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가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해탈해서 설법을 하던 때에 인도는 바라문(婆羅門)교 즉 브라만교가 성행하고 있었다. 잘 알다시피 브라만교의 경전은 베다(Veda)이고 베다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경전이다. 베다는 다수의 현인들에 의해 수 천 년의 세월에 걸쳐 형성된 것으로 보이며, 신에 대한 인간의 사색이 어떻게 깊어 갔는지 그 여정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브라만교를 이은 힌두교 역시 베다를 가장 권위 있는 성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베다에 있는 리타(Rita)는 우주의 질서와 자연현상을 지배하는 통일된 원리로 천칙(天則) 즉 하늘의 법칙 혹은 진리라고 부른다.

인간의 질서와 사회적 현상과 인간의 윤리 또한 달이 한 달에 한번 지구 주위를 돌듯이 우주의 법칙인 리타의 지배를 받는다고 생각했다. 리타는 후에 다르마(진리, Dharma) 혹은 달마(達磨)의 기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부처는 이런 순환 시스템에 갇혀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고민하고 고행하고 각성하고 깨달아서 다르마를 ?으라고 했다. 선모(仙茅)라는 한약재가 있다. 선모(仙茅)의 땅속 줄기를 한약재로 쓴다. 모(茅)는 ‘띠’다. 백모근(白茅根)도 역시 띠다. 선(仙)은 신선이란 뜻이다.

일설에 선모를 장기복용하고 몸이 신선같이 가벼워져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했다. 선모의 이명 중에 파라문삼(婆羅門參)이 있다. 이것도 서역(西域)의 브라만 승려가 인삼처럼 보하는 효능이 있는 선모를 당나라 현종에게 헌납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브라만의 파라문(婆羅門)과 인삼의 삼(參) 때문에 그런 말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선모의 맛은 아주 맵고 성질은 맹열하게 열을 나게 한다. 이런 맵고 강렬한 성질이 신장으로 들어가서 신장의 양기를 북돋아주기 때문에 삼(參)이란 말까지 붙을 정도이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한쪽을 강력하게 하면 다른 한 쪽이 상극(相剋)이나 상모(相侮)같은 부작용이 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선모는 독(毒)이 있어서 날 것으로 쓰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선모에 붙어 있는 흙을 털어내고 잔뿌리를 대나무 칼이나, 구리칼로 잘라서 잘게 쪼개서, 찹쌀을 씻고 나온 쌀뜨물(?米?)에 푹 담가서 붉은색 즙(汁)이 다 나온 것을 확인하고 건져서 술에 버무려서 햇빛에 말려 쓴다.

보양하는 정도가 음양곽과 비슷하지만 음양곽은 독성이 없어 장복할 수 있는 반면 선모는 장복하면 안 된다. 선모는 신장의 양기 뿐 아니라 명문지화(命門之火)를 강력하게 북돋아 줄 수 있어서 양도(陽道)를 발흥하게 한다. 명문(命門)은 신장의 위쪽에 붙어서 새들어 살고 있으면서 Brain의 현장 파출소 격인 부신(副腎)이 하는 일과 많이 흡사하다. 신장의 문제가 있을 때 신장은 때어내더라도 부신은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좋다. 부신은 뇌의 명령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해서 인체가 외부의 모든 충격으로부터 견디고 버티는 역할을 한다. 명문은 성에 대한 욕구를 증진시켜 젊을 때처럼 잘 흥분되게 하고 비아그라를 복용한 것처럼 발기도 잘 되게 하는 효능이 있다. 명문의 화가 쇠약해지면 성욕감퇴와 정액이 차갑게 되고 여성은 냉(冷)이 증가하게 된다. 선모는 이 증상을 치료할 뿐 아니라, 허리가 시리고 무릎이 시린 것에도 역시 효과가 있다. 선모는 라이터돌처럼 한 번에 강한 불꽃을 점화시켜 줄 수는 있지만 그 불꽃을 지속시키는 땔감은 기름이다. 그 기름에 해당되는 것이 신음(腎陰)이다.

선모가 아무리 효능이 좋다한들 신음을 소모시키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으니 신음이 부족한 환자에게 쓰는 것은 신중해야 하고 이 때는 신음을 보하는 육미지황탕과 함께 쓰면 좋다. 부자(附子)와 육계(肉桂) 역시 신장의 양기를 보하지만 선모는 여기에 더해서 명문의 불꽃을 잘 일으켜 세우기 때문에 다른 보양약이 성교의 지속이나 스테미나를 담당한 것과는 다르게 성적인 흥분을 잘 생기게 해서 성욕을 항진시키는 한약이다. 효능이 비슷한 파극천, 부자, 육계, 황기와 잘 어울려 놀면서 성기능을 강화시킨다. 본초신편에는 선모의 독성에 중독되면 대황(大黃) 한 조각을 입에 물고 있으면 해독된다고 했지만 잘 알지 못하겠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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