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 초음파 검사가 많이 시행됨에 따라 담낭(쓸개)용종, 담석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필자도 친구들로부터 가족이 건강검진에서 담낭용종 진단을 받았는데 어떡하면 좋을지, 혹시 암처럼 중병은 아닌지 하는 문의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 그래서 이번 칼럼은 담낭용종의 경과와 치료를 다룬다.

담낭은 간의 바로 옆에 붙어있는 장기로 쓸개라고도 한다. 간에서 생산하는 담즙을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담즙은 지방의 소화와 흡수를 돕는 기능과 체내의 불필요한 물질을 배설하는 기능을 한다. 대개 담낭이 없어도 간에서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에 살아가는데 큰 지장은 없다.

담낭 용종은 담석을 제외하고 담낭 내강으로 돌출하는 모든 형태의 종괴(혹)를 의미한다. 유병율은 약 4-7%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한 대학병원 자료에 따르면, 남성은 7.1%, 여성은 4.8%에서 담낭 용종이 발견되었다. 주로 50세 이상 중년에 많고 크기는 10mm 이하가 대부분(98%)이다. 담낭 용종은 종양성 용종과 비종양성 용종으로 나눌 수 있다. 전암 병변인 선종이나 암은 종양성 용종이며 콜레스테롤 용종, 염증성 용종, 선근종 등은 비종양성 용종으로 분류한다. 담낭 용종 중 악성의 빈도는 약 3-8%.

대부분의 담낭 용종은 증상이 없으나, 드물게 복통이나 체중 감소가 동반될 수 있다. 복통과 체중 감소가 있는 경우는 악성 용종 가능성이 높으므로 수술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복통이 있을 때 원인이 담낭 용종 때문인지, 위나 대장 등 다른 기관의 문제인지 감별하는 것이 쉽지 않아 임상 증상 유무로 치료 방침을 정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담낭 용종의 진단에 있어 가장 유용한 방법은 초음파 검사이다. 용종의 발견 뿐 아니라 추적 검사 시 용종 크기의 변화 특정도 가능하다. 하지만 초음파로 양성인지 악성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데 그 이유는 용종의 세밀한 구조, 표면상, 담낭벽의 층 구조를 자세히 관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시경 초음파는 내시경 끝에 초음파가 장착되어 있는 기계로 초음파에 비해 선명하고 해상도 높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초음파로 5mm 이상 크기의 용종이 양성인지 악성인지 구분이 어려울 때는 내시경 초음파를 통해 수술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다.

담낭의 용종이 1cm 이상이거나 무경성 용종, 담석이 동반되어 있거나 복통. 체중감소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는 추후에 암이 될 수 있는 고위험군이므로 수술을 해야 한다. 위와 대장의 용종은 내시경을 통하여 용종만 절제가 가능하지만 담낭의 용종은 용종만 절제하는 것이 쉽지 않다. 또한 주변에 악성 조직이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에 복강경으로 담낭전절제술을 해야 한다.

조기에 악성 용종을 발견해 암이 근육층을 침범하기 전에 담낭절제술을 하면 그 자체로 완치가 가능하며 예후가 양호하다. 하지만 악성 용종을 방치하여 진행성 담낭암이 되면 광범위한 절제술을 시행해도 5년 생존율이 5% 밖에 안 되는 치명적인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므로 고위험군을 선별하여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위험군이 아닌 담낭 용종은 정기적인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추적관찰 하는 것이 좋다. 최근 논문들에 의하면 1cm 이하의 담낭 용종은 악성화 가능성이 낮으므로 처음 1-2년간은 3-6개월 간격으로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고, 용종의 크기와 모양의 변화가 없다면 그 이후에는 최소 5년 동안 1년에 한번 정도 추적 검사를 하는 것이 추천된다.

담낭 용종의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져 있지 않지만 용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콜레스테롤 용종의 경우는 비만한 사람에서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고칼로리, 고지방식은 피하고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여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달려라병원 최홍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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