승.전, 김무성일지,
기.승.전, 문재인일지,
기.승.전, 안철수일지는 곧 뚜껑이 열리리라.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프로필
연세대 철학과- 연세대 신문방송학 석사- 연세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 리얼미터 대표이사(현), 한국정치조사협회 상임이사(현),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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