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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문재인 대통령 운명이 북핵에 달린 3가지 이유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성공적인 대통령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개혁, 복지, 소통에 지속적인 성과가 나와야"
[전문가 칼럼 =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수준이 한반도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 6차 핵실험은 미국의 분석 기관에 따르면 진도 6이 넘을 정도의 엄청난 위력이었다고 한다. 국민들은 설마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안심시켜왔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우리 국민들의 지나칠 정도의 차분한 대응을 안보 불감증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을 정도다.

사실상 완성 단계에 들어선 북한 핵과 미사일은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위협이 아니다. 우리 국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민족의 자멸을 초래할지 모를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우리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과도한 안보 위기를 조장해서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한다면 천인공노할 일이다.

그렇지만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전개된 북한 핵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할 핵심 기준이 돼버렸다. 대통령 지지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변수를 머리글자로 요약하면 경북공이다. 즉 경제, 북한 그리고 공공개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정 농단 세력을 심판한 촛불 민심의 기반 위에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적폐청산 의지는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성공적인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임기 내내 개혁, 복지, 소통에 성과를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높은 지지율 유지는 필수적이다. 촛불 민심은 여론이고 국민 여론은 대통령 지지율과 연결된다.

대통령 지지율에 가장 큰 영향을 줄 변수는 지난 6차 핵실험 이후 안보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북핵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안보 전략을 구사하지 못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적 운명을 장담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문 대통령의 개혁, 복지, 소통의 성공을 위해서는 안보 관리를 통한 지지율 유지가 핵심이다.

현직일 때보다 퇴임 후 더 큰 인기를 누리는 대표적 인물로 제임스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곧잘 꼽는다. 민주당 출신의 제 39대 미국 대통령으로 지난 1976년 선거에서 당선됐다. 현직 대통령이었던 포드를 꺾고 백악관에 입성한 카터 대통령은 미국 국민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대통령 선거에서 석패한 포드 대통령의 전임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탄핵 압박을 받다 사퇴한 닉슨 전 대통령이었다.

부통령이었던 포드는 잔여 임기를 승계해 대통령이 되었고 임기가 끝나기 직전 닉슨 전 대통령을 사면하는 무리수를 두었다. 닉슨 사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의 반사이익을 카터 대통령이 가져갔다. 도덕주의와 인권주의를 표방한 카터 대통령은 미국 국민들에게는 개혁의 아이콘 같은 존재였다.

카터 대통령의 임기 초반만 하더라도 세계 최고의 미인을 뽑는 미스 유니버스 선발대회장에서 미녀 후보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하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첫 손에 꼽힌 인물이 바로 카터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임기 중반을 넘어갈 무렵 안보와 경제에 헛발질을 연발하자 지지율이 곤두박질 쳤고 가장 인기 없는 현직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무리했다.

물론 재선에 성공하지 못했다. 카터 대통령이래로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경우는 아버지 부시 대통령 말고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탈권위와 파격적인 소통행보로 지지율 고공행진을 보여주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의 절정을 상징하는 ‘이니않이(지지층을 중심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붙인 대통령의 이름자를 딴 애칭)’현상까지 나타날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대통령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개혁, 복지, 소통에 지속적인 성과가 나와야 한다. 국정 운영 동력이 되는 지지율을 유지하는데 안보 관리의 중요성은 미국 카터 대통령의 사례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문 대통령의 개혁, 복지, 소통은 그래서 북핵 대응에 달려있다.

우선 문 대통령의 운명이 북핵에 달려 있는 이유는 대통령의 개혁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중도층이 북핵 이슈에 매우 예민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진보와 중도 양 쪽 이념성향 유권자 그룹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당선됐다.

기존의 지지 기반인 진보층에다 중도쪽으로 외연을 넓혔는데 이 전략이 선거 승리의 ‘신의 한 수’가 되었다. 문 대통령이 꺼내들었던 적폐 청산에 대해서 중도층 역시 진보층과 마찬가지로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안보에 대한 인식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 중도층의 속성은 진보적 속성, 보수적 속성 그리고 아주 가치중립적인 성향이 뒤섞여 있다. 적페 청산이라고 하는 개혁 과제에 있어서는 문 대통령의 입장에 공감했지만 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보수적 속성이 드러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실시하고 8일 발표한 조사(전국1004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성연령지역가중치 응답률18%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북한 핵실험에 대해 어느 정도 위협적으로 보는지’ 물어본 결과 전체 응답자 중 76%가 ‘위협적’이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진보층은 이보다 낮은 71%인 반면에 중도층은 79%로 오차범위가 넘는 수준의 차이로 나타났다. ‘한반도에서의 전쟁 도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있어서 진보층은 26%로 매우 낮았던 반면 중도층에서는 ‘전쟁 가능성’이 41%로 보수층의 응답과 같은 40%대였다. 한반도에서의 전쟁 가능성을 보는 시각에도 뚜렷한 차이가 있었다.

한반도에서의 핵무기 보유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 진보층은 찬반이 팽팽했다. 그러나 중도층은 핵무기 보유 찬성 의견이 절반을 넘어 반대 의견보다 더 높았다. 북핵과 관련해서 중도층은 진보층보다는 보수층에 더 가깝다(그림1).

북핵과 관련해 민감한 영향을 받고 있는 중도층은 문 대통령 개혁 프로세스의 양 축이다. 한 축은 기존의 핵심적인 기반인 진보층이고 또 하나의 축은 탄핵 국면을 거치며 문 대통령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도록 힘을 보태준 중도층이다. 그러므로 북핵과 관련해 중도층이 진보층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대열에 나선다면 대통령의 개혁 의지는 된서리를 맞고 만다.

역사의 평가는 자유이지만 대체적인 카터 전 대통령의 안보 정책에 대한 평가는 낙제 수준이다. 강한 미국의 면모를 상실한 채 소련이 아프카니스탄을 침공하는 순간에 멍하니 지켜보고만 있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게다가 우방국인 한국과의 관계도 좋지 못했다. 종합적으로 안보에 무능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지지율은 바닥을 쳤고 카터가 내걸었던 인권과 도덕은 꽃을 피우지 못하고 시들고 말았다.

생존의 문제와 개혁의 명분을 모두 내건다면 일반적인 국민의 선택은 자명하다. 중도층이 북핵 문제로 민심 이반의 근거지가 되면 대통령의 개혁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개혁의 고삐를 더 다잡기 위해서라도 중도층을 계속해서 견인해 나가야 한다. 카터의 경우가 될지 아니면 레이건의 사례가 될 지는 중도층에 달려 있고 그 중도층은 북핵에 달려 있다.

문 대통령의 운명이 북핵에 달려있는 또 다른 이유는 복지 때문이다. 복지는 경제의 핵심 영역이고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가장 강조했던 우선 공약이다. 일자리 창출 공약은 지난 선거 내내 문 대통령의 핵심 메시지였다. 말하자면 일자리 복지였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을 비춰주는 모든 경제적 노력이 복지에 해당된다.

최저 임금제를 비롯해 경제적 약자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다양한 지원 전략이 복지로 설명된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한 한반도 긴장 상황은 복지 개념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기존 복지에 대응하는 개념이 성장이었다면 최근 복지와 배치되는 의미는 안보다.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부각되면서 우리는 높은 안보 비용을 지불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미국은 주한미군주둔 비용의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추가로 사드를 들여올 경우 국방비는 기하급수로 늘어난다. 게다가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전술핵 재배치나 미국의 전략적 자산을 우리 요구에 따라 더 자주 더 많은 대응을 위한 방법으로 활용한다면 그 비용은 가늠하기 힘들 수준으로 늘어난다.

공약대로 복지 정책을 추진한다면 재원 확보는 필수적이다. 그런데 만약 긴급히 처리해야할 북핵 대응 예산이 요구된다면 당장의 선택은 복지보다 안보쪽에 투입될 공산이 크다. 복지를 전반적인 경제 문제로 확대 해석을 하더라도 지금은 경제보다 안보라는 인식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 복지 경제 공약의 주요 수혜 대상인 자영업과 블루칼라층이 인식하는 북한의 위협은 예상 수준을 뛰어 넘는다.

한국갤럽의 조사에서 ‘북한 핵실험의 한반도 평화 위협 수준’을 물어본 결과 자영업과 블루칼라 모두 ‘위협적’이다는 의견이 72%로 매우 높았다. ‘핵무기 보유 여부’를 물어보는 질문에 대해서 자영업층은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의견이 직업군에서 가장 높은 74%였고 블루칼라층에서는 65%로 나왔다.

블루칼라층의 핵무기 보유 찬성 의견은 화이트칼라층보다 약20%포인트 더 많았다. ‘미국이 북한을 선제 공격’하는 것에 대한 찬반을 물어본 결과 블루칼라층은 찬성 의견이 45%로, 화이트칼라층보다 약 20%포인트 더 많았다(그림2).

대통령의 복지 공약에 관심 높은 자영업과 블루칼라층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 크게 그리고 더 넓게 노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북핵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대통령의 복지 공약에 힘을 실어주는 자영업과 블루칼라층이 영향을 받기 십상이다. 카터 대통령도 복지를 포함한 경제 정책에 실패하지 않았다면 본인이 원했던 도덕과 인권 대통령으로 평가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복지를 포함한 경제 정책은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미국에서는 경제 전반을 우리와 같은 중앙은행장이 아닌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손아귀에서 춤춘다. 카터 대통령이 국정을 이끌기 이전에 의장 자리에 있었던 윌리엄 밀러는 카터 임기 내내 오락가락했고 카터와 삐거덕거렸다. 지도자의 리더십은 꼬인 문제를 푸는데 있다. 그런데 카터 대통령 본인은 문제 해결을 하지 못하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후임 의장 손에 경제 회복 주도권이 넘어가고 말았다.

‘고금리의 화신’으로 불리는 폴 볼커 의장의 등장이었다. 경제 성장을 이끌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 고금리는 웬만하면 선택하지 않는 옵션이다. 결국 고금리 여파로 부도 기업이 나타나고 일자리를 잃는 근로자들이 속출했다. 버블은 잡을 수 있었지만 카터 대통령의 인기는 곤두박질쳤다.

당시 미국의 민주당 인사는 ‘볼커가 인플레이션을 잡았지만 카터 정권의 숨통도 함께 끊었다’고 할 정도로 치명적인 사건이었다. 빌 클린턴 행정부의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 같은 인물이 카터와 함께 했다면 사태 해결 방법은 전혀 달랐을 법하다. 문 대통령이 북핵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면 정부 성공의 열쇠인 복지 재원 확보마저 쉽지 않게 된다. 경제 구조 개편 과정에서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자영업층이나 블루칼라 계층의 이탈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의 운명이 북핵에 달린 이유는 소통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낮은 경호와 탈권위로 선풍적인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역대 다른 대통령들로부터는 보기 힘든 파격적인 소통행보가 많은 화제를 낳기도 했다. 대통령이 애용하는 비율의 커피를 ‘문 커피’라고 하고, 정부의 의료정책을 미국의 오바마 케어에 빗대 ‘문재인 케어’로 부를 정도다.

국민들과 마주칠 때 스스럼없이 찍어주는 셀카는 국민들의 큰 위안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소통에는 여러 가지 소통이 있다. 국민과 함께 하는 소통, 여당을 대상으로 하는 소통, 여당과 협치 하는 소통 등이 있다.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소통은 안보 소통이다. 주변 동맹 국가들과 안보 소통 그리고 국민들과 정치권에 안보 내용을 설명하는 소통이다.

대통령의 소통에 가장 열광하는 연령대 그리고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20대는 젊은 세대이지만 안보에 민감한 계층이다. 그래서 혹자는 20대를 ‘신안보세대’로까지 분석하고 있다. 60대 이상의 고령층이 전통적인 안보 보수 성향으로 평가받는다면 20대는 진보적인 성향이 강하지만 안보문제에 있어 예민한 세대로 분석된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북한 핵 실험이 한반도 평화에 얼마나 위협적인지’ 물어본 결과 20대의 ‘위협적’이라는 의견이 60대 이상 다음으로 높은 77%였다. 30대는 위협적이다는 응답이 70%로 20대와 약간의 온도차가 있었다. ‘한반도에서의 전쟁 발발 가능성’을 물어보는 질문에 20대는 42%로 나타났다. 표본오차를 감안하면 전체 연령대에서 ‘전쟁 발발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는 연령대였다. 30대에서 바라보는 전쟁가능성은 31%로 20대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았다.

‘만약 북한이 핵 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를 계속 할 경우 미국이 군사력을 동원해 북한을 선제공격하는 것’에 대해 물어본 결과 20대의 찬성 의견은 37%로 30대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그림3).

30대가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고 안보 문제에 있어 진보적인 성향이 강하다면 20대의 안보 정서와는 뚜렷한 구분이 드러난다.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긍정평가하는 이유로 첫 손가락에 꼽히는 변수가 소통이다.

특히 20대와 30대의 소통에 대한 갈증은 다른 어떤 연령대보다 크다. 그런 점에서 20대와의 안보 소통은 더욱 중요해진다. 자칫 안보에 예민한 20대에서 대통령의 안보 소통을 문제 삼는다면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준을 넘어선다. 소통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없이 지지율 고공행진은 힘든 것이고 그 열쇠를 쥐고 있는 연령대는 20대다. 북핵에 얼마나 대통령과 정부가 잘 대응하느냐에 따라 20대의 평가는 달라진다. 카터의 소통은 재임시절 매우 큰 기대를 모았지만 발휘되지 못했다.

조지아주 땅콩 농장으로 상징되는 제임스 카터는 취임초만 하더라도 소통 관련해 큰 기대를 모았다. 미인대회의 후보자들은 카터 대통령을 인생의 롤 모델로 꼽았다. 그렇지만 점차 오락가락하는 국정 운영을 하며 소통은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현직에 있을때의 리더십은 혹평을 받은 반면 퇴임 후의 인생이 더 빛나는 인물이 되어 버렸다.

재임시절 사리분별 가능한 정책을 추구했더라면 얼마나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었을까. 북핵관련 대통령의 안보 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대통령과 정부 성공의 한 축이 될 20대가 북핵 문제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소통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고 대통령의 운명은 북핵에 달려 있음을 재확인하게 된다.

한반도는 이제 더 이상 남한과 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핵 미사일 개발 성공 이후 연일 미국을 들쑤셔 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일전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말 폭탄을 쏟아내고 있지만 남한의 상황을 생각한다면 미국이 섣불리 무력 대응을 하기도 어렵다.

미국의 한반도 선제 타격은 사드 배치에 격분하고 있는 중국과의 일전을 의미한다. 예측 불가능한 정치 집단인 북한이 미국에게는 가장 큰 골칫덩어리이긴 하지만 한반도를 사이에 두고 미국과 중국 또는 미일과 중러 간의 힘겨루기는 애당초 예상한 시나리오다. 미국은 경제적으로 중국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받아내고 싶어하고 ‘러시아스캔들’로 탄핵위기에까지 내몰렸던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관계 복원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북핵 문제로 인해 일본 아베총리의 인기는 수직상승했다.

일본 국민들은 위기 상황에서 극우적 성향이 다분한 자국의 총리를 떠받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 총리를 상대로 위안부 합의 폐기 카드가 먹힐 수 있을까. 중국은 사드 배치가 대한민국의 자위권 수호를 위해 지극히 당연한 방어 체계임을 알고 있음에도 전방위적인 사드 경제 보복을 자행하고 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긴장 국면에서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하고 있다. 동방경제포럼에서 모처럼 만난 문 대통령에게 온갖 립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원유공급 중단에는 난색을 표명했다.

문대통령과 문재인 정부의 성공은 대한민국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 전대미문의 현직 대통령 탄핵으로 탄생한 정부에게 주어진 과제는 평범하지 않다. 구멍난 안보, 경제, 개혁의 고삐를 제대로 틀어잡아야 한다. 개혁적 성격이 강한 문 대통령과 정부의 운명은 북핵 이슈를 비껴가기 힘들게 되었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개혁, 복지, 소통에 지속적인 성과를 유지해야 한다.

중도층, 자영업과 블루칼라 계층, 20대는 대통령의 성공에 중요하고 동시에 이들은 안보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안보 없이 개혁도 복지도 소통도 없다. 먹고 사는 문제 앞에 죽고 사는 문제가 놓여 있다. 카터 대통령은 도덕과 인권을 부르짖었지만 정작 안보가 무너지고 경제가 뒤뚱거리면서 무능력한 지도자로 내몰리고 말았다.

‘안보가 안보인다’는 비아냥거림이 현실화되어서는 곤란하다. 북핵 문제는 더 이상 우리만의 문제도 아니고 단순한 차원을 뛰어넘고 있다. ‘지도자라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명확하게 보여줘야 한다. 그러면 국민이 따라온다.’ ‘철의 여인’으로 불렸던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의 명언이 소름끼치도록 가슴을 울린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프로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를,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과 치밀한 분석력을 겸비해 정치 판세를 읽는 안목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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