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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병원 & 착한달리기] 힘줄 끊어졌는데 인공관절수술 필요하다?

힘줄은 근육이 뼈에 부착되는 부분을 말하는 것이고, 관절은 뼈와 뼈가 서로 만나서 만들어진 구조물이니 언뜻 생각하면 둘 사이에 전혀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가능한 일이다. 어깨 관절을 싸고 있는 특정 힘줄이 파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동안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되면 급기야 관절까지 손상을 입게 되어 관절염이 발생한다. 이런 경우에는 인공관절 치환술이 치료방법 중의 한 가지가 될 수 있다.

79세의 비교적 건강해 보이는 할머니께서 따님과 함께 진료실을 찾아오셨다. 어깨 통증이 점점 심해질 뿐 아니라 팔에 힘이 없어서 일상생활도 못할 지경이라고 하소연을 하셨다. 어깨 통증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기억을 하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것이었다. 그동안 약도 먹어보고 주사도 맞아보고 했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또다시 병원을 찾게 된 것이다.

보호자의 말에 따르면 상당한 연세에도 불구하고, 웬만한 활동은 잘하시는 편이라고 했다. 단지 어깨 통증이 너무 심해 한 쪽 팔을 거의 사용하지 못하다 보니 혼자 생활하시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다. 진찰을 위해 팔을 한번 들어보시라고 하니 어깨를 움찔움찔하실 뿐 위로는 거의 들지 못하는 상태였다.

인터넷, 방송 등의 대중 매체에 의학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이다 보니 어깨에 회전근개라는 중요한 힘줄이 있다는 것을 한번쯤은 들어볼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필자가 진료를 하다 보면 이를 들어본 적이 있다는 분을 적지 않게 만난다. 50대 이후에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분들 중 절반 이상이 회전근개에 이상이 있으며, 이들 중 1/3 정도에서는 회전근개 파열이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회전근개라는 것은 어깨에 있는 네 개의 근육 (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 의 힘줄들이 모여서 어깨의 앞, 뒤 및 위쪽을 싸고 있는 구조물을 말한다. 어깨의 움직임이나 회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힘줄이라고 간단하게 생각하면 된다.

이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회전근개라는 힘줄은 파열 즉 찢어지는 현상이 생긴다. 이것은 한 가지 원인으로는 설명하기 어렵고,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이가 듦에 따라서 힘줄 자체에 퇴행성 변화가 생기면서 약해지게 되고, 힘줄에 공급되는 혈류가 감소하게 되고, 또한 구조적으로 힘줄의 바로 위에 놓여 있는 뼈 및 특정 인대의 일부분과 힘줄이 충돌하는 것 등이 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가벼운 염증으로 시작하지만 병이 진행되면 회전근개의 파열이 발생한다. 파열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방치하게 되면 어깨 관절 자체가 파괴되는 관절염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다 이러한 상태를 의학용어로 회전근개 파열 관절병증이라고 부른다. 회전근개 파열의 마지막 종착역이라고 본다면 무리가 없다.

적절한 비유일지 모르겠으나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것과 비슷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잇몸을 계속 사용하다 보면 잇몸에도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어깨로 따지면 관절에 문제가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뼈에 변형이 생기고 관절 연골이 닳아서 관절로서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관절까지 손상된 상태라면 단순히 힘줄만 치료를 해서 해결되는 단계는 이미 지나간 것이다.

앞의 할머니의 경우는 x-ray 검사에서 이미 관절이 손상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MRI 검사에서 봉합 가능한 힘줄은 전혀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런 경우는 특수한 형태의 인공관절수술을 통해 통증 완화 및 일상생활이 가능한 정도로의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파열의 초기 또는 봉합 가능한 정도의 파열이 있을 때 치료를 했다면 봉합술이 가능했겠지만 시기를 놓쳐 결국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물론, 가래로라도 막아야 호전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달려라병원 박진웅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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