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여성 환자. 허리 아래쪽 통증과 골반 통증으로 필자의 병원을 찾아왔습니다. 환자분은 통증이 심해서 걷기가 매우 힘들다고 했고 보호자의 부축을 받고 병원에 들어섰습니다. 넘어지거나 다친 적은 없다기에 허리에 생긴 문제가 원인이라고 짐작을 했습니다.

엑스레이 검사에서는 특별한 문제가 보이지 않아서 MRI검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허리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허리 아래 천골 부위에서 이상 소견이 보였습니다. 이 분의 정확한 진단명은 ‘천골 부전 골절’이었습니다. 천골은 무엇이며 부전 골절은 또한 무슨 말인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천골은 골반을 구성하는 뼈이고 허리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부전 골절은 팔이나 다리뼈가 다쳐서 골절이 생길 때처럼 뼈가 서로 어긋나는 골절이 아닙니다. 일종의 스트레스 골절로서 약해진 뼈가 정상적인 하중을 견디지 못하면서 생기는 골절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엑스레이 검사 같은 것으로 발견하기가 매우 어려운 골절 종류입니다.

일반적으로 고령의 여성분에서 잘 발생이 되며 주로 대부분 골다공증이 문제가 되어 발생합니다. 골다공증 이외에도 골연화증, 류마토이드 관절염, 방사선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사람에게서 잘 발생합니다. 뚜렷한 외상없이도 자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허리 아래쪽이나 골반, 엉치쪽에 통증이 발생하며 걸을 때 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보통 척추에 발생하는 척추관 협착증이나 추간판 탈출증, 척추 전방전위증, 척추 압박골절 등과 증상이 비슷하여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흔하고 엉뚱한 부위를 치료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다른 골절과 달리 엑스레이 검사에서 문제가 발견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본스캔, CT, MRI 같은 검사를 통해서 진단을 할 수가 있습니다. 치료의 경우 처음부터 수술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보존적 치료를 통해서 증상 치료를 하며 3-6개월 정도면 통증이 많이 좋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거에는 오랫동안 침상 안정을 하는 것이 좋다고 권장을 했으나 요즘 밝혀진 바로는 오랜 기간 동안의 침상 안정은 골회복 과정을 저해합니다. 따라서 고령의 환자의 경우 정맥 혈전증, 근력 약화, 심폐 기능 저하 등의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아서 오랜 기간 동안의 침상 안정은 권하지 않는 편이며, 할 수 있다면 조기 보행을 권유하는 편입니다. 또한 대부분 골다공증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골다공증 치료 또한 같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는 이미 고령화 사회의 단계로 들어섰으며 천골 부전 골절 같은 고령의 여성 환자에서 종종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에는 진단이 어려웠던 병들도 검사 도구들이 발전되면서 명확하게 발견되는 경우도 점점 많아집니다. 고령이신 분이 이유 없이 허리와 골반에 통증이 있거나 보행 장애가 있다면 천골 부전 골절의 가능성도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달려라병원 정호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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