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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도시의 너풀너풀 미세먼지, '지의류'가 해법이다

류재근 한국교통대 석좌교수 "지의류 이용해 도시의 미세먼지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지의류(地衣類) 살리기' 운동에 적극 나서면 시민의 힘으로 미세먼지 극복할 수 있어
[전문가 칼럼= 류재근 한국교통대학교 석좌교수] 요즘 미세먼지가 극성이다. 올해 들어 미세먼지가 언론에서 부쩍 자주 다뤄지고 있다. 중국, 몽골사막으로부터 날아오는 황사와 복합 미세먼지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 류재근 한국 교통대학교 석좌교수
특히 중국으로부터 날아오는 황사는 산둥반도 공업지대에서 유입되는 것이 34%이고, 북한에서 오는 것이 9%, 기타 연해주나 일본 등에서 들어오는 것이 5%로 총 48%가 외부세계에서 국내로 유입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절반이 넘는 52%에 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세먼지는 오염물질을 동반하며 중금속 등 유해물질을 다량 포함하고 있어,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계절에 따라 봄철에는 송홧가루, 삼나무 꽃가루, 가을철에는 돼지풀 등이 흩날리고, 추수 후에는 밭에 있는 흙이 날려 대기오염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미세먼지는 주로 보도블록, 담벼락, 지붕, 가로수, 화단의 화초 등에 붙어 알게 모르게 우리의 호흡기를 위협하고 있다.

이처럼 미세먼지의 '공습'이 건강을 해치는 위협요소로 부각되는 가운데 대기오염 저감을 위한 해법의 하나로 지의류(Lichens, 地衣類)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의류는 하얀 균체의 곰팡이와 녹색·청남색을 띠는 남조류의 공생체인 복합 유기체로, 적도, 남·북극, 고산지역을 비롯해 보도블록, 콘크리트, 사막 등 각종 척박한 환경에서도 살 수 있는 강인한 생명력을 갖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2만∼3만여 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국내에는 700∼800여 종이 자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장하는 모양에 따라 엽상(葉狀), 수지상(樹枝狀), 가상(痂狀) 등 3가지 종류로 나뉜다.

이처럼 지구상 어디에서든 생존이 가능한 지의류는 탄소동화작용(Carbon dioxide assimilation)을 통해 미세먼지의 유기물·무기물, 유해물질을 분해해 대기를 정화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한자로 ‘땅의 옷’이라 풀이되는 지의류는 지구상 어디에서든 살 수 있는 강인한 생명력을 갖고 있는 놀라운 생명체다. 적도에서 남극·북극까지, 바닷가에서 6,000m 고도의 고산지역, 도시의 보도블록과 콘크리트, 사막 등 조류나 균류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환경에서도 끈기있게 살아남는다.

  • 우리 생활 속 곳곳에 끈질기게 살아남아 공기정화와 미세먼지 잡기에 도움을 주는 지의류의 모습. 자료=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 제공
대기 중의 미세먼지가 아침 이슬처럼 보도블록이나 나무에 떨어지면, 지의류는 미세먼지의 오염물질을 정화해 대기오염은 물론, 하천오염의 저감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우리 주변 가까이 해법이 있음에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

최근 PM2.5 미세먼지(지름 2.5㎛ 이하 먼지)로 인한 국민의 근심 걱정이 위험 수위를 넘어설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1980년 이후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경유차를 비롯해 각종 산업시설이 확대되고 건축공사장 등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증가하면서, 호흡기 질환 환자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탓이다. 과거 필자가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강의를 들을 때는 미세먼지의 지름이 0.5㎛ 이하면 진폐증을 일으킨다고 해서 직업병으로 분류한 바 있다.

이에 2016년 이전까지만 해도 시민들은 황사가 불어오는 봄철에만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요즘에는 평상시에도 기상청 일기예보에 따라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이 하나의 풍속도처럼 자리잡아 가고 있다.

정부는 과거 부유먼지에서 PM10.0 미세먼지만 관리하던 것을 이제는 PM2.5 미세먼지까지 범위를 확대해 관리할 정도로 미세먼지에 대해 민감하면서도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이제 필자가 미세먼지 해소를 위한 단서로 제시한 지의류에 대해 초점을 맞춰보자. 1980년도에는 냉난방으로 석탄, 방카씨유 오염과 산업화로 수도권 아황산가스가 0.1ppm에 육박함에 따라 서울의 '지의류'가 완전히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서울의 냉난방 원료로 도시가스와 액화천연가스(LNG)가 보급되면서 이산화황(SO2)이 감소해 지의류가 보도블록에 군데군데 자라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유럽의 독일 등 몇몇 선진국에서는 일찍이 지의류를 보도블록에 심어 미세먼지 제거는 물론, 도심에 산소를 공급해 깨끗하고 쾌적한 대기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의 심각성이 나날이 증가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더 늦기 전에 전 국민이 대기 정화운동에 나서야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부터라도 먼저 실천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는 도시 녹지 조성 및 생태 환경 개선에 일조한 개인이나 기관에 대해 확실히 보상해 도시 녹지화 방안을 끊임없이 강구하고 국민 참여를 독려하는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이와 더불어 전국의 모든 언론기관 종사자, 정책 결정자가 지의류에 대한 생태 원리를 배우고, 이제부터라도 환경운동으로서 지의류 살리기 운동을 생활화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도심의 주택가, 상점, 사무실 주변에 지의류나 잡풀이 잘 자라도록 보호하는 운동이 하루빨리 전개되길 기대한다. 더 늦기 전에 지금부터라도 지의류 살리기 운동에 적극 동참할 것을 제안한다.

◇ 류재근 한국교통대학교 석좌교수 프로필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 석사를 거쳐 건국대에서 환경미생물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립보건연구원 미생물부 연구관을 거쳐 국립환경연구원 원장, 한국환경기술진흥원 원장,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2001~2004), 한국물환경학회 회장, 한국환경분석학회 명예회장 등을 지내면서 수질연구 등 물환경, 바이오, 환경분석과 관련된 분야에서 주로 일했다. 요즘도 한국교통대 석좌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으며, 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 회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물박사'로 유명하며, '대한민국 환경지킴'이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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