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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병원 & 착한달리기] 놓치기 쉬운 흉추 질환

척추질환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목디스크, 허리디스크 같은 질환을 떠올립니다. 물론 척추 진료를 하는 의사 입장에서 보면 목이나 허리 문제로 병원을 찾는 분들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목에서 부터 허리까지 이어지는 척추 부분 중에서 가장 많은 부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흉추 부위입니다.

척추는 크게 경추, 흉추, 요추, 천추로 구성되어 있으며 경추는 7개, 요추는 5개, 흉추는 12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목과 허리 사이에는 모두 흉추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앞서 언급한대로 일반적으로 병원을 찾는 많은 분들이 목, 허리 문제로 병원을 찾습니다. 그러다보니 진료를 하는 의사들 마저도 사실 흉추 문제를 간과하기 쉽습니다. 또한 흉추에 발생하는 문제로 인한 것들이 흉추 부위에 직접적인 통증이나 불편감을 일으키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만큼 신경써서 보지 않으면 쉽게 놓칠 수 있는 것도 흉추에 발생하는 질환들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 남자분이 진료실에 오셨습니다. 네팔에서 우리나라로 일을 하러 오신 분입니다. 같은 직장의 한국분과 같이 오셨습니다. 우리나라에 3개월 전에 왔고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허리가 아파서 왔다고 합니다. 근처 다른 병원에서 허리쪽 CT를 찍었고, 허리 디스크가 조금 있는데 심하지 않다고 해서 약을 먹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호전되는 것 같지 않아서 내원했다고 합니다.

같이 오신 분은 다른 병원에서 별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환자는 자꾸 아프다고 하니 짜증도 좀 나는듯 보였습니다. 가져온 CT를 보니 실제 심각한 문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도 일을 안 하다가 힘든 일을 하니 허리 통증이 생기는 것 아닐까 하는 짐작을 하고 있었습니다. 가뜩이나 환자분과 의사 소통이 직접적으로 잘 되지 않아서 진찰이나 병력 청취도 잘되지 않는 상태였는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환자분은 계속 아픈 부위를 손으로 가리키는데 허리보다는 허리와 흉추가 연결되는 약간 위쪽을 지속적으로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일을 할때도 밤에 쉴 때도 통증이 계속 있고 양쪽 다리를 가리키면서 다리 힘이 빠진다는 제스처를 계속 합니다. 이제는 점점 허리쪽 문제는 아닌 듯 해서 흉요추쪽 MRI 검사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결과는 흉추 11번쪽에 제법 큰 척추 신경 종양. 그 종양이 척수를 압박하면서 증상을 일으키는 상태였습니다. 영상 소견으로는 양성 종양이 의심되었으나 정확한 치료를 위해서 대학병원으로 전원하였습니다.

이 분의 경우 여러 가지 상황이 정확한 진단을 하는데 문제가 있었던 것입니다. 먼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았고, 호소하는 증상이 허리에 발생하는 문제와 비슷했습니다. 처음 검사 부위가 흉추쪽이 아니라 허리쪽이었고 척추 신경 문제를 정확하게 볼 수 없는 CT검사를 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던 것입니다. 다행히 늦었지만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졌고 치료를 통해서 다시 건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런 케이스 이외에도 대표적으로 흉추에 발생하는 문제 가운데 <황색인대 골화증>이라는 병이 있습니다. 이 병은 척추관 뒤쪽에 존재하는 황색인대가 골화되면서 두꺼워 져서 앞쪽에 있는 척수 신경을 압박하는 병입니다. 이 병 역시 증상이 하지쪽 통증이나 저림. 힘빠짐 등의 증상이 있어 종종 허리 문제로 오인되어서 진단하는데 시간이 지체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들이 MRI검사를 하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려워서 x-ray같은 검사를 하고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분들은 더욱더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그동안 많이 다뤘던 목이나 허리 문제 말고 흉추라고 불리는 부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증상의 특성상 다른 부위 문제로 오인되어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특히 하지쪽 감각저하나 힘빠짐 증상이 있다면 흉추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달려라병원 정호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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